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거대한 자본 규모를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는 재벌 총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많은 이들의 관심 대상이다. 베일에 가려져 꽁꽁 숨겨둔 그들의 일상. 사내에서도 일반 직원과 회장은 마주칠 일이 거의 없어 그들의 이미지는 마치 저 멀리 있는 산과 같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회장들이 나서서 편한 사내 분위기를 형성하고 직원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유튜브 공개 후 매출 20% 증가
SNS 활동으로 신제품 홍보도

얼마 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 LIVE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배추를 수확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은 정 부회장이 해남을 찾아가 배추로 겉절이를 만들고 전을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이 동영상은 조회 수 128만 회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덩달아 이마트 배추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도 연일 화제를 기록하는 정용진 회장은 직접 요리하는 사진을 통해 신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피코크 상품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노출하고 맛집에 찾아가 콜라보를 성사시키는 활동도 꾸준히 했다. 또한 SNS에 이마트 노브랜드 신제품 사진을 올리며 “한 통에 980원, 강추”라는 문구를 써놓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51만 9천만여 명에 달하는 정 부회장은 재계에서도 SNS 스타로 불린다. 2020년 기준 재계 서열 9위에 해당하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신세계푸드 등 여러 유통·외식업 사업의 오너지만 SNS를 통해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푸근한 아저씨와 다름없다. 경쟁사인 롯데, 현대백화점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마트 쇼핑 중 어디 이마트인지 안 알려드림”이라는 글과 함께 이마트를 쇼핑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전국 이마트를 들썩이게 한 사건도 있었다. 부회장이 사전 공지도 없이 마트에 방문해 장을 본 것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초비상 사태”, “암행어사 출두요”라는 재미있는 반응을 자아냈지만 정작 직원들은 식은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그로부터 5시간 후 정 부회장이 방문한 이마트는 월계점으로 밝혀지며 자연스레 홍보가 되는 효과를 보았다. 정용진 부회장의 마트 습격은 경쟁사까지 이어졌다. SNS에는 정 부회장이 자녀들과 함께 현대백화점을 둘러보고 있는 사진이 게재되었다. 바로 전날에는 롯데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행복토크 100회 달성

라면먹방, 쿡방까지 도전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지만 불법 정치자금,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여러 구설에 오른 최태원 SK회장.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미지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와 반대로 사내에서 그의 평판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사원에게도 예의 있고 매너 있는 태도로 호평이 자자하다는 그는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복토크’를 마련했다. 최 회장의 특유의 유머러스한 대화와 편안한 태도로 ‘행복토크’는 당초 예상했던 인원보다 초과되며 1년 만에 100회를 달성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SK그룹은 매력적인 사내 복지와 높은 연봉과 더불어 직원과의 소통을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잡을 만큼 임직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최태원 회장은 사내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직접 ‘라면 먹방’을 찍기도 하며 지난 연말에는 쿡방(요리방송)에까지 나섰다.

베레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최 회장은 농담을 던지기도 하며 능숙한 요리 솜씨를 선보였다. 자식 교육 방법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진솔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이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보이는 그에 대해 젊은 직원들은 “옆집 형 같다”, “소탈해 보인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내식당에서 소통
복장 완전 자율화까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수원 본사 구내식당에 등장하며 점심을 해결했다. 짬뽕을 선택한 그는 손수 식판을 들고 직원들의 셀카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출장 시 자기 짐을 직접 드는 등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도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임직원 복장 완전 자율화 조치를 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구광모 LG 회장은 그룹 내에서 회장님 대신 ‘대표’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평상시 구내식당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종 직원들과 셀카를 찍기도 한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PI((Pr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 이미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PI는 대기업보다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리더의 이미지를 연결시켜 기업 홍보에 활용하는 것으로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매출과 직결되는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비주의, 권위주의를 내세웠던 PI가 MZ 세대의 등장으로 격의 없이 소통하는 ‘친구 리더십’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근본적인 변화 없이 이미지 변화에만 집중한다면 실패한 리더십이 될 수 있다”라며 “이미지에 부합하는 실제 경영을 보여줘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