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1993년 11월 설립된 이후 첫 적자를 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에도 적자나지 않았던 이마트의 적자 소식에 전통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2017년 고점을 찍은 이후 이마트의 실적은 나날이 하락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밀었던 SSG가 여전히 적자행진 중인 가운데, 이마트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무너지는 유통업… 이마트 처음으로 적자 기록

이마트의 적자는 2019년 2분기 약 3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예상했던 적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로 이마트 기존점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의 역성장을 보였으며 할인점은 7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전문점의 실적도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매출 자체는 21.7% 증가율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기기 전문점인 일렉트로 마트도 동일한 움직임을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1.4% 증가한 2611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는 1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억 원 감소했다. 이들 업체는 그나마 매출 증가를 보였지만 삐에로 쇼핑과 부츠는 이어진 실적 저조로 폐점이 결정되었다.

적자는 e 커머스 때문?

이마트의 적자 원인으로는 e 커머스의 공세로 인한 할인점 부진이 상당 부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반값 킹크랩과 같이 초저가 전략으로 e 커머스의 저가 공세에 대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하락했다. 외려 할인 마케팅이 실적 악화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적자가 난 이마트 2분기 실적을 비교해 볼 때, 매출이 증대한 점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이마트의 2018년 2분기 매출은 3조 9894억 원이었지만, 2019년 매출 자체는 4조 5810억 원으로 상당 부분 증가했다. 이를 두고 한 애널리스트는 “적자 사실만 두고 사업이 잘되지 않는다는 건 일차적인 시각”이라며 “이마트의 적자는 미래 투자 증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살길 찾는 이마트의 선택

생존을 위해 이마트는 오프라인 구조 개편에 나섰다. 전복 양식장을 통째로 사들여 매입 방식을 변경해 가격을 30% 낮춘 것이 그 예다. 이마트는 유통과정을 줄여 e 커머스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고 오프라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 상승에 무인 계산기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한편, 정 부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기존 관습을 타파를 강조했다. 실제 그는 2019년 말에는 정기 인사가 2개월 남은 시점에서 이마트 사장 포함 10여 명의 임원을 깜짝 교체했다. 핵심인 이마트 사장 자리는 최초의 외부 인사인 강희석이 맡았다. 강희석 대표는 아마존을 컨설팅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정용진 부회장이 추구하는 ‘한국의 아마존’을 실현할 인재로 평가된다.

아마존이 과거 데이터 센터 구축 이후 매출이 급성장을 거듭한 만큼, 아마존 컨설팅 경험이 있는 강희석 대표와 신세계I&C 데이터 센터 그리고 SSG 닷컴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강희석 대표는 그간 이마트가 주력한 ‘초저가 전략’ 대신 고객 유입률, 구매 전황률, 업태별 점유율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기존 사업과 별개로 이마트는 2026년 1단계 오픈, 2031년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한 화성시 국제테마파크도 추진하고 있다. 총 4조 57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정용진 부회장이 10여 년간 추진해온 사업이다. 총 420만㎡의 사업 부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와 호텔, 쇼핑, 골프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간 이마트는 유통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한 내부 관계자 첫 적자에 놀란 외부와 달리, 이마트 내부에서는 적자 난 2019년 2분기를 두고 “‘2분기는 원래 비수기’라는 안일한 분위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쿠팡부터 마켓 컬리까지, 작은 신진 기업에 밀린 이마트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