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분기 서울 아파트 시장 흐름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적 수준의 경제적 혼란을 초래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데믹 쇼크에 빠져 당시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2008년과 같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는 하락, 노동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지역은 상승세를 보인다. 경기가 어려운 와중에 상승세를 보이는 서울 외곽지역은 어디일까?

1분기 아파트값 상승세 엇갈려

올해 1분기 3개월간 노원(4.6%), 강북(4.2%), 성북(3.8%), 동대문(3.4%), 도봉(2.7%) 등 9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서울 지역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용산(0.25%) 송파(0.25%) 종로(0.38%) 서초(0.42%) 강남(0.65%) 등의 상승률은 오름폭이 서울의 평균 상승률(1.61%)보다 낮았다.

상승세를 이끌던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을 안았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6월 이전 양도소득세 혜택을 받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막히면, 서울 외곽지역 상승세도 주춤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 또한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비슷한 양상이다. 2008년에도 반짝 상승세를 유지했던 서울 외곽지역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노도강, 인기 단지 시세 올라

1분기 노도강의 인기 단지는 불경기에도 시세가 오르는 등 상승세가 무섭다. 핵심 지역 아파트 단지 매물의 호가는 오히려 이전보다 올라 있는 경우도 많다. 노도강에는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중계동을 비롯해 영어마을수유캠프 등 학군이 좋은 곳이 많다. 강북 주거 밀집 지역에 필요한 조건을 갖춘 것이다.

경기 북부와 맞닿은 노도강은 의정부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북한산과 도봉산을 품어 최근 입지 조건으로 인기 있는 숲세권(숲, 공원 등 자연환경과 가까운 입지)을 확보했다. 산 너머 바로 경기도가 있지만, 서울의 입지와 자연환경의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강북의 대치동 노원구 아파트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아파트는 지난 3월, 전용면적 84.77㎡ (6층, 26평)이 9억 9,000만 원에 거래 신고되며 역대 최고 거래액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까지 8억 원대였던 가격이 그해 9월 9억 원을 넘어선 후 몇 달 만에 10억 원 턱밑까지 오른 것이다. 최근 정부가 대출 한도 및 전입 요건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기과열지구 9억 원 이하 아파트’는 강세를 보였다. 특히 대형 학원가가 조성된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의 9억 원 이하 아파트 단지가 관심을 받았다.

은행사거리와 가까운 상계동도 마찬가지다. 1988년 5월에 지어진 상계주공 1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41㎡(3층, 25평)이 지난달 5억 9,000만 원에, 68.86㎡(6층, 20평)이 5억 8,500만 원에 각각 거래됐다. 현재는 이 일대에 급매 물건은 없다. 좀 싸게 나온 매물은 일찍 거래됐다. 상계동 공인중개업자에 따르면, 4·15총선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다시 매수세가 늘 전망이다.

경기도 개발 호재 함께 누리는 금관구

강북에 노도강이 있다면, 서울 남서쪽에는 금관구가 있다. 금관구 역시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과 함께 1분기 상승세를 보인 곳이다. 서울 경전철 신림선이 2022년 개통을 앞두고 있고, 재개발이 진행 중인 신림뉴타운, 봉천뉴타운으로 핫한 곳이다.

금관구의 지리적 입지도 좋다. 서울 강남을 옆에 두고, 경기도 광명과 안양, 부천, 과천 등 개발 호재를 보이는 1~2기 신도시들과 바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스타필드시티 부천, 이케아 광명, 코스트코 광명 등 쇼핑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호가 10억 넘은 관악·금천구 사례

지난 2월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2차 아파트 전용면적 84㎡(25평)의 분양권은 1월과 2월 초 10억 5,000만 원에 팔렸다. 작년 12월 말 기록했던 신고가(10억 원)가 금방 깨졌다. 해당 면적의 분양가(4억 4,000만 원대)와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른 값이다. 현재 매도 호가는 11억~12억 원에 형성돼 있다. 관악구 내에서 중형 아파트 가격이 10억 원을 넘어간 사례는 이 단지가 처음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낮은 금천구 아파트도 10억 원 안팎까지 가격이 올랐다. 금천구를 대표하는 아파트인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는 전용면적 84㎡(25평)이 1월 초 9억 9,000만 원에 팔렸다. 작년 말 8억 9,500만 원에 팔린 것보다 1억 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현재 호가는 1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알려진 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풍선효과 보이는 서울 외곽지역들

노도강과 금관구 아파트값이 동시에 10억 원 안팎을 보이는 것에 대해 풍선효과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작년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집값 오름폭이 확대되는 추세가 계속됐다. 고가 주택에 대한 강력한 정부 규제가 오히려 서민이 거주하는 아파트값을 띄우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4월 중순부터는 노도강과 금관구의 오름세도 꺾이고 있다. 4월에는 매도 호가만 많이 올리고 실제 매매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상승세를 보이는 노도강과 금관구의 분위기도 관망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는 강북권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노도강 역시 집값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만 상승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도강과 금관구의 상승세는 절정을 보인 2~3월과 달리 금방 주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