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해마다 거듭하며 오르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데는 수요, 정책, 구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일각에선 외국인들의 투자도 한몫을 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매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무슨 이야기인지 더 알아보도록 하자.

7월 2,273건 기록
강남 알짜 매물 사들여

지난 7월 외국인의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건축물 거래량은 2,273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와 연이은 부동산 규제 등으로 내국인들의 매수가 주춤해진 틈에 외국인들이 강남의 알짜 매물을 사들인 것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을 포함한 외국인 건축물 거래는 123건에 달했다.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연초 40건대까지 내려갔다가 5월 이후로 반등했다. 그 후 4개월간 증가해 연초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강남구가 41건, 송파구 23건, 서초구 59건으로 서초구가 가장 높은 거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었던 연초에 비해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 심리가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국내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 여파로 다주택자 등의 급매물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에게 알짜 매물을 선점할 기회가 주어진 것인데, 외국인들은 주로 강남권의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매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 서울에서는 외국인의 건축물 매수가 줄어들었다. 다만 서초구와 은평구, 관악구 등에서는 매수세가 높았다. 23일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월별 외국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건축물 거래는 495건으로 7월 최대치에 비해 13.2%가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서울 중 외국인 토지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61건을 기록한 서초구였다. 39건이었던 7월에 비해 22건이 증가하였다. 은평구는 15건에서 23건이었고 관악구는 15건에서 23건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 매수 시 2년 거주를 채워야 하는 외국인들이 새 아파트가 많은 서초구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매수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 상승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을까? 대한민국 전체 건축물 거래량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0.7% 정도로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요인들 중의 하나로만 꼽힐 뿐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두 채 이상 취득 1,036명
42채 가진 미국인도

외국인의 아파트 취득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 5308건에서 2018년에는 6974건, 2019년에는 7371건으로 확인되었다. 올해 5월까지는 3514건에 달했다. 이 중 중국인이 1만 3573건으로 가장 많았다. 4282건으로 미국인이 그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캐나라, 대만, 호주, 일본 순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아파트 취득 외국인 2만 3219명 중 한국 주민번호 보유자는 4.2%인 985명이었다.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두 채 이상의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은 1,036명이었다. 2주택자는 866명, 3주택 105명, 4주택 이상 65명에 달한다. 이들이 취득한 아파트는 총 2,467채였는데 이 중에서는 42채를 가지고 있는 미국인도 포함된다.

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의 실거주 여부를 살펴보면 전체 취득 아파트 중 2만 3167건 중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는 7569건으로 드러났다. 32.7%에 이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일반적 투기성 수요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뿐만 아니라 취득 후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매도에 대해 따로 집계하지 않고 매입한 건수에 대해서만 통계를 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8년 주택 1채를 구입하고 매도한 후 2020년 주택 1채를 구입했더라도 통계에서는 다주택자로 집계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입한 건수에 대해서만 통계를 낸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느슨한 규제와 시장 호조
기대수익률 높아

외국인들이 국내 주택들을 사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와 부동산 시장 호조에 따른 기대 수익률 때문이다. 외국인이 본국에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한국 주택을 구입할 경우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과세 규제에 적용되지 않는다. 외국인에 대한 해외자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지 어려우니 사실상 이에 대한 규제가 불가능하다.

또한 외국인들은 글로벌 은행이나 자국 은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여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말들이 있어왔다. 대출 규제로 인해 내국인들의 돈이 막힌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건 내국인들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들도 역시 주택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내국인과 동일한 대출 규제를 받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국인들은 부동산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외국인도 내국인과 동일한 비율의 세금이 적용된다. 단지 거주자, 비거주자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의 경우는 모든 부동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 법무부장관이 지정한 부동산만 가능하다.

부동산 투자 이민제란 법무부가 지정한 부동산투자대상에 기준금액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과 동반가족에게 F-2 자격을 부여하고 5년 이상 투자 시 영주(F-5)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여기서 일부 지역이라면 연천 경제자유구역, 여수 해양관광단지, 제주도 등을 포함한 9개 지역을 말한다. 수익형 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휴양 시설에만 투자가 가능한데 5억 투자에 5년을 유지해야 취득세, 양도세가 감면된다.

내국인들과 세율 동일
싱가포르는 30%까지 취득세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부동산이 투자가치가 있는 곳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내국인들과 다른 세율에 있어 비교적 동일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은 외국인의 주택 매입에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 홍콩은 2016년 11월부터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시 인지세를 8.5에서 15%로 상향하였다. 3년 이내 매각 시 특별거래세로 매매가의 20%를 과세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실수요자들에게는 1~4%의 세율을 부과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최대 30%까지 추가 취득세를 부과한다.

반대로 한국 부동산 시장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있었다.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의 혜택을 거주자에게만 부여하기 때문인데, 비거주자로 여겨지는 외국인의 경우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조선족의 매수에 대해서는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는 특이하다면서 “이들은 뭉쳐서 주택시장과 상권을 형성하고 중국인들끼리만 사고파는 문화가 있다”며 “호주 시드니나 캐나다 벤쿠버처럼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규제 강화 목소리 커져
토지거래 허가구역 추진도

외국인들의 국내 건축물 투자에 대해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부가 규제를 강화해 내국인들의 손발을 묶는데 뒤에서 조선족 포함 외국인들이 국내 아파트를 싹쓸이하고 있다”라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외국인 부동산 규제 강화 법안을 내놓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정일영 의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택 매수 후 정당한 사유 없이 6개월간 실거주하지 않을 시 취득세를 20% 중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경기도에서는 외국인·법인 대상 토지거래 허가구역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는 이르면 10월 중 투기 우려가 낮은 안성과 연천 등을 제외한 경기도 주요 지역을 외국인·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전했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인들과 법인이 큰 손이 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규제 추진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