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농담 같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 부모님의 수익이 집안마다 다른 만큼 그 부모의 자식이 받는 용돈은 각 세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용돈은 얼마까지가 용돈인 것일까? 부자들은 수백만 원의 용돈을 받고 차를 사고 집을 산다. 이쯤 되면 용돈을 가장한 증여 같은데 증여세를 물려야 하지 않나 의문이 든다. 얼마까지가 용돈이고 얼마까지가 증여일까? 조금 더 알아보자.

국세청은 증여세를 ‘타인으로부터 재산을 무상으로 받은 사람’이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세금으로 분류하고 있다. 단, 비과세 한도와 비과세 대상을 두어 증여세 부과에 제한을 두고 있다. 비과세 한도는 배우자는 6억 원, 직계가족의 경우 10년간 미성년자는 2000만 원, 성인은 5000만 원이며, 이외 친족은 1000만 원이 증여세 면제 한도이다.

비과세 한도를 넘은 금액에 대해서는 액수에 따라 10~50%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증여는 현금뿐만 아니라 주식, 부동산 등의 재산도 포함되어, 증여재산의 평가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가 기준이 된다.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은 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이며, 신고 기간을 넘길 경우 최대 40%에 달하는 가산세가 추가 부과되고 ‘증여세 납부 불성실 가산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세법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주고받는 돈을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세뱃돈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의 자산 증식에 활용할 경우, 증여로 판단되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렇다면 용돈이나 생활비는 어떨까?

조부모나 부모가 자녀, 손자에게 건네는 용돈은 무상으로 타인의 재산을 취득하는 것으로 증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미성년 자녀에게 월 30만 원씩 용돈을 주었다고 가정하면 10년 동안 3600만 원을 증여한 것으로 2000만 원의 비과세 한도를 초과한다. 증여세는 받은 사람이 납부하는 것이니 국가에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대다수의 자녀는 자라면서 자연히 탈세를 해온 것이 된다.

그러나 자녀의 용돈은 대부분의 경우 비과세 대상이며 금액에 상관하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건네는 용돈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비과세 대상으로 분류된다. 부자 부모가 자식에게 월 몇백만 원의 용돈을 주고, 미성년 자녀가 그 돈을 사용해도 증여세가 붙지 않는 것이다.

용돈이 비과세임을 활용한 증여, 상속세 회피 방법도 있다. 취업한 자녀가 수익을 모두 저축, 투자하는데 활용하고 그 자녀의 생활비를 부모의 용돈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이는 장래에 상속하거나 증여받을 재산을 용돈의 개념으로 미리 수령하고 수익을 보전하여 상속, 증여세를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소득 있는 성인 자녀에게 지급한 용돈은 대부분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생활비 명목으로 받는 용돈은 어떨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생활비, 교육비, 용돈, 결혼 축의금 등을 비과세 대상으로 정했으며 그중 생활비를 ‘필요 시마다 직접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증여로 취득하는 재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부부는 경제공동체라 여겨진다지만, 생활이 어려울 때 부모나 친인척에게 생활비 지원을 받을 때도 증여세를 내야 할까.

생활을 위한 용도로 경제적 지원을 받을 때는 생활비가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 생활비를 모아 저축, 주식, 부동산 등에 활용했다면 과세대상이 된다. 때문에 아버지가 자녀에게 생활비로 사용하라 준 신용카드로 자녀가 자동차, 보석 같은 사치품을 매입하는 일 역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세법은 증여세의 비과세 대상에 대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자녀의 용돈은 부모의 재산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달렸지만, 용돈을 받은 자녀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증여세 과세와 비과세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