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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1일이 되면 국토부는 전국의 땅값을 매긴 ‘공시지가’를 발표한다. 부동산 자산과 관련이 크다 보니,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정책 중 하나다. 그러나 이 공시지가를 향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 공시지가에 불만을 토로하는 자치구의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공시지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면을 한 번 들여다보도록 하자.

공시지가, 세금 부과의 기준

땅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불어 국가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가격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토지의 단위면적(㎡) 당 가격을 산정하는 ‘공시지가’이다. 전국의 토지를 모두 조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국토부는 대표성이 있는 토지 50만 필지를 선정해 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표준지 이외의 토지 가격은 지자체가 표준지 공시지가를 토대로 결정하여 ‘개별 공시지가’로 발표한다. 이렇게 정해진 공시지가는 각종 부담금과 세금 등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공시지가는 일종의 평균 가격일 뿐,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한다. 또한 국내 경기에 따라 변동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 2019년 공시지가 상승률은 9.4%로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땅값과 시세가 무려 4배 차이?

공시지가와 시세 간의 괴리는 매년 지적되는 문제 중 하나다. 2019년 서울 주거 지역 공시지가 1위는 ‘대치 SK 뷰’가 차지했다. 3.3m²당 6,3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대치 SK 뷰보다 낮은 공시지가가 선정되었음에도 훨씬 높은 시세를 자랑하는 아파트는 즐비했다. 3.3m²당 5,501만 원으로 평가되었던 ‘아크로 리버파크’는 같은 해 10월, 평당가 9,909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실련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표준지 아파트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은 단 33.4%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반영률을 보인 ‘고덕 리엔 2단지’도 56%로 다소 낮은 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세 반영률은 65.5%였다. 정부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에 앞장서고 있는 중이다.

조세 형평성 문제 발생하기도

세금과 관련된 제도이다 보니, 특히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시지가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시지가에 따라 재산세와 보유세, 건강보험료를 산정한다. 공시지가가 낮게 산정될수록 세금도 더 적게 낼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아파트는 단독·공용 주택에 적용하는 공시가격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어, 공시지가가 기준인 투자자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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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공시지가가 적용된 빌딩의 보유세는 113만 원으로, 207만 원의 보유세가 부과된 아파트보다 세금 부담이 적었다. 특히나 요즘처럼 강력한 부동산 제도가 생겨나고 있는 시점에, 세금을 둘러싼 형평성 문제는 많은 이들에게 예민할 수밖에 없다. 공정함이 중요한 부동산 시장에서 공시지가가 일종의 특혜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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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정부는 공시가격의 정상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공시가격 상승에 세금 폭탄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사실 인상률은 소폭에 불과하다. 또한 세금 부담 상한선도 정해져 있어 갑작스러운 지출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계속해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공시지가 제도가 하루라도 더 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