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집은 보금자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으로 상대의 경제적 지위를 떠보는 문화는 대한민국에서 집이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과거에는 통했던 이 질문이 최근 2030에는 다소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다. 이들에게 집의 가치가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베이비붐과 그 이전 세대에 집은 인생의 필수 목표였다. 그러나 최근 매체는 지금의 세대를 N포 세대라며 가장 먼저 집을 포기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방이 아파트인데 서울 사는 직장인이 집 한 채 사는 데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집을 포기하는 사람들

국내 2030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반드시 내 소유의 집을 가여야 할 필요가 없다’라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은 54%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의 응답 이면에 ‘집값이 비싸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라는 이유가 53.7%로 가장 많아 사실상 집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닌 ‘못’사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 왜 청년들은 집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는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겪은 절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 서울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6억 635만 원이었다. 중위 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이다. 2년이 지난 2019년, 서울의 아파트 중위 가격은 45% 증가한 8억 8014억 원으로 나타났다.

2년 동안 중위 가격만 약 2억 7379만 원 상승한 것이다. 1년에 1억 3689만 원, 월 1140만 원씩 상승한 격이다. 2030 이 같은 기간 같은 금액을 모으지 못했다면 사실상 부모님의 지원 외에 아파트 매입을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2019년을 신혼부부 등 2인 기준 평균 소득은 47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강북으로 서울 아파트를 분리할 경우 강북 아파트의 중위 가격은 6억 2677만 원으로 중위 가격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강남 3구를 포함한 강남 아파트의 중위소득은 11억 477만 원으로 1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강남 3구의 3.3㎡당 가격은 강남구가 6270만 원, 서초구가 5509만 원, 송파구가 4277만 원으로 높게 나타났다. 강북에서는 용산이 4329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2.  서울 직장인이 아파트 매입하는 방법

그렇다면 서울 직장인이 서울에서 아파트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중위소득이 아닌 2인 평균 소득 470만 원을 가정하고, 170만 원을 생활비로 지출한다 가정할 시 2019년 중위 가격의 아파트 매입에 걸리는 시간은 37년이다. 매년 저축금액을 전년 대비 3% 늘린다 가정해도 25년이 소요된다.

같은 조건으로 강북 아파트 6억 2677만 원은 19년, 강남 아파트는 30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그간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고려하고, 현재의 담보대출 비율을 고려하면 사실상 현재의 2030 이 저축만으로 아파트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담보대출을 최대로 받을 시 기간은 다소 줄어든다. 서울 중위 가격은 최대 3억 5천만 원 (40%), 강북 중위 가격은 최대 2억 5천만 원(40%)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각각 기간은 17년, 13년으로 줄어든다. 단, 강남 중위는 9억을 초과해 초과분의 20%만 대출받을 수 있어 최대 4억 원을 대출받아 22년으로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중위 가격 아파트 매매는 차라리 나은 편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2030 이 다가갈 수 없는 수준이다. 2019년 동안 분양된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 분양가는 34평 기준 각각 강남구 16억 원, 서초구 17억 원에 달했다. 강북인 용산구도 34평 기준 평당가가 14억 원에 달했다.

다만 역세권에서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강북 아파트 중에는 신축임에도 4~5억 원대에 형성된 아파트들이 있다. 이들 아파트는 수요가 적은 만큼 그간 부동산 상승이 적었던 아파트로, 12.16 부동산 대책의 영향도 받지 않아 대출 포함하면 2030 이 10년 내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