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서울 부촌 하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한남동을 생각할 것이다. 한남동 하면 ‘한남 더 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비싸다는 한남 더 힐을 우습게 보는 공용주택이 있다. 심지어 이곳은 공시지가가 한남 더 힐보다 10억 원 이상 높게 책정되어 14년 동안 공시지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리 고급 건물이라도 세월의 풍파 앞에선 기를 쓰지 못하는 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총수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고 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이곳을 찾는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보자.

상류층 겨냥한 주거 단지
돈만 있다고 입주할 수 없어

2006년부터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파트는 바로 ‘트라움하우스 5차’다. ‘트라움하우스’ 브랜드는 1992년 16가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2가구가 공급되었으며 그중 5번째 건물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곽정환 코웰이 홀딩스 대표, 김석규 한국몬테소리 회장, 오상훈 대화제지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상류층을 겨냥한 주거 단지이다.

이곳은 소위 돈만 있다고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아니다. 입주를 위해서는 자산뿐만이 아니라 소속 기업, 직책, 지적 수준 등도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입주 조건도 까다로운 트라움하우스 5차는 주식회사 트라움하우스가 건축하여 2003년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개별난방에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이곳의 공급면적은 322㎡(약 97평)부터 시작해 466㎡(약 141평)까지 대형 평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공용면적이 커 실제 전용면적은 226㎡(약 68평)~273㎡(약 83평) 정도다.

가장 작은 공급면적 322㎡(전용면적 평수 약 68평)와 344㎡(전용면적 평수 약 74평)만 5개 방 3개 욕실일 뿐, 이외 가구는 방 6개, 욕실 3개로 구성되어 있다. 트라움 하우스 5차 단지는 총 18가구로 층당 2가구씩, 최고 4층, 3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트라움하우스의 지상 1층에는 입주민 전용 마당과 호별로 배정된 창고가 위치해있다. 이 마당과 이어진 산책로는 인접한 서리풀 공원과도 연결되어 있다. 서리풀 공원 중 펜스로 사유지를 구분한 곳이 바로 트라움하우스 입주민 전용의 서리풀공원이다.

24시간 직원 상주
모든 층 이용할 수 없어

입주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보안 또한 철저하다. 트라움하우스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지하 3층의 주차장 뿐이며, 24시간 보안직원이 상주하여 지키고 있다. 지하 3층은 외부차량 전용의 주차장이며 지하 1~2층 주차장은 입주민 전용의 주차장이다.

트라움하우스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보안카드가 필요한데, 보안카드 없이는 작동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안 카드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층을 이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트라움하우스의 보안카드를 사용한다 해도 입주자 자신의 층과 공용공간이 위치한 지하 3층부터 지상 1층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공용공간 30평 넓어
대리석 등 최고급 소재

펜트하우스를 제외하고 2세대가 1개의 층을 같이 사용하는 만큼 마주할 가끔 이웃끼리 마주할 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 서로 사용하는 엘리베이터가 다른 데다가 그 사이도 벽으로 구분되어서다. 덕분에 엘리베이터와 현관 사이의 공용공간이 트라움하우스에서는 최대 30평까지 넓어 외부 손님을 맞이하는 응접실로 활용된다.

실내는 대리석 등 최고급 소재로 꾸며졌으며 거실에는 고급 샹들리에 등이 달려있다. 주방은 세탁실과 다용도실, 창고와 화장실로 연결되고 안방은 욕실과 드레스룸 서재로 연결된다. 욕실에는 월풀과 개인 사우가 시설이 구비되어 있으며, 서재는 서리풀공원 방향으로 창이 트여있어 4계절의 변화를 즐길 수 있다. 이중 옥상의 펜트하우스에 한해 단독 정원이 제공된다.

핵폭발이 일어나도 생존할 수 있는
공용 방공호 갖추고 있어

위의 사항을 열거하더라도 트라움 하우스만의 차별점을 어필하기에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트라움 하우스가 대한민국 상류층에게 어필한 것은 특유의 안정성이다. 납, 고무, 강철을 사용한 면진층 공법으로 강한 진동에 강하게 만들어졌으며 리히터 규모 7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되어있다. 리히터 규모 7.0 은 TNT(폭약) 480kt의 폭발력으로 표현되며 핵폭탄 리틀보이의 파괴력은 TNT 20kt 수준이다.

내진설계뿐 라면 아쉬울 것이다. 트라움하우스는 핵폭발이 일어나도 생존할 수 있는 공용 방공호를 갖추고 있다. 까다로운 스위스 방공호 안전규정에 맞춰 만들어진 방공호는 수용 가능량인 200여 명이 동시에 방공호에서 생활해도 2개월을 버틸 수 있다.

내부는 2개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냉장고와 간단한 조리시설이 구비된 공간과 약 20평의 공간에 3층 간이침대가 10개, 간이 화장실이 구비된 두 번째 공간으로 각각 15cm의 방화문을 가지고 있다. 전기가 끊길 경우 수동으로 작동할 수 있는 자체 공기 정화 시설과 서리풀공원 너머로 연결된 비상통로가 있다.

2020년 공시가격 69억
공동주택 공시지가 1위

2005년 트라움하우스 5차의 공시가격은 32억 8000만 원이었으나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9년 1월 68억 6400만 원을 달성해 공동주택 공시지가를 기록했다. 2020년 현대 공시지가는 69억 9200만 원으로 평가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자리를 15년째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거래가는 거래가 드물고 또 거래가격 차이가 심해 시세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 펜트하우스가 180억 이상이라지만, 2018년에 전용면적 273㎡ 2가구가 각각 120억 7550만 원, 95억 원에 거래되는 등 실거래가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트라움하우스는 안전, 디자인, 럭셔리를 중심 가치로 만들어진 강남의 주거시설이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의 가치는 안전, 디자인, 럭셔리를 기본으로 삶, 사람, 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강남 트라움 하우스는 구시대의 가치를 품은 건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트라움 하우스의 바통을 받을 젊은 세대의 주거시설은 어디가 될까. 최근 부촌으로 떠오르는 지역 중에서도 성수동 트리마제처럼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스’가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트라움하우스의 건설사인 (주)트라움하우스도 6차 트라움하우스가 아니라 레지던스인 ‘더 라움 펜트하우스’로 방향을 선회하는 등 최신 고급 주거시설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