부동산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더 이상 기존의 ‘입지, 아파트 공급’ 등을 따지는 투자법은 의미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부동산 폭락론과 상승론도 새해만 되면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상승하리라는 시장이 있다. 바로 6억 이하 25평 아파트다. 전문가들은 왜 이 가격과 평형에 집중하는 것일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기존의 부동산 시장의 상승 원동력

한국의 부동산은 그간 무서운 속도로 상승해왔다.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고 저축을 해도 부동산 상승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예적금 회의론이 대두될 정도다. 그런데 이 같은 부동산 상승이 정작 그 허리띠를 졸라맨 이들 덕분에 가능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너도 나도 내집마련 위해 허리띠를 조른게 문제가 된 것이다.

과거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이들의 재테크 정석은 월세부터 시작하는 것이었다. 목돈이 없는 사회 초년생들은 비싼 월세를 내면서도 허리띠를 졸라매 착실하게 예적금을 들었다. 충분한 목돈을 만들면 다음으로 전셋집을 찾았다.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빌려주는 대신, 집주인의 집에서 거주하며 월 거주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상승의 속도는 이들이 전세에서 매매로 이어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상승의 원인은 바로 이들, 세입자의 예적금과 전세금이었다. 이들의 예적금과 전세보증금은 집주인의 투자 자금이 되었고, 이 같은 방식이 유행하며 빚으로 집을 사는 소위 레버리지 투자가 줄을 이었다.

2. 부동산 시장에 제시된 새로운 법칙

이 같은 부동산 레버리지 투자는 부동산 상승에 대한 확신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정부가 끼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의 판이 변동하기 시작했다. 양도소득세부터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이 증가하고 심지어 부동산을 추가 매입할 대출마저 꽉 막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대출제한은 세입자의 전세금 대출조차 조여 원성을 샀으나 집주인이 전세금을 높여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정부는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지정, 양도소득세 강화, 서울·경기 투기지역 지정을 강화하는 부동산 억제책을 2017년 연달아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부동산이 폭등하자 마침내 2018년, 실질적으로 부동산 하락을 이끈 2018년 9.13대책을 발표했다.

9.13대책의 핵심은 2017년 8.2대책 중 하나인 85㎡ 이하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주던 각종 세제혜택을 제한했다는 데 있다. 기존 10년 보유 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70% 받을 수 있었으나 9.13대책 이후 공시가격 6억 원(비수도권 3억 원)을 초과한 부동산은 의무임대 기간을 채워도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양도소득세 100% 감면 조건에도 같은 조건이 적용되었으며 심지어 2019년 1월 1일 이후 취득 주택은 양도소득제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3. ‘투자’ 할 가치 있는 유일한 부동산

현재 상황에서는 공시지가 6억, 85㎡ 초과의 아파트는 의무임대 기간 동안 가격이 10억 원 올라도, 사실상 6억 5000만 원을 양도세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미 중위 가격이 8억 원을 넘은 서울 부동산보다 비교적 저렴한 수도권 아파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제안하는 아파트는 전용면적 85㎡ 이하지만, 공시가격은 6억 원 이하인 소형 아파트다.

조건에 맞는 수도권 아파트들은 아직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이 낮은 만큼 대출 규제에도 투자금 마련이 쉽고 GTX 등의 수도권 개발호재로 상승 여력이 있어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이 같은 소형 아파트는 수도권의 기존 도시보단 인접지역의 신축 아파트가 많아 수도권 광역 분산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의도에도 적합하다. 이는 9.13대책 같은 갑작스러운 정부 정책 변동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각종 세금이 상승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종부세 등을 고려하면 집값이 올라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월세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은 세제혜택을 조금이나마 받을 수 있는 전용 85㎡, 공시지가 6억 원 이하의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6억 원 이하의 아파트라 해도 공시지가 현실화를 생각하면 다소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경실련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에 적용된 공시지가는 실 매매가의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64.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 전문가는 “공시지가 현실화가 어느 기준에 따르느냐에 따라 장기간 부동산에 돈이 묶이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