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꼬집는 말이다. 여기에 직장도 예외는 아니다. 인구 천만의 도시라는 말에 어울릴 만큼 서울에는 거의 모든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다. 구직 청년들은 사이에서는 요즘 서울에 사는 것만으로도 스펙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에서 쾌적하고 넓은 집에 살고 싶지만 그들의 주머니 사정은 녹록지 않다. 싼 게 비지떡이라지만 그만큼의 단점도 존재하는 법. 사회 초년생들의 월급을 보통 200만 원 기준선에서 산정해 보았을 때 100만 원 생활비와 10만 원 보험료, 30만 원 식비 등을 종합해 보면 평균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월세 금액은 40~50만 원 선에서 예상된다.


그렇다면 사회 초년생들은 이 넓디넓은 서울 중 어느 곳에서 정착하는 것이 적당하고 합리적인 걸까? 지방에서 올라온 사회 초년생들이 서울에 처음 둥지를 트는 곳을 지하철 라인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았다. 각각의 장단점과 시세를 속속히 파헤쳐 보도록 하자.

서울숲 라이프 꿈꾸지만
현실은 높기만 한 월세 벽

첫 번째, 서울의 중심인 강남이다. 국내 최고 상권이며 수많은 직장이 밀집해 있다. 강남역은 일평균 승차량이 10만 이상이고,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를 합치면 100만여 명으로 활성화된 곳이다. 그렇지만 강남의 건물들은 높은 가격으로 해마다 거듭하여 고공 상승 중이다. 또한, 하루에도 수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퇴근 시간 즈음에는 도로가 마비 상태가 된다.


강남의 월세 금액은 원룸 기준으로 보았을 때 보증금 1000만 원에 60~70만 원 정도로 책정된다. 신축이라면 값이 더 뛴다. 1000만 원에 170만 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 가격이 조금 낮다면 500만 원에 60만 원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관리비 5~10만 원은 별도로 지불해야 할 것이다.

깨끗하며 치안이 좋은
“강서-마곡라인”

두 번째, 강서·마곡라인이다. 이곳은 보통 여의도, 영등포 쪽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주변에 마곡지구 코오롱과 롯데연구소 등의 기업이 입주하고 있어 더 많은 직장인들이 유입될 전망을 보인다. 이와 동시에 오피스텔 공급도 활발하다.

이곳은 여의 마루와 접근성이 좋고 동네가 깨끗하며 치안이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당산 9호선 급행이 있다는 것 또한 큰 메리트가 있다. 그렇지만 등촌은 강남권과 멀기 때문에 강남에 직장이 있다거나 갈 일이 잦다면 힘든 길이 예상된다. 교통이 편하고 치안이 좋지만 그만큼 가격이 높다.


등촌동을 기준으로 한 이곳의 시세는 관리비를 뺀 원룸 기준 보증금 1000만 원에 50만 원 정도이다. 만약 보증금을 2000만 원으로 올린다면 월세를 5만 원 낮춘 가격인 45만 원 선을 예상해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월세방보다 전세 방이 더 많다.

빌라·오피스텔 공급 활발한
“구로-대림라인”

세 번째,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중심으로 구로-대림라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곳은 구로공단에 각종 테크노밸리가 입주하면서 공장부지들이 개발되었고 이에 따라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섰다. 빌라, 오피스텔, 원룸 모두 공급이 활발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이곳은 회사가 몰려있는 여의도나 종로까지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메리트를 가졌다. 또한, 경기도 안산과 여의도를 잇는 신 안산선이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지날 예정이어서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편의 시설과 먹자골목인 깔깔거리가 있고 도림천이 있어 운동과 여유 두 가지를 챙길 수 있다. 그렇지만 조선족이나 중국인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생활환경 면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구로디지털단지의 경우에는 관리비 제외 원룸 기준으로 보증금 500만 원의 월세 30~40만 원 선에서 책정된다. 대림동의 경우에는 가격이 낮은 곳은 보증금 300만 원에 30~40만 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가 낮고 집값도 싼
“신림-봉천라인”

네 번째, 서민 동네로 대표되는 신림-봉천 라인이다. 집값이 비교적 싸고 강남과도 가까워 교통 편에서 많은 메리트가 있다. 이 때문에 강남이나 구로 디지털 단지 쪽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서울대나 숭실대, 중앙대 등 2호선 라인의 대학생들도 많다.

이곳은 물가도 다른 동네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고시생들이나 지방 사람들이 서울로 상경해 많이 정착하는 동네로 손꼽힌다. 술집이나 피시방, 네일케어 등 웬만한 편의시설은 다 갖추고 있고 맛집도 곳곳에 있다. 하지만 신림 사거리 쪽에는 모텔촌과 유흥가가 많고 인구밀도도 높아 치안이 조금 좋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봉천역과 신림역 사이에 빌라가 많이 지어져 최근 좋은 방이 많다는 제보도 있다.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하면 신림, 조용한 곳을 좋아하면 봉천동이 많이 추천된다. 장단점이 뚜렷이 구분되는 신림-봉천 라인의 평균 시세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 50만 원 또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45만 원에 책정된다. 관리비는 별도이다.

한강라이프 느낄 수 있는
“강동-천호라인”

다섯 번째로 한영외고·한영고·배제고로 유명한 강동, 천호라인이다. 서울 동쪽 끝이라는 인식이 만연하지만 고덕 라인에 재건축이 진행 중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배후도시 하남이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올림픽 공원과 잠실이 가깝고 광나루 한강공원, 유적지, 암사 생태공원 등으로 운동이 가능하다. 녹지지역이 많아서 피톤치드 가득한 서울 생활이 가능하다. 재래시장이 또한 가깝다. 천호동 근처에는 이마트가 있다는 점도 생활에 큰 장점으로 꼽힌다는 것이 거주민들의 의견이다.


다만, 강남까지는 교통이 불편해 직장이 강남이라면 험난한 출퇴근길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9호선이 연장 개통되면 교통이 어느 정도 개선될 전망으로 보인다. 이곳의 월세 금액을 원룸 기준으로 산정하면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또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강남까지 광역버스 30분
“면목 -망우라인”

마지막으로 면목-망우라인은 건대·군자·노원 쪽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강남까지도 광역버스로 30분 소요가 가능하다. 과기대, 고대 등의 대학생들 또한 여럿 볼 수 있다. 미아동이라면 성균관대, 국민대까지도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과 사가정터널, 구리포천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외곽 나가기가 수월하다. 근처에 원자력 병원 등 큰 병원이 많고 미아는 편의 시설과 놀 거리가 잘 발달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번화가임에도 밤에는 으슥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망우동에는 우림시장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교통, 치안을 중시한다면 서울 중심부로부터 가까운 공릉을 추천하고 놀기를 좋아한다면 수유나 미아사거리를 추천한다는 것이 거주민들의 의견이다. 월세는 관리비 미포함 원룸 기준으로 평균 보증금 500만 원에서 월 45만 원 또는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40만 원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월급이 비교적 낮은 사회 초년생들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신림-봉천 라인에서 거주하는 추세이다. 이후 연차가 쌓여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좀 더 쾌적한 동네 또는 신도시도 이동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최근에는 이런 사회 초년생들을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 청년 맞춤 전(월)세 자금 대출 등 여러 정책을 내세운 건데 이를 잘 활용하여 자신의 조건에 맞는 곳에 정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부디 사회 초년생들이 이러한 조건을 잘 확인하여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잘 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