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기세를 떨치던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자취를 감춘 건 사드 이후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국 단체관광 규제’를 시행했던 것이다. 당시 중국 외교부 인사가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야 되겠냐”며 중화사상을 진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사드 자체를 소국의 반항으로 여기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3년이 지나고, 한중 양국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한국단체관광 규제와 한한령(한류금지령)은 해제 수순을 밟는 듯 듯 했다. 그러나 20~30명이 모여야 출발하는 단체관광은 번번히 인원수를 채우지 못해 취소되기를 반복했다. 3년 사이 중국인의 반한감정이 더 심해진 것이다. 이쯤 되면 왜 중국인들이 한국을 싫어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사드 외에 그들이 한국을 미워할 이유가 무엇이 더 있는 걸까? 중국인의 반한 감정이 왜 지속되는지, 그 다양한 이유를 알아보자.

한자가 중국에서 나왔고 중국의 언어였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한자가 한국의 글이라는 주장이 한국에서 나와 화제가 되었다. 해당 주장의 내용은 이렇다. “한자는 우리 민족인 동이족이 갑골문을 발전시켜서 만든 문자다. 때문에 한국 것이며 중국 학계도 이를 인정한다.” 이 주장은 곧 중국에 소개되었으며 당연히 반박을 받았다.

인상 깊은 것은 한 기사에서 “한국인이 중국의 역사인물과 발명품 그리고 문화유산을 넘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한자까지 넘본다”고 한 것이다. 공자, 활자 인쇄술, 풍수를 예로 들었다. 한국인으로서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인데, 한자에 대한 논란이 있기 전부터 중국에서는 한국이 중국의 것을 한국의 것이라 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1월 제주도의 한 편의점에서 중국인 출입 금지를 중국어로 적어 문에 붙였다. 중국인들은 이를 중국인에 대한 혐오라고 받아들였고, 그에 대한 역혐오가 일어났다. 제주도의 한국인 전체가 중국인들을 혐오한다는 인식으로 발전하기까지 했다.

막상 편의점 주인 인터뷰를 들어보면, 중국인이 편의점을 어지르는 일이 종종 있었고, 인근 상가에서 중국인만을 채용한다고 해서 화가 났다는 내용이 있다. 편의점 주인 독단으로 벌인 일이지만, 한국인 전부가 그런 것처럼 부풀려진 셈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피해자일까? 중국 훈춘시 성보 호텔에서 “한국인은 사절한다”라는 플래카드를 거는 일이 있었다. 관광지에서 현지인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해 퍼져나간 것이다.

가짜 뉴스는 자극적일수록 주목받는 특성이 있다. 과거 사드로 인해서 롯데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사이, 중국 SNS를 타고 악의적인 소문이 퍼졌다. 롯데 불매운동에 대한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의 인터뷰가 그 내용이다. “중국인은 줏대가 없어서, 롯데가 세일만 하면 이들은 다시 물건을 사러 올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사실이 아님이 판명되었지만, 이 가짜 뉴스는 반한 감정을 가지거나 팩트체크를 굳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반한 감정을 부채질하는 일이 되었다.

중국에는 사람 수만큼 가짜 뉴스가 많다. 위에서 소개한 한자 논란은 그렇다 쳐도 공자나, 중국의 유명 시인 이백도 한국인으로 소개한다는 내용은 한국인도 모르는 가짜 뉴스다. 한국에서 성형하고 사진과 너무 달라져 출국할 수 없었다는 가벼운 가짜 뉴스부터 위와 같이 심각한 가짜 뉴스가 지속적으로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중국 대표팀이 실격 판정을 받았다. 중국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오면서 쇼트트랙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가고 있는데, 그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 함께 실격된 캐나다와 중국 모두 한국 선수와 엉켜 그 논란이 컸다. 중국 환구시보는 “한국 선수가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한 행위는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중국팀은 실격했다” 했으며, 중국 대표팀부터 중국 국제심판까지 나서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국제빙상경기연맹은 심판 판정에 공식적으로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2위로 들어오고도 실격한 중국의 갈 곳 없는 실망과 분노가 한국을 향했다. 중국의 일부 네티즌이 한한령을 강화하고 한국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반한 감정으로 한국의 피해가 큰 건 맞지만, 중국도 반한 감정의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에 자리를 잡으려던 기업들이 하나둘씩 중국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롯데마트가 철수 결정을 내렸고 삼성전자도 최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다. 투자란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니 결국 중국에서 철수는 중국에서 미래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반한 감정으로 인한 미래의 불투명함이 한국 기업이 철수하게 했다. 기업의 철수는 곧 현지 노동자의 해고와 협력사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서로 좋을 일 하나도 없는 셈이다.

중국에는 백아절현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깊이 이해하는 사이의 벗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은 2014년 공자 탄생 2565주년 행사에서 논어를 인용했다.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에 있어서 벗이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