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은 건설사의 효자 사업 중 하나다. 하늘과 맞닿을 듯한 규모의 빌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뛰어난 시공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실력을 입증할 완벽한 기회이기에, 수많은 건설사는 앞다투어 초고층 빌딩 수주에 나서는 상황이다.

그중 세계 랜드마크 건축물을 다수 탄생시키며 국내 1위 건설사로 떠오른 곳이 있다. 바로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초고층 빌딩 시공 고수’로 불리며, 해외에서 엄청난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그렇다면 과연 삼성물산이 전 세계 빌딩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세금마저 남다르다는 삼성물산의 수익을 한 번 들여다보도록 하자.

세계 랜드마크 빌딩
만들어낸 주인공

(우)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 스카이브릿지를 연결하고 있는 모습

삼성물산은 초고층 빌딩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시공 이후부터다. 해당 빌딩은 총 두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1동은 일본의 하자마 건설이, 2동은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다. 해외에서 벌어진 뜻밖의 한일전에 시공 현장은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었다.

그러나 당시 삼성물산은 하자마 건설보다 35일이나 늦게 시공을 시작한 상태였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셀프클라이밍폼 공법을 도입하고, 파이프를 연결해 콘크리트를 운반하는 등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노력한다. 덕분에 공사 시작 기간의 격차를 줄이며 한일전에서의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아쉽게도 2004년 대만 타이베이 101에 최고층 빌딩 자리는 빼앗겼지만, 말레이시아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명성은 여전하다.

2004년 초고층 빌딩 1위를 거머쥔 대만 타이베이 101 역시 삼성물산의 작품 중 하나다. 원래 삼성물산은 골조 공사 입찰부터 해당 건물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다행히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로 시공 능력을 인정받아, 이후 이뤄진 마감 공사 입찰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 해당 건물은 높이 508로, 디스커버리가 선정한 ‘세계 7대 건축 불가사의’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타이베이 101이 완공되던 해, 삼성물산은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초창기명, 버즈두바이)’ 수주 소식을 알렸다. 세계 최고층 빌딩을 목표로 삼은 건물이다. 실제로 2010년 높이 828m로 완공되면서, 현재까지 그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 건설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는 실패를 예언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모래사막으로 이뤄진 두바이의 토지에 대한 우려가 넘쳐났다.

앞서 성공적인 시공으로 기술력을 쌓은 덕분일까. 삼성물산은 자체 개발한 초고강도 콘크리트와 양중 기술로 부르즈 칼리파를 세상에 선보인다. 이렇게 세계 3대 마천루 시공에 모두 참여한 이후, 삼성물산은 초고층 빌딩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게 된다.

100대 기업 중 법인세 4위

(좌) 타워팰리스, (우) 삼성 래미안 단지 전경

시공 능력은 국내에서도 빛났다. 삼성물산은 이미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고급 주택 시장을 선점한 바 있다. 이후 국내 최초로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내세우며 주택 사업에서도 호조를 이룬다. 현재 래미안은 각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로서, 집값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를 모두 사로잡은 덕에,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건설사 시공 능력 평가 1위도 놓치지 않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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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고스란히 세금으로도 이어졌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삼성물산의 매출은 약 19조 9,836억 원으로, 이 중 법인세만 무려 3,034억 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법인세는 전년도 이익을 과세표준으로 삼기 때문에 2018년보다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천문학적인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삼성물산은 국내 100대 기업 법인세 납부액 순위에서 한참 뒤에 존재했다. 심지어 지난 2018년에는 207억 원의 세금을 환급받기까지 한다. 그러나 2019년에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포스코의 뒤를 이어 국내 100대 기업 법인세 납부액 4위에 올라섰다. 물론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신규 수주실적도 호조

이러한 호조는 202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실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2019년 주택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의 주택 사업이 부진을 금치 못하면서, 영업실적은 3분기까지 감소세를 기록한다. 다행히 4분기에 수주 실적의 91.5%를 달성하며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수 있었다.

(좌) UAE 왕세제가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사업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우)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 조감도

코로나바이러스로 건설업계가 직격타를 맞은 상황에서도, 삼성물산은 나 홀로 웃음을 짓고 있다. 2020년 1분기 삼성물산이 확보한 신규 수주는 2조 6,150억 원 선이다. 2019년보다 121.4% 증가한 금액으로, 특히 해외에서만 1조 7,390억 원의 수주에 성공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 수전력청이 발주한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다. 수주 금액만 약 1조 1,500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중동 내 다수의 플랜트 사업도 진행한 경험이 있기에, 해당 프로젝트에서도 존재감이 돋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초고층 빌딩을 연달아 시공해내며 그 기술력을 입증해냈다. 이는 곧 국내 건설업계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져,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아가 수천억 원의 이르는 법인세 납부를 통해 나라 곳간에도 힘을 보태는 중이다. 앞으로 삼성물산이 국내외에 어떤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어낼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