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소식으로 단숨에 강남 대장주로 떠오른 대치 은마아파트

각 지역에는 ‘랜드마크’라 불리는 아파트가 있다. 해당 단지들은 뛰어난 입지와 시설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며 지역 내 집값을 좌지우지하는 역할을 도맡는다. 건설사 역시 이 점을 잘 알기에, 공사 전부터 랜드마크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강력한 예상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을 떨치지 못하는 아파트도 있기 마련이다. 일산에 위치한 한 아파트도 이러한 절차를 밟고 있다. 랜드마크라는 별명을 무색하게 한 이 단지의 치명적인 단점은 무엇일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일산 내 최고의 입지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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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은 아파트는 ‘요진와이시티’이다. 요진와이시티는 최고 59층·총 2,404세대에 이르는 매머드급 단지로,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이 공존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단지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그리고 ‘벨라시타’라는 명칭의 판매 시설로 꾸며졌다.

상가 거리가 모두 유럽형으로 꾸며진 벨라시타에는 영화관을 비롯해 수많은 음식점이 존재한다. 바로 앞쪽에는 고양 롯데 아웃렛이 들어서 있어, 백석동 일대의 주요 상권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게다가 백석공원, 고양 백석체육센터, 일산병원 등이 모두 단지 주위에 즐비해 쾌적한 생활 환경을 자랑한다.

역세권이라는 점 역시 요진와이시티의 장점 중 하나다. 3호선 백석역과 단 9분 거리인 것은 물론, 서울과의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상암은 10분, 여의도는 30분으로 거리가 가까운 편이다. GTX 대곡역이 개통된다면 강남역까지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어, 출퇴근 시간은 더욱 짧아지게 된다.

여기에 학군까지 더해졌다. 단지 주변엔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정발중학교와 전통 명문고로 꼽히는 백석고등학교가 위치했다. 이 두 학교가 자리한 ‘백마 학군’은 일산 내에서도 명품 학군으로 유명한 곳이다. 덕분에 요진와이시티는 자녀를 둔 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좌) 요진와이시티, (우) 두산위브더제니스

게다가 분양 당시 요진와이시티는 일산 신도시 내에 16년 만에 들어서는 신축 단지였다. 이러한 장점은 뛰어난 입지와 어우러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인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건설사는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가를 기존 1,795만 원에서 1,390만 원대로 낮췄지만, 평균 0.624 대 1이라는 청약 경쟁률로 미분양을 면치 못한다. 다행히 2년 후 계약률 100%를 달성하면서 요진와이시티는 탄현 두산위브 더 제니스와 함께 고양시 랜드마크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치명적 단점에 분노한 주민들

모든 것을 갖춘 듯 보이지만 이곳에는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었다. 인근에 열병합발전소와 쓰레기 소각장이 존재해, 단지가 연기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열병합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연기가 인체에 무해한 수증기라는 점이다. 문제는 쓰레기 소각장이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연기는 정화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장기 노출 시 면역력이 약한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소각장 운영 중단을 요구하는 입주민들의 모습 / kyeonggi

폐기물시설촉진법에 의하면 소각장 굴뚝 높이는 인근 건물의 2.5배 이상이 원칙이다. 그러나 요진와이시티의 높이는 256m, 소각장 굴뚝은 135m로 단지의 약 0.6배에 불과하다. 게다가 단지와의 거리는 152m로 매우 짧아, 주민들은 굴뚝 연기를 그대로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입주민들은 소각장 논란이 건설을 맡은 요진개발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9년 요진개발이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때, 단지와 소각장 간의 거리를 375m로 속여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주장에 요진개발은 “건물배치계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사업 부지 중심점에서 거리를 측정해 반영한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끝없는 잡음에도 견고한 집값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요진와이시티는 본래 공장부지로, 요진개발이 고양시에 상업용지 변경을 신청하며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때 요진개발은 사업 부지의 절반을 사립초와 공원, 업무용 빌딩 등으로 기부채납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었다.

2016년 요진와이시티 입주가 완료되자 요진개발의 태도가 바뀌었다. 사업 수익이 부족해 기부채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보인 것이다. 당연히 대법원은 고양시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요진개발은 6,200억 원에 이르는 기부채납 규모를 깎는데 주력하며, 아직까지 대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요진와이시티 업무시설 공사 도중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7년 단지 인근 도로가 50cm 가라앉았다. 건설 업체가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다 누수가 생기면서 도로가 침하한 것이다. 이후 요진건설이 보강공사를 진행하였지만 8일 만에 다시 땅 꺼짐 현상이 생기고 만다. 결국 공사 관계자들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다.

이렇게 잡음이 끊이질 않는 단지이지만, 요진와이시티의 집값은 일산 내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2019년에는 59층 펜트하우스가 공시가격 18억 2,000만 원을 기록하며 일산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평형대 역시 높은 매매가를 자랑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2019년 11월 초 7억 원 선이었던 36평(전용 84㎡)은 몇 주 만에 7억 2,500만 원으로 가격이 상승하며, 일산 랜드마크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

열병합발전소와 소각장으로 인해 ‘랜드마크’라는 명성에 상처를 입은 요진와이시티. 하지만 해당 단지는 이러한 치명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집값을 자랑하고 있다. 소각장의 사용 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요진와이시티는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