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한국강사신문

국내 여행이 유독 즐거운 이유는 각 지역 특유의 ‘맛’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8개 도의 구분이 뚜렷해 지역 특색이 강한다. 소주도 마찬가지로 지역마다 사랑하는 소주가 존재한다. 그리고 음식처럼 다양한 맛과 도수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전국 소주 중 과연 가장 독한 도수를 마시는 지역은 어디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가장 높은 독한 소주를 마시는 곳은 ‘제주’다. 한라산의 도수는 21도로, 도수가 높다고 소문난 참이슬(진로) 오리지널 도수보다 0.9도나 높다. 한라산 소주는 제주의 주류 기업 ‘한라산’의 대표 소주다.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한라산 올래의 도수도 18도로 꽤 높은 편이다.

오마이뉴스, 하이트진로

굳건히 21도를 유지하고 있는 한라산과 달리, 타 소주 브랜드들은 저도수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도수를 낮추고 있는 중이다. 국내 대표 소주인 ‘참이슬’ 역시 2년 동안 2번의 도수 변경을 거쳤다. 지난해 17.8도에서 17.2도로, 지난달에는 17도로 도수를 낮췄다. 경쟁사인 처음처럼과 좋은데이를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보해 양주

다른 지역 소주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전남의 ‘잎새주’는 참이슬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처음출시되었을 때는 19.8도로 진한 맛을 내세웠으나, 2016년 리뉴얼을 통해 18.5도로 도수를 낮췄다. 그리고 2017년 다시 리뉴얼을 거쳐 현재 도수인 17.8도가 되었다.

국내 주류 업체는 도수를 낮추는 이유로 하나같이 ‘트렌드를 따른 것’이라고 답하지만, 실상은 ‘원가절감’이 주된 이유인 경우가 많다. 도수가 낮아지면 소주의 원료인 ‘주정’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주정값을 절감할 수 있다. 2018년 조사 결과에 다르면,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도수를 낮추는 방식을 통해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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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도수가 트렌드’라는 주류 업체들의 주장과 달리, 한라산은 높은 도수에도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주 특유의 알싸한 끝 맛이 없어 21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한라산의 장점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SNS를 타고 ‘한라 토닉’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제 ‘한라산’은 제주를 넘어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2017년엔 국내 소주 브랜드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한라일보

새로 출시된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한라산의 기업 ‘한라산’은 꽤 역사가 깊다. 1950년 ‘한일 소주’로 시작해 현재의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4대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제주도민이 만든 제주도만의 소주로,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제주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데일리, 뉴스토마토

한라산은 별다른 스타 마케팅 없이,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주 브랜드가 여성 연예인을 내세우는 것과는 다른 태도다. 소주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물’로, 한라산은 수질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화산 암반수와 제주밭 벼를 원료로 한 주정을 이용함으로써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담고 있다. 한라산의 현재웅 대표는 전국적 인기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소비자들이 한라산의 맛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라산

21도의 도수에도 계속된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한라산 소주. 최근엔 7개국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물론, “공장 투어 프로그램”으로 한림읍 지역 상권 부흥에도 힘쓰고 있기도 하다. 기업의 이익보다는 제주도를 오롯이 담아 현재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