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서 안 산다. 최근 주택시장의 트렌드다. 2019년 주택시장에서 전용 60㎡ 이하의 20평대 소형 아파트의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2018년 9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 중 전용 60㎡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37.2%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9년 2월에는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 거래량이 전체 거래량 중 47.6%를 기록했다.

2019년 1월 국민주택이라 사랑받았던 60~85㎡ 중소형 아파트의 거래량 2403건을 넘어선 소형 아파트 거래량(2774건)은 주택시장 트렌드의 변화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 이유로 대가족에서 소가족으로의 가족 구성 변화가 제기된다.

통계청은 2010년 47.8%에 불과했던 1~2인 가구 비중이 2015년 53.3%로 늘어났음을 발표했다.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58.4%에서 2045년에는 71.3%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는 이전부터 지속해왔는데 굳이 2019년 들어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이유가 뭘까? 가족 구성 변화 외의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보았다.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규제로 인한 부담이 있다. 특히 대출 규제가 대형 평형을 매입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연 소득이 낮고 대출 원리금이 많은 청년세대의 구매력을 제한 한 점도 크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6명은 평균 1064만 원의 부채를 가지고 대학교를 졸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80%가 학자금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취업해 학자금 대출을 갚더라도 30대 중반까지 담보대출 비중이 51.9%, 신용대출이 6.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이 빚을 부른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대출을 위해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된 가운데 대출 이자, 가격 부담이 적은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대형 평수로 분류되는 166㎡(약 50평) 이상의 아파트의 거래량은 2018년 10월 503건에서 2019년 2월 145건으로 무려 70%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처럼 거래량이 적은 대형 평수는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다. 수요도 적다 보니 매수자를 찾기도 어렵고, 거래가 진행되더라도 명확하지 않은 시세로 매매금을 설정하기 어렵다.

반면 소형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 거래량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또한 거래가 많다 보니 해당 평수와 지역에 대한 시세가 잘 알려져 있으며,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경우 가격을 낮춤으로써 부동산을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관리비는 평수에 비례해 부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특성상 여름에는 에어컨으로 인해 전기세가, 겨울에는 난방비가 발생한다. 집이 넓을수록 난방, 냉방비용이 증가하며, 대형 평수의 경우 여러 대의 에어컨이 필요해 추가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대단지에 위치한 소형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 지출은 더 적어질 수 있다. 관리비 중 공용관리비의 70%를 차지하는 경비비, 소독비, 청소비는 대단지 아파트에서 더 저렴해진다.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의 관리비 통계를 분석한 부동산 114에 따르면 대단지 아파트는 소형 단지보다 관리비를 15% 적게 낸다고 밝혔다.

준대형 아파트의 경우 500세대를 대단지 아파트, 소형 아파트의 경우 1000세대를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로 분류한다. 공용관리비를 부담할 세대가 많은 소형 아파트 대단지의 경우, 대형 아파트보다 공용관리비 부담이 적다.

과거보다 건설사들의 아파트 평형 설계가 발전했다는 점도 60㎡ 미만의 아파트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신축 소형 아파트의 경우 기존 60~85㎡ 중소형 아파트와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위의 ‘부산 대연롯데캐슬레전드’ 25평형은 트랜드에 맞춘 설계변경이 잘 반영된 예로 자주 언급된다. 25평 내에 4베이(거실, 방 3개), 2개의 욕실, 드레스룸, 펜트리와 다용도실, 현관창고를 가지고 있어 알찬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과거 25평의 평형 설계를 확인하면 두드러진다. 2008년 준공된 ‘잠실 1단지 엘스’의 25평형은 위의 롯데캐슬레전드와 동일한 평수지만 4베이와 2개의 욕실을 제외하면 특별할게 없는 구성이다. 25평에 드레스룸, 펜트리, 다용도실과 현관창고까지 갖춘 부산 대연롯데캐슬레전드는 2018년에 준공되었다.

이에 대해 권일 부동산인 포 리서치팀장은 “전용 59㎡ 소형 아파트에도 4베이(bay) 평면, 기둥 없는 거실, 틈새면적, 발코니 확장 등을 적용해 통상 16㎡(5평) 이상의 서비스 면적을 제공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훨씬 높아진 게 인기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중소형 아파트와 같은 공간을 더 저렴한 금액으로 누릴 수 있게 되어 소비층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실수요자를 겨냥해 전용 59㎡ 소형 평형 비율을 높이고 있다지만 아파트 면적이 작을수록 건설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소형 아파트의 공급이 적었던 만큼 희소성이 높은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