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가 드디어 첫 삽을 뜬다. 지난 2014년 현대차는 신사옥 건설을 위해 삼성동 한전부지를 매입했다. 그 금액만 무려 10조 원이다. 그러나 사옥이 너무 높은 탓에, 공군으로부터 ‘군작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지난 6년간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해왔다. 공군과의 합의가 계속되던 중, 2019년 11월 신사옥 건축의 윤곽이 드러났다. 현대차는 공군의 레이더 구매 비용과 비행로 조정으로 오는 민원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좌) 2016년 GBC 현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의 모습, (우) GBC 조감도

가장 큰 문제였던 공군과의 합의가 도출되자, 2020년 착공 목표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었다. 각종 안전 심의를 통과한 현대차는 2020년 5월 6일, GBC 신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6년 만에 삼성동에 들어서는 현대차 사옥. 그렇다면 과연 현대차 사옥으로 인해 삼성역 주변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그 변화를 미리 살펴보도록 하자.

빌딩 한 채가 가져올 효과

GBC는 7만4148㎡의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05층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다. 높이만 569m로, 완공 시 롯데월드타워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GBC 내 들어서는 다양한 시설들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빌딩에는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의 업무 공간과 더불어 호텔과 공연장, 그리고 전시 시설 등이 들어선다. 타워동 104층과 105층은 전망대로 쓰여, GBC를 삼성동 최고의 복합 공간으로 만들어줄 예정이다.

(좌)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조감도, (우) 잠실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감도

착공과 동시에 서울시 일대에 진행될 프로젝트도 12개다. 현대차는 GBC 상업용지 용도를 상향을 조건으로 1조 7,490억 원의 금액을 서울시에 지불하기로 했다. 해당 공공기여금은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과 잠실 국제교류 복합지구 개발 등의 굵직한 프로젝트에 쓰여, 엄청난 경제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향후 27년간 예상하는 생산유발효과만 264조 8,000억 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체 취업자 수 25%인 일자리 121만 5,000여 개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직장인 수요로 상권 부활

특히 삼성역 일대 상권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역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3·4번 출구 앞은 고깃집, 한식당 등의 전형적인 직장인 회식 상권, 5·6번 출구 앞은 한우전문점, 테마 레스토랑 등의 비즈니스 모임을 위한 상권이다. 코엑스몰 인근 역시 식당가로 이뤄진 먹자골목의 형태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삼성동을 떠난 2014년, 부지 인근 상권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먹자골목의 고정 수요를 담당하던 3,000여 명의 한전 및 협력업체 직원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코엑스몰이 ‘쇼핑 상권’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삼성역 상가들은 주말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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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침체되어 있었던 상권은 GBC 완공을 기점으로 다시금 활기를 띨 가능성이 크다. GBC 착공에 삼성동 복합 개발이 더해지면서, 삼성동 일대에 업무 시설이 새롭게 추가될 수 있어서다. 식당가는 현대차 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고정 직장인 수요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동 상권의 핵심 코엑스 역시 수혜를 보는 건 마찬가지다. 이미 코엑스 인근에는 백화점과 호텔, 도심공항터미널 등이 즐비해, 2030세대의 방문율이 꾸준한 편이다. 바로 앞에 GBC까지 생겨난다면 직장인 덕에 주중 매출이 증가하는 건 당연지사다.

상권에 피해 갈 우려도···

(좌) 판교신도시 거리형 상가 아비뉴프랑.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 이후 거리에 사람이 적어졌다.

GBC의 등장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존재한다. 실제로 판교밸리의 경우, 삼성물산 입주로 상인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으나 매출 상승에 큰 변화는 없었다. 직원들이 구내식당이나 유명 프랜차이즈로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문을 연 뒤로 더 심해졌다. 이처럼 상권이 대형화될수록, 점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골목 상권에 피해가 갈 우려도 크다.

강남 상권이 삼성동을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강남권에서 굵직한 개발 계획이 몰린 건 삼성동이 유일해 상권의 희소성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삼성동은 이미 코엑스몰을 중심으로 기본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삼성역이 강남역 상권을 따라잡을 거라는 의견이 다분하다.

잠실역 상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잠실은 롯데월드타워가 지역 랜드마크와 중심 상가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중이다. 그러나 이곳은 잠실역 사거리를 기준으로 늘어선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슈퍼, 롯데마트를 제외하면 상권이라 불릴 만한 곳을 찾기 힘들다. GBC 완공으로 삼성역에 사람이 몰리게 될 경우, 잠실역 상권이 되려 침체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매입 6년 만에 착공 소식을 전한 현대차의 한전부지 개발 사업. 물론 GBC 완공이 2025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삼성역 상권의 미래를 점치기는 이르다. 공사 기간 동안 어떤 변수가 생겨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GBC를 바라보는 시선에 기대가 가득한 건 사실이다. 과연 GBC가 텅 빈 부지를 바라보던 삼성역 상권 상인들에게 어떤 보답을 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