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곳에서 마케팅 효과를 얻은 브랜드가 있다. 바로 국민 반찬 ‘스팸’이다. 이는 한 커뮤니티에서 스팸 본사라며 올린 사진이 스팸 통조림과 유사해 화제가 되며 시작되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저 안에 엄청 큰 스팸이 있고 그걸 사이즈 맞게 잘라서 파는 거였구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통조림 모양을 본떠 디자인했다고 알려진 이 건물은 스팸 본사 건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이처럼 스팸 통조림과의 합성사진까지 등장한 가운데 이 건물은 대체 어떤 건물이고 스팸의 본사는 어디 있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판교 ‘알파리움타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신도시 대지면적 12만 3699㎡(3만 7485평)에 진행된 개발 프로젝트 ‘알파돔 시티’에 포함된 건물이다. 알파돔 시티 프로젝트는 주상복합 아파트 ‘알파리움’과 사무지구 ‘알파리움타워’로 구분되며 사진상의 건물은 2단지 알파리움타워다.


알파리움타워는 2015년 완공되었으며  지하 3층 지상 13층 2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파리움타워1는 지하 1층~지상 14층, 연면적 5만 5453㎡, 알파리움타워2는 지하 1층~지상 14층, 연면적 6만 8112㎡ 규모이다. 2018년도 기준 공시지가는 단위면적(㎡) 당 9,936,000원이다.

알파리움타워의 건물주는 싱가포르계 부동산 업체인 ARA다. ARA는 운용자산이 24조에 달하는 부동산금융 업체로 아시아와 호주 등의 15개 도시에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ARA는 현대증권과 AV 자산운용의 조력을 받아 최종적으로 5279억 원에 알파리움 타워를 매입했다.


알파리움타워는 판교의 랜드마크이며 삼성물산이 서초 삼성타운을 떠나 2021년 1월까지 임차계약을 맺으면서 임대수익도 보장되고 있다. 알파리움 타워는 판교가 서울 강남·여의도 등을 제치고 새로운 업무지구로 떠오르면서 판교의 랜드마크로 등극했다.

스팸은 미국 호멜(Hormel Foods) 사가 1937년 도입하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보급품 등으로 널리 판매된 통조림 브랜드이며 호멜 본사는 미국 미네소타 주 오스틴에 위치해 있다.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이 호멜사와 기술제휴를 맺은 1987년 이후 정식으로 생산, 판매했으므로 국내에 별도의 ‘스팸본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본사 ‘CJ제일제당센터’는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330에 위치해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스팸 제품은 CJ제일제당이 충청북도 진천 소재의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이다. 즉, 판교 알파리움타워와 스팸은 디자인의 유사성 외에 관계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스팸은 명절 선물로 인기가 높으며 편리한 조리법과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으로 잘 알려진 식품이다. 이런 스팸의 인기를 두고 2014년 1월 뉴욕타임스는 국제판인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에 한국의 스팸 사랑을 보도한 바 있다.


미국에서 스팸은 하와이 주를 제외하고 대부분 외면받는 식품이다. 미국에서 스팸은 품질이 나쁘고 식비가 부담되는 중산층 이하가 소비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미국 아이들에게 스팸을 주고 반응을 살피는 유튜브에서 아이들은 스팸을 “고양이 사료인가요?”, “역겹다” 등으로 표현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스팸 인기 있는 식품인 원인으로 CJ제일제당을 들었다. 한국 스팸은 생산공장 취재 특파원이 “이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될 줄 몰랐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만큼 관리가 잘 되어 있었으며, 미국에서 기술을 도입한 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짠맛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의 스팸은 카피 문구를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으로 정한 뒤 통조림 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판교알파리움 타워를 ‘스팸 본사’라며 네티즌들이 웃고 떠들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단번에 건물과 스팸을 연관시킬 수 있을 정도로 스팸의 인지도가 높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어찌 되었건, CJ제일제당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스팸을 홍보한 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