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대장주 아파트로 유명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포주공, 은마아파트의 전경

좁은 면적 특성상 국내 아파트는 탁월한 입지를 찾기 힘들다. ‘목이 좋다’라 소문난 곳은 이미 아파트 단지가 차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당 단지들은 이를 통해 꾸준히 집값이 상승하게 되면서, 동네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대장주 아파트’로 떠오른다. 그런데 최근 신축 아파트가 이들의 명성을 깨고 새로운 대장주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매매가 10억은 기본이라는 신축 아파트는 과연 어떻게 기존 랜드마크 단지를 넘어설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당산동 랜드마크 뛰어넘어···

(위) 당산삼성래미안 전경, (아래) 당산센트럴아이파크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은 지하철 2·9호선이 지나는 더블 역세권으로, 직장인의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목동 학원가와도 차량으로 1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당산 삼성래미안은 이러한 입지를 그대로 누리면서, 2003년 준공 이후 단숨에 동네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런데 그 자리는 곧 당산센트럴아이파크가 꿰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산 삼성래미안의 전용 84㎡에 거래된 데 비해, 당산센트럴아이파크는 동일 면적이 16억 원을 호가하고 있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 당산동에 17년 만에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후화가 진행 중인 당산삼성래미안과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중앙 잔디 광장

특히 당산센트럴아이파크는 조망과 조경으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이다. 총 802가구로 1391가구인 당산삼성래미안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인근에서 가장 높은 고층 단지다. 덕분에 한강과 마주한 101~103동은 한강뷰를, 반대 방향의 104~107동은 영등포의 야경을 즐길 수가 있다. 단지 내 숲길과 중앙공원이 조성됐다는 점 역시 차별화된 요소로 떠오르면서, 당산삼성래미안의 가격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5년 이내 신축 단지서도
차이 나는 가격

(좌)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우) 신촌그랑자이 / digitaltimes

같은 신축이라도 준공연도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존재했다. 2014년 완공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2호선 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으로, 마포구를 넘어 강북의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2020년 2월 입주를 시작한 신촌그랑자이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두 단지는 모두 전용면적 84㎡가 16억 5,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으나, 2020년 2월 한 달간 평균 시세가 억 단위로 차이 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15억 8,208만 원, 신촌그랑자이는 8억 4,429만 원이다. 교통과 학군, 주변 환경 모두 비슷한 조건을 지닌 것으로 볼 때, 이와 같은 시세 차이는 신촌그랑자이의 ‘신축 프리미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위)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우) 고덕아르테온

연이은 재건축 사업으로 신흥 아파트촌으로 부상한 고덕 지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2016년 완공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 2월 최고가가 13억 1,300만 원을 웃돌았다. 같은 시기 고덕아르테온(2020년 완공)의 전용 84㎡ 최고가는 15억 원을 기록한다.

이후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14억 3,0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그래도 아르테온과 7,000만 원의 차이를 보였다. 고덕 재건축 단지 일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덕아르테온의 지하철 접근성과 초품아 단지라는 점을 고가 행진의 요인으로 꼽았다.

앞으로도 계속될 신축의 인기

(좌) 서울은 수도권 내에서 노후 주택 비중이 가장 높다. (우) 참고 사진 / heraldcorp

신축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서울 신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3,530만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후 아파트는 3,263만 원을 기록했다. 서울 신축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 가격을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신축 아파트는 평균 매매가도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입주 5년 이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4억 원 선으로, 입주 10년을 넘은 아파트보다 5억 원가량 더 비쌌다. 뿐만 아니라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는 2년 반 동안 가격 상승세가 가장 높았다.

(좌) 반포자이의 놀이터는 워터파크를 방불케 하는 시설로 큰 화제를 모았다. (우) 국내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조경 시설을 갖추기위해 노력 중이다.

물론 오래된 단지보다 새롭게 조성된 단지를 선호하는 건 흔한 일이다. 신축은 구축과 달리 뛰어난 커뮤니티 시설로 수요자들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조경이나 자재 등 작은 부분까지 아파트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준공 3년 차이가 나는 단지라도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가 흔하다.

아파트 견본 주택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도 기존 대장주 아파트 가격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2018년 전국 아파트 준공 물량은 48만 277호에 달했지만, 2021년이 되면 24만 5,000호로 절반 정도가 줄어든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주택 입주 시 ‘5년 의무 거주’ 조건이 추가되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더욱 작다. 해당 조건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긴 하나, 오는 7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기에 따라 법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참고 사진 / mstoday

만약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거주 요건을 충족할 시 세금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신축 아파트를 매도하는 이들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신축 아파트는 새것이라는 프리미엄에 정부 규제가 더해지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이루는 상황이다. 실거주와 투자용으로 모두 적합한 단지를 찾는 중이라면 신축 아파트를 한 번 눈여겨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