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은 만인의 배달앱이었다. 편리한 서비스와 감성 마케팅으로 높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새 요금제 도입으로 소상공인은 물론 고객들의 반발을 샀다. 이 가운데 배달의 민족 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사람이 알게 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수수료 0%인 줄 알았는데!

배달의 민족은 수수료 0%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김봉진 대표가 바로결제 수수료를 0% 적용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 사태가 터지고 나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실상은 달랐다.

바로결제만 0%로 적용될 뿐, 외부결제 수수료 3%와 배민 라이더스 수수료 16.5%는 유지했다. 바로결제는 전화결제와 대면 결제다. 만나서 결제하면 수수료는 0원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카드 결제 이용자가 늘어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실질적으로 외부결제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외부결제는 결제대행 수수료다. 결과적으로 외부결제 시스템이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수수료가 추가적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다만, 수수료가 타 배달업체보다 저렴하다.


배달의 민족은 기존 오픈리스트 체계는 매월 매출액의 6.8%를 내는 시스템이다. 옵션은 세 점포가 무작위로 상단에 노출되는 것과 88,000원의 정액제를 내면 점포를 노출하는 ‘울트라콜’이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없는 업주들은 고가의 광고 상품인 ‘울트라콜’을 이용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고자 내민 것이 바로 오픈서비스다. 오픈서비스는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배달의 민족은 수수료 영역을 확대하고, ‘울트라콜’을 제한하면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수수료보다 1%가 낮지만, 모든 업주들에게 수수료를 받으면 배달의 민족 수익률은 상승한다. 이에 소상공인과 고객들은 ‘꼼수 수수료 인상’이라며 집단 반발했다.

백지화된 오픈서비스

새로운 요금 개편으로 배달의 민족은 그야말로 ‘배신의 민족’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이 올라오고, 고객들의 보이콧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러자 배달의 민족은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요금제를 다시 개편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후 배달의 민족은 4월 14일 오픈서비스 백지화를 공식화했다. 4월 1일 이전, 울트라콜 중신의 요금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측은 “5월 1일부터 오픈서비스 노출을 중단하고, 이전 요금 체계인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 기존 광고 상품을 다시 노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요금 체계 복귀는 4월 1일 이전의 리스팅 방식과 상품 운영 정책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면서 요기요와 합병도 위기에 처했다. 앞서 배달의 민족은 배달앱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 운영사인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 계약 체결을 했다. 하지만 계약일뿐 아직 합병이 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M&A)과 독과점 심사 여부가 남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됨에 따라 합병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무료 공공 배달앱 등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3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된 배달앱 등 플랫폼 경제 확산과 관련해 적극 대응한다고 했다. 독과점 플랫폼 대응과 소상공인·배달노동자 권리 보장, 스타트업 육성 등 디지털 포용 차원의 종합적 대안을 조속히 검토할 예정이다.

이처럼 배달의 민족이 내놓은 새로운 요금제 개편은 소상공인과 고객은 물론 정치권까지 한바탕 흔들어놨다. 이미 여러 지역에선 배달의 민족을 대체하는 무료 공공 배달앱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분 군산시가 만든 ‘배달의 명수’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공공앱 도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서울에선 광진구가 처음으로 배달앱 개발 계획을 밝혔고, 춘천시 역시 올해 하반기 배달앱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충북 제천시도 연내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에선 광진구가 처음으로 배달앱 개발 계획을 밝혔고, 춘천시 역시 올해 하반기 배달앱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충북 제천시도 연내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들은 이런 움직임에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공공 배달앱이 합리적인 수수료 내리기 경쟁을 일으킨다”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