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공개는 건설사뿐만이 아니라 모든 업체가 반발하는 것 중 하나이다. 하지만 시장 독과점을 막고, 담합을 막기 위해서는 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공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투명하게 원가 자료를 공개하고, 다음 달 9월부터 경기도와 직속 기관이 발주하는 10억 이상의 건설 공사는 원가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기도는 세세한 계약현황을 홈페이지로 공개하고 있는데, 원가 공개로 공공건설 사업의 투명성이 확대되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런 결심을 한 데에는 2016년 4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공사 세부 내역과 공사 원가를 공개하면서, 성남시 예산 절감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부당한 이익은 누군가의 부당한 손실이라며, 그는 남긴 예산으로 가성비 좋은 복지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4일에는 100억 원 미만의 공공건설공사에도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 높였다. 현재 100억 원 미만의 공공건설공사는 행정안전부 예규에 따른 표준품셈을 적용하고 있다. 표준품셈이란 공사에 필요한 재료나 노무 등의 수량을 파악하고, 그 수량에 단가를 곱하는 원가 계산 방식을 말한다.

표준시장단가는 표준품셈뿐만 아니라 계약단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산정하는 직접 공사비를 말한다. 경기도의 표준시장단가는 표준품셈보다 대체로 낮은 데, 도내 100억 원 미만의 공공건설공사 3건에 이를 적용해 본 결과. 낮게는 3.9%에서 높게는 10.1%까지 표준품셈과 표준시장단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가공개와 표준시장단가적용 등을 내세우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행보에 건설 업계가 바짝 긴장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어쩌다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러한 건설사업의 원가공개는 영업 비밀 노출의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오히려 중견 건설사와 중소건설사를 압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원정업체의 낙찰 원가를 낮추면 그만큼 하청 업체의 원가도 낮춰야 한다. 이는 부실공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도록 떠미는 꼴밖에 더 되냐는 것이다.

이러한 원가공개가 매번 이슈가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 건설사들의 담합으로 정해지는 분양가에 있다. 따로 통용되는 아파트의 원가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 범위부터가 모호하다. 아파트 한 채의 공사비만 따져봐도, 시공사의 납품 가격부터 해서, 인건비, 이주비, 원자재비 등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번 공공건설사에 대한 원가공개를 촉구하는 바에는 공공의 목적으로 조성되는 택지라는 점이 적용되지만, 앞으로 민간 아파트 건설사에도 원가공개를 적용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또 어떻게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건설사들은 원가공개는 시장 논리에 어긋나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데, 왜 공개해야 하느냐는 입장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 당연히 물량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분양가 상승이라는 역전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원가공개는 다른 어떤 산업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제도인데, 왜 건설 산업에만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려 하는지, 이것은 사회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2000만 원을 넘고, 강남권의 경우 4000만 원을 웃도는 분양가가 측정되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건축비는 마감재, 설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평당 300만 원에서 400만 원 수준을 웃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주자 모집 공고에 명시된 아파트 건축비는 평당 6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심한 곳은 1000만 원을 넘어간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꼬집으며, 일각에서는 원가공개는 잘못된 관습이나 부당 이익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강력하고 좋은 제도라는 것이다.

집값은 폭등하고, 이제는 집 한 채 사는 것이 누군가의 꿈이 되어 버린 미래, 집값 인하를 위한 정부의 원가공개 제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