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커피공화국’을 자처하는 한국에서 1조2,634억원의 매출을 올린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앞 1호점을 낸 이후 17년만에 매출 규모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대한민국 커피시장 2위에서 5위를 차지하는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의 전체 매출을 모두 합친것 보다 많은 스타벅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 76개국에서 2만8,0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매 15시간마다 새로운 스타벅스가 오픈할 정도로 무섭게 글로벌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스타벅스가 진출한 나라에서 항상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막대한 적자를 내고 대거 철수한 사례도 있었는데요. 스타벅스가 야심차게 진출했다가 일찍이 짐을 싸야 했던 나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한 언론사에서 서울 광화문 반경 1km 내 스타벅스가 무려 42개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1,15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지역에만 458개의 스타벅스 매장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보다 면적이 77배나 큰 호주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24개의 스타벅스 점포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 큰 땅덩어리에 광화문 주변보다도 더 적은 수의 스타벅스들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여기서 몇가지 팩트를 짚어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약 2천500만명이 살고 있는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시장 중 하나입니다. 지난 해 커피시장 규모가 무려 6조원에 육박했는데요. 1950년대 초반부터 호주로 넘어온 이탈리아와 그리스 이민자들이 매일같이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를 만들어가며 커피산업이 호황을 이뤘습니다. 때문에 호주에는 아기자기한 로컬 커피숍들이 정말 많은데요.

문제는 커피를 떠나서 전반적으로 호주는 북미시장 프랜차이즈가 진입하기에 장벽이 높았습니다. 특히, 버거킹과 크리스피크림, 타코벨, 퀴즈노스 등이 그 쓴맛을 일찌감시 경험했는데요. 이 굵직한 글로벌 먹거리들은 막대한 손실을 뒤로한채 대부분 호주를 떠나야만 했죠. 스타벅스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스타벅스는 대한민국에 진출한 그 다음해인 2000년, 호주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했습니다.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확장을 시도한 스타벅스는 짧은 시일내에 87개의 점포를 냈습니다. 하지만 8년 뒤인 2008년, 스타벅스는 1억500만 달러(약 1,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70%에 해당하는 63개의 점포들을 문 닫았습니다. 스타벅스가 유독 호주에서 맥을 못 추린 이유가 있었는데요.

호주인들은 커피 문화가 매우 뚜렷하다고 합니다. 특히 호주 국민 커피로 불리는 에스프레소를 비롯해 플랫화이트 또는 호주식 마키아토를 가장 선호하는데요. 상대적으로 프라푸치노나 카푸치노, 마키아토, 블렌디드 등 혼합커피를 주력으로 내새우는 스타벅스가 까다로운 호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또한, 호주인들은 저렴하면서 퀄리티가 훌륭한 로컬 개인 커피숍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여기에 거대한 미국 기업이 개인 커피숍들이 즐비한 동네에 비집고 들어오는 것에 대한 반감도 한 몫을 했습니다.

한편, 그 어렵다는 호주 커피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미국 커피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400여개의 점포에서 해마다 3,500만명의 고객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글로리아 진스’입니다. 스타벅스는 실패하고 글로리아 진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메뉴에 있다고 하는데요. 글로리아 진스는 호주인들이 즐겨찾는 에스프레소와 플랫화이트 등을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메뉴로 구성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스타벅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은 호주뿐만이 아닙니다.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를 포함하여 이스라엘 그리고 인도에서도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