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2019년 월세를 아무리 높여도 세입자들이 몰려왔다. 일본 도쿄에서의 일이다. 100개의 사무실 중 오직 1개의 사무실만 비어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때 서울의 잘 나가던 청담동이나 명동에서도 이런 일을 보기 힘들었는데 도쿄에서는 과연 무슨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어떻게 도쿄의 빌딩들이 공실률 1%를 달성했는지 궁금하다. 조금 더 알아보자.

2019년 일본 도쿄의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달성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19년 12월 일본 도쿄의 주요 5개 구인 미나토구, 신주쿠구, 치요다구, 주오구, 시부야 구의 평균 공실률은 전월 대비 0.01%포인트 낮은 1.55%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안정적인 오피스 수요로 4개월 연속 최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공실률 4.1%를 기록한 주오구를 제외하고 미나토구, 신주쿠구, 치요다구, 시부야 구 4개는 공실률 1%대를 유지했다. 공실률 상승이 최대 0.34%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전문가들은 그간 오피스빌딩 부족 현상에 따른 신축 빌딩 준공, 증축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 당시 일본 부당선 업계는 오피스 빌딩의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일본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던 당시 상황에서 일본 기업의 인력 충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기업의 수익이 늘면서 임직원 수가 늘어나면 사무실을 확당하거나 이전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났다.

오피스 부족 문제는 추가적인 오피스 빌딩의 건설속도가 기업의 인력 충원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모았다. 이와 같은 수요와 공급 차이는 평당 임대료가 1만 9896엔(약 19만 5000원)으로 상승한 상황에서도 지속된 것이었다. 2018년 3월 강남역 인근 월 임대료가 평당 9만 6585원임을 고려하면 임대료가 낮은 편이 아님에도 공실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장기 불황으로 공실률이 8%에 달했던 도쿄의 오피스빌딩은 당시 경기 침체와 궤를 함께했다. 초장기 불황과 거품경제의 붕괴로 2010년까지 일본인들은 구직난에 시달렸고, 기업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때 취업하지 못한 ‘청년 프리터’의 수는 2003년 15~34세 5명 중 1명꼴로 217만 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발표 자료는 불황기와 구직시장이 정 반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자료에 따르면 일본 도쿄의 유효구인배율은 2018년 1.59에서 2019년 2.0으로 증가했다. 이는 일본 구직자 1인당 구인기업이 2개임을 의미한다. 2018년 8월 발표한 일본의 실업률은 2.4%에 불과하다. 반면 2019년 3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유효구인배율은 0.6에 실업률은 높은 비경제활동인구에도 불구하고 10.8%로 나타났다.

물론 일본의 인력난은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도 연관 있는 문제다. 실제로 일본의 고용시장 회복 시기는 1947~1949년생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정년퇴직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현재 일본은 저출산으로 인한 청년 인구 감소로 필요인력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IT기업의 경우 한국인 등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오피스 부족 현상은 도쿄를 넘어 전국으로 번졌다. 도쿄 중심부의 오피스 공급이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보다 적었을 뿐만 아니라, 도쿄 중심부의 오피스 공급 자체도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수요가 가장 많은 도쿄에서 오피스 공급이 가장 낮았으니 2019년 당시 도쿄에서는 오피스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더군다나 도쿄의 오피스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그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임대료 상승률은 2013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시부야 구의 경우 2015년 임대료가 10% 이상 상승하였으며 2018년에는 도쿄의 주요 5개 구의 임대료 상승률이 5~12%에 달했다. 이처럼 임대료가 매년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인근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오피스빌딩 부족의 여파는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도쿄에서는 도심의 낙후된 건물을 재개발하는 대형 사업 민간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우 연구원은 “한국과 같은 관 주도 중심의 도심재생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민간 디벨로퍼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대형 비즈니스”라며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도심재개발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상우 연구원의 의견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공실률이 높아지는 한국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상업용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행하는 경쟁입찰을 통해 매매되기 때문에 상가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고, 자연히 임대료를 높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2019년 일본 기업의 수출이 미중무역전쟁으로 주춤하고 1%대로 내려간 공실률이 일부 상승한 상황에서도 일본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본 오피스 시장의 호황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전문가들은 2020년 향후 사무실 대량 공급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자이 맥스’에 의하면 2020년 도쿄 23개 구에서는 86만㎡ 이상의 면적이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