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동산 대책에 부동산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누군가는 하락이 멀지 않았다는 반면 앞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달 간격으로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는 상황 속, 일부 전문가는 부동산을 잘 모르겠다면 백화점 인근 아파트를 사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백화점이 그만큼 까다롭게 입지를 선정해 나온 주장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 20년 경험으로 볼 때 백화점 주변 부동산은 실패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백화점이 교통망부터 학군 등 각종 조건을 검토한 뒤 입점하는 만큼, 인근 아파트 구매자는 백화점이 고려한 조건에 ‘백화점’까지 더해 최소 중박은 친다는 것이다. 스타필드 등 대형 복합몰 인근 아파트도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라는 전문가도 있다. 이들의 주장을 믿어도 되는지 조금 더 알아봤다.

매입 1순위,
현대백화점 인근 아파트 

전문가들이 최우선 아파트 매입지역으로 꼽는 건 현대백화점 인근 아파트다. 현대백화점은 입점 시 학군과 대중교통을 고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군과 대중교통이 좋은 곳에 입점한 만큼 인근 아파트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에 VIP 고객이 몰리는 현상도 집값 상승 원동력이 된다.

현상이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 지역은 압구정 현대백화점이지만 1985년 입점한 만큼 실 부동산 매매가 확인이 어렵다. 대신 최근 지어진 현대백화점 대구점과 판교점은 그 차이가 극명하다. 2011년 개장한 대구점 인근의 반월당삼정그린코아 아파트는 2007년 준공 당시 39평 2억 6240만 원에 거래됐다. 이후 2010년 2억 1900만 원까지 하락했다. 현대백화점이 개장한 2011년 2억 7500만 원으로 상승했다. 이후 상승세를 거듭해 2019년 11월 실거래가는 4억 5400만 원이다.

판교점도 빼놓을 수 없다. 판교는 IT기업과 현대백화점, 판교알파돔시티 등 대형 상업시설로 서울 강남역, 광화문 수준으로 성장했다. 인근 아파트 시세도 강남 못지않다. 대장 아파트인 ‘푸르지오 그랑블’ 평당 분양가는 1500만 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매매가는 평당 6000만 원을 넘어섰다. 인근 아파트도 4000만 원 중반대다. 반연 현대백화점과 떨어진 아파트 평당 가는 2000~3000만 원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다. 두 지점 모두 더블 역세권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입점소식들리면 오르는
일명 ‘스타필드 효과’

2018년, 여름 폭염을 피해 찾은 휴양지 1위로 등극한 대형 복합몰 스타필드 하남은 ‘스타필드 효과’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과거 신세계가 스타필드 부지를 매입할 때만 해도 하남은 미사 강변도시가 개발된다는 소식이 땅값만 오르고 정작 인프라가 없어 미분양이 속출한 곳이었다. 신세계 역시 하남의 이점보단 강남과 가깝고 도로 교통망이 좋다는 점을 들어 부지를 선정했다.

완성된 스타필드 하남점은 하남의 위상을 완전히 뒤바꿨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몰로 내부에 이마트 트레이더스, 일렉트로 마트, 영풍문고 등 각종 쇼핑몰이 입점했다. 이외에 메가박스, 아쿠아필드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들어섰다. 대중교통이 불편함에도 하남부터 인근 지역 주민까지 스타필드로 모여들었다. 주차난이 일상이 된 가운데 인근 집값 또한 치솟기 시작했다.

스타필드와 인접한 아파트 중 하나인 ‘하남대명강변타운’은 2007년 준공 당시 33평이 4.3억 원에 거래된 아파트다. 그러나 2013년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해 매매가가 3.4억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이후 스타필드 소식과 함께 상승하기 시작해 2016년 4.3억을 회복하고 2020년 현재 7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단지 앞에 5호선 연장선 완공을 앞두고 있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다.

소상공인 죽는다는데 진실은..

쇼핑몰 입주는 이처럼 부동산 상승, 편의시설 증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인근 소상공인에게 쇼핑몰은 재앙으로 취급된다. 쇼핑몰 유치에 반대하는 한 소상공인은 “지금도 블랙홀처럼 고객을 빨아들이는데 (쇼핑몰이) 하나 더 생긴다는 건 우리를 말려 죽이겠단 소리”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나 빅데이터에 기반한 ‘대규모 점포 이전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이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2년 이내 문을 연 4곳의 대규모 유통점 주변 1km 내의 소매 상권 매출 흐름을 살폈다. 그 결과 대규모 유통점(쇼핑몰) 오픈 후 인근 상권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 초기 일시적인 소매상권 매출 하락은 있었지만, 일정 기간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가 상승해 경쟁력 없는 상가는 폐업하기도 하지만 유동인구 증가로 상권이 형성됐다. 해당 연구는 대형 유통점이 유동인구 증가를 통해 장기적으로 소매시장의 파이를 키운다고 분석했다.

쇼핑몰 하나 사라지면
이렇게 됩니다.

반대로 쇼핑몰 하나 사라지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이용률과 매출 낮은 매장부터 정리되는 만큼 사실상 인근 부동산 타격은 크지 않다. 2019년 매각된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이 한 예다. 현재 주상복합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백화점 인근 ‘권선SK뷰’ 33평은 백화점 매각 이후 3.8억 원에서 3.5억으로 3천만 원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GTX 개발호재로 1.5억 원 상승했다.

반면 인근 소상공인은 갤러리아 백화점 매각 소식에 우려를 표했다. 인근 한 음식점 주인은 “블록 일대가 사실상 갤러리아와 묶인 상권”이라며 백화점 빠져나간 상권이 침체될 것을 우려했다. 인근에 홈플러스가 있긴 하지만 홈플러스 만으론 기존 갤러리아 백화점만큼의 집객효과는 누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백화점 폐쇄로 백화점 인근에서 소비하던 백화점 근무자들이 사라진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이다.

대형 쇼핑몰 유치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 호재로 여겨진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의 강세로 기존 백화점 등 쇼핑몰의 수는 줄어들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700개 매장 중 200여 개를 5년 내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백화점 인근 아파트 투자를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편 줄어든 쇼핑몰이 우량 쇼핑몰 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