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하는 말이 있다. ‘플렉스(flex)’라는 말인데 플렉스(flex)의 사전적 정의는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다’이지만 요즘은 ‘과시한다’, ‘지른다’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소비 방식과 다르게 비싸게 물건을 샀거나 구매 예정에 없던 물건을 구매하는 등 두 가지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쓰이는 ‘플렉스’에 대해 더 알아보도록 하자.

오늘도 플렉스!
“마지막인 것처럼 써라”


최근 수입차 시장 내에서 2030 세대의 구매율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개인 구매 고객 8만 195명 가운데 37%인 2만 9687명이 10~30대였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B씨는 수입차를 선택한 이유 대해 “수입차를 타고 도로에서 운전하면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 만족감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정지출이 많이 없다 보니 여유자금이 있을 때는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싶다. 뭐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2030의 소비 패턴에는 플렉스 문화가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의 가격대가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직장인의 소득만으로 사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019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지난해 29세 이하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206만 6000원, 30~39세는 296만 5000원으로 집계되었다.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직장인들은 2년 치 월급을 모아야 벤츠 E250을 살 수 있다는 얘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수입차 못지않게 명품백도 많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플렉스(FLEX) 문화’가 확산되면서 명품 소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20대~30대 젊은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트렌디한 명품을 선보이는 명품 브랜드 방송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결혼 포기하니
플렉스 가능

이렇게 구매한 명품백이나 수입차는 SNS 상에서의 큰 자랑거리가 된다. ‘플렉스’를 검색하면 자신이 구입한 차를 인증하든 올린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샤넬 명품백을 구매한 A씨는 “결혼 생각이 없어서 목돈이 필요하지 않다. 꼭 과시용으로 가방을 구매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이 관심을 보이면 괜히 우쭐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2030의 가치관의 변화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교수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집값은 더 큰 폭으로 뛰다 보니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졌다”며 “집을 사지 않는 대신에 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차선책의 소비를 찾다 보니 차를 구매하고, 그 과정에서 과시욕구가 작용해 수입차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명품 사고 맘껏 자랑”
‘플렉스 소비’ 긍정적

2030세대 중 플렉스 소비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이들은 절반 정도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세대 3064명에게 플렉스 소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52.1%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었고 47.9%는 부정적이라고 답하였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이들은 ‘자기만족이 중요해서(52.6%, 복수응답)’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밖에도 ‘즐기는 것도 때가 있어서(43.2%)’,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것 같아서(34.8%)’, ‘인생은 즐기는 것이어서(32.2%)’ 등의 답변도 있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이들은 ‘과소비를 조장해서(67.7%, 복수응답)’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에도 ‘허황된 꿈을 갖게 해서(36.3%)’,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해서(26.7%)’ 등의 이유로 들었다. 플렉스를 하고 싶은 것으로는 고가의 명품(40.8%, 복수응답)이 1위에 올랐고 이어 세계여행(36.7%), 음식(27.0%), 자동차(24.6%) 등의 순서를 기록했다.

“MZ세대 꽉 잡아라”
플렉스로 2030 공략

이러한 2030들의 소비행태로 각종 기업들은 분주하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합성어로 1980~2000년대 생을 일컫는 말)를 겨냥한 플렉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B급 마케팅으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평가되는 빙그레의 꼬뜨게랑이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유명 고급 브랜드로 채운 해외패션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통해 2030세대 지갑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