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무안 승달산은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산이자 생태자연 1등급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최근 이곳에 ‘만남의 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도로가 완공되었는데, 이곳은 현재 140억에 달하는 국비 낭비와 환경 파괴·부실시공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자.

영산강~승달산 연계 취지
통행량 손에 꼽을 정도

전남 무안군이 2016년부터 4년간 수백억의 국비를 투입한 ‘만남의 길’이 개통되었다. 이 길은 영산강~승달산의 만남을 잇는다는 의미로 도로폭 8m, 청계면 청수리부터 몽탄면 대치리까지 총 8.7km에 달한다. 신설구간은 4.1km, 생태이동통로 70m, 쉼터공원 6개소 등으로 구성되었다. 신설 구간을 개설하는 데만 140억 원이 투입되었다.

만남의 길 개발 당시 무안군은 “강, 산, 바다를 한나절에 경험할 수 있는 관광명소가 탄생했다”면서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하지만 무안군의 포부와는 다르게 현실은 딴판이었다. 하루 차량 200대로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실제 통행량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듯 보이는 도로에는 건설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또한 도로 갓길에는 휴대폰 기지국 전력 공급용 전신주가 방치되었다.

만남의 길 개설로 인해 잘려나간 숲으로 경관은 온데간데없고 경사가 심한 탓에 눈이 내릴 경우 차량 통행을 중지시킬 목적인 게이트도 설치되어 있었다. 이같이 하루에 차량이 몇 대 다니지 않은 이 도로에 무안군은 140억 원의 국비를 쏟아부었다.

최근 이 도로를 다녀온 김 모 씨는 “30분 가까이 차량이 한 대도 왕래하지 않았다”며 “이 도로가 꼭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다”는 말을 전했다. 또 다른 무안 주민 정 모 씨는 “도로 개통 후에도 부실공사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홍보 등 사후 관리도 중요한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태도다”고 비난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영산강과 승달산은 연계해 하나의 관광 축을 만들고자 개설한 도로로 계획되었다. 타당성 측면에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렇지만 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에 점차 이용객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보 시설 마련 안돼
타당성·효율성 고려하지 않아

하늘에서 내려다본 승달산의 모습은 마치 칼로 도려내듯 잘려나간 모습이다. 울창했던 숲은 파괴되었고 그 자리에 도로가 들어섰다. 관계자들은 도로 길이만 4.64km에 달해 여기에 깎아낸 흙과 돌을 더하면 웬만한 동산 하나가 사라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도로의 기능 또한 문제이다. 개발 초기 등산과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도로는 정작 보도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다. 1등급의 생태자연을 자랑하던 승달산의 숲을 망가뜨리고 오로지 차만 다닐 수 있는 만남의 길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사업은 지역개발촉진지구 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예비 타당성 등 투자 심사 대상 사업이 아니어서 효율성과 타당성도 따지지 않고 건설된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개발 당시 수요분석에 따르면 하루에 차량 100대 이상은 다닐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무안군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8.7km 구간 핸드폰 불통
위급상황 시 구조 어려워

생태계 파괴 논란과 더불어 이 곳은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만남의 길 이용자들은 도로 상당 구간에서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구불구불 위험한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구조요청이 어렵다는 점은 상당한 문제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확인 결과, 만남의 길 8.7km 구간 중 계곡 근처에서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곳이 대다수였는다. KT · SK · LG 등 이동통신사 모두 상당구간 불통이었다. 만남의 길 이용자들은 이러한 구조요청이 어려운 점과 통화 끊김 현상이 불편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만남의 길 이용자 박 모 씨는 “영산강~승달산 만남의 도로는 위험하다. 사고를 당했을 때 구조를 요청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서웠다”라며 “만남의 길 개통 전에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개통 이후에도 똑같이 핸드폰이 터지지 않았다.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