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힘들다’는 인식이 강한 직업이 있다. 트레일러 기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루의 대부분을 도로 위에서 보내는 이들은 일반 직장인들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만큼 수입도 보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업 게시판에는 종종 트레일러 기사에 대한 글이 올라오곤 한다. 과연 트레일러 기사의 연봉에 대한 소문은 진짜일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알고 보면 개인 사업자

트레일러 기사는 화물이 든 컨테이너를 화주에게 운송하는 직업이다. 일반 화물차에 비해 컨테이너의 무게가 무겁다 보니, 대형 견인 면허가 필수다. 위험물을 운송한다면 위험물 운송 자격증이 추가적으로 요구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격 요건을 갖춘다고 바로 트레이너 기사가 되기는 어렵다. 트레일러는 무엇보다 컨테이너를 적재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게다가 도로 위 사고 위험도 커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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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처럼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트레일러 기사들은 자차를 구입해 운행한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보다 수익이 더 높기 때문이다. 다만 자차를 구입하면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화물 운송자격증을 따야 한다.

자차 운행 방식은 지입과 개인 화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입은 운수회사 소유의 영업용 번호판을 임대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로부터 일감을 받는 노동자임과 동시에 차량을 소유한 개인 사업자인 셈이다. 반면 개인 화물은 영업용 번호판을 구입해 직접 일감을 찾으며 사업을 운영해나간다. 지입 역시 번호판만 임대한 뒤, 개별운송사업자처럼 개인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10시간 근무는 기본, 과연 순수익은 얼마?

소속 기사의 경우 일반 직장인과 다를 바 없이 월급을 받지만, 자차를 운행하는 경우는 수입이 오롯이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 이들의 수입은 화물 운송료에 따라 달라지는데, 운송 거리가 멀다 보니 하루 15시간 이상을 차에서 보내는 게 대부분이다. 이렇게 일했을 경우 이들의 수중에 들어오는 매출은 1,000만 원을 넘는다.

천 단위의 매출만큼 나가는 비용도 엄청나다.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월 300만 원에 이르는 유류비와 통행료는 모두 기사의 몫이다. 게다가 자차이므로 차량 할부금도 지불해야 한다. 트레일러 가격은 2억 원 이상으로, 이를 6년으로 나눠도 한 달 할부금만 300만 원이다. 여기에 평균 25~30만 원 선의 지입료가 더해지면, 매출의 60% 이상이 소모 비용으로 빠지게 된다.

물론 할부금이 없다면 순수익은 6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2억 원을 호가하는 트레일러 비용을 한꺼번에 부담하는 기사는 별로 없을뿐더러, 투자 비용으로 감내하기엔 사실상 위험 부담도 크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트레일러 기사의 순수익은 약 350만 원 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수’ 좋아야 돈 버는 운수업

단편적으로 보면 일반 직장인보다 월급이 더 많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트레일러 기사의 근무 환경을 살피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운수업은 산업 특성상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손꼽히는 점이 바로 ‘차량 결함’이다. 트레일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수리비 역시 모두 트레일러 기사가 부담하는데, 차량의 몸값 자체가 높다 보니 기본 수리비만 100만 원부터다. 사고가 나면 걱정은 더 커진다. 상대방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다지만, 몇천만 원에 이르는 트레일러 수리비는 온전히 기사의 몫이다. 앞서 말한 순수익은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보장되는 금액인 것이다.

(좌) 트레일러 기사 운전석에 늘어져 있는 옷가지들, (우) 배차 화면 / ohmynews

업무 강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트레일러 기사들의 평균 근로 시간은 15시간 이상이다. 정해진 시간에 운송을 마치기 위해선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가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화주마다 오더를 주는 시간도 가지각색이라, 앞쪽 배차 순번을 받기 위해 작업지 앞에 차를 대고 쪽잠을 자는 기사들도 많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사고는 더욱 빈번해지고, 기사들의 근무 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트레일러 기사의 진입장벽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월급도 많은 편이니,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한 수입에는 뭐든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오히려 현업 종자들은 “일하는 거에 절대로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다.”며, 막연히 트레일러를 꿈꾸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던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