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결혼식은 늘 주목받는다. 화려한 예식장과 드레스, 그리고 초호화 하객들까지. 일반 결혼식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을 쏠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라 불리는 두 사람은 의외의 결혼식을 치러 화제를 모았다. 바로 원빈과 이나영의 ‘밀밭 결혼식’이다.

최근 행해지는 결혼식 문화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이 점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일까. 그들이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장소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과연 원빈과 이나영의 효과가 휑한 밀밭에 끼친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정선 사람들도 모르던 ‘벽지’

덕우리 마을의 전경. 대촌마을에는 민박집을 흔히 볼 수 있다.

원빈-이나영 부부의 결혼식 장소는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 대촌마을에서 이뤄졌다. 덕우리는 백오담·덕산기·대촌 3개의 마을로 구성된 작은 동네로, 거주자는 약 150명이다. 이 중 50명을 넘는 사람들이 대촌마을에 머물고 있다. 워낙 외진 곳에 자리하기에 정선 주민들도 덕우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마을입구에 자리한 표지판 / 하늘색꿈민박

작고 조용한 마을이 숨은 ‘관광 명소’로 떠오른 건 2014년 ‘삼시세끼’ 방영 이후부터다. 삼시세끼 시즌 1과 2는 모두 대촌마을 내 한 민박집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고즈넉한 시골에서의 생활은 당시 유행하던 ‘힐링’ 트렌드와 완벽하게 맞물렸다. 삼시세끼 두 시즌은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그 덕에 촬영지인 대촌마을까지 함께 주목받는다.

포토 스팟으로 변신

여기에 원빈-이나영 부부의 효과가 더해졌다. 이들의 결혼식 장소는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대촌마을 내 한 밀밭이다. 강을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차량으로 접근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결혼식 장소와 달리 폐쇄적인 느낌이 풍기지만,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두 사람에게는 알맞은 예식장처럼 보인다. 실제로 원빈은 인공구조물이 보이지 않는 곳을 찾다가 이곳을 택했다고 알려져 있다.

결혼식 사진이 공개되자 대촌마을은 단숨에 ‘유명 관광지’로 변모했다. 특히 결혼식 장소는 삼시세끼 촬영지 바로 옆쪽에 위치해 일종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는다. 대촌마을 또한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을 입구에 ‘원빈♥이나영 결혼식장’ 표지판을 설치한 것은 물론, 두 사람의 모습이 찍힌 자리에 포토스팟도 만든다. 현재 이 포토스팟은 철거되었지만 부부의 인기 덕에 대촌마을의 뛰어난 자연환경이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까지 해당 장소는 정선의 주요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끄는 중이다.

관광 효과는 100점이지만···

원빈-이나영 부부의 결혼식이 열린 토지의 전경. 일반 논밭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 joins

원빈-이나영 부부로 관광 효과는 톡톡히 누렸지만 아쉽게도 땅값은 그리 큰 변화가 없었다. 포토스팟과 가까운 토지의 2016년 공시지가(단위면적으로 산정)는 2,440원으로 결혼식 이전에 산정된 2015년 공시지가와 동일했다. 2019년에는 1,020원 오르긴 했으나, 이마저도 눈에 띄는 금액은 아니다.

포토스팟과 거리가 멀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밀밭 입구 인근 토지의 공시가격은 2015년과 2016년 모두 6,950원으로 산정되었다. 2019년에는 9,760원으로 2,810원이 상승한다. 밀밭의 경우,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용 토지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늘색꿈민박

반면 민박집 주위는 달랐다. 삼시세끼 방송 이후, 대촌마을 민박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숙박과 관광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덕우리에서 자체적으로 농촌휴양체험도 내세우는 덕에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증가한다. 촬영이 진행된 민박집 또한 원래 독채였으나, 뒤쪽으로 현대식 단층 건물이 새로 지으며 숙박업에 박차를 가한다.

관광객이 갑자기 급증하면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정선 덕우리 마을은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휴양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는 중이다. 덕우리 마을을 향한 주민들의 자부심과 그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이 빚어낸 결과다. 어쩌면 덕우리 마을이 정선의 대표 관광 명소 중 하나로 떠오른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