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프로그램 ‘이웃집 찰스’에서 권리금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화제가 되었다. 이는 프랑스인 아노 한국의 “권리금”에 대해 ‘마피아 같다’라는 의견을 전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인 뿐만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때 가장 충격받는다는 ‘권리금’은 왜 생겼고 아노를 놀래게 한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권리금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권리금의 개념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권리금 문화는 기존의 임차인이 새 임차인에게 ‘유무형의 영업 가치’를 양도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일정 금액’이다. 즉, 임대인과의 임차비용 외에 임차인들 간에 비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웃돈’인 셈이다. 그런데 임대인도 아닌데 왜 기존 임차인이 새 임차인에게 ‘웃돈’인 권리금을 요구하는 걸까?

이는 권리금이 말 그대로 ‘얹어주는 돈’이기 때문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 의해 임차인은 임대 기간을 보장받으며 기간 동안 그 상가를 떠날 필요가 없다. 때문에 권리금은 새 임차인이 “네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지금 내가 네 자리를 원하니 내게 네 자리를 팔아라”라는 의미로 얹어주던 돈에서 시작된 것이다.


반대로 기존 임차인의 임대 보장 기간이 끝났고,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연장에 대한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왔다면 권리금 없이 상가를 떠나야 한다. 이런 권리금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상권과 점포 위치를 기반으로 한 ‘바닥 권리금’, 영업 노하우나 단골 등 무형의 영업가치를 토대로 한 ‘영업 권리금’ 그리고 설비나 시설 등 유형자산에 대한 ‘시설 권리금’이 바로 권리금의 3가지 유형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기 전의 임대보장 기간은 5년으로, 권리금을 내고 들어왔다가 보장 기간 내에 들어온 새 임차인이 없어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나가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며 임대보장 기간도 10년으로 늘고 권리금에 대한 보호 규정이 생기면서 법적으로 보호받게 되었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기존에는 소위 ‘뒷박’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뒷박은 임대인과 새 임차인이 협력하여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을 무시하는 방법으로,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을 무시하고 내보내는 대신 새 임차인에게서 일부 금액을 받거나 월세를 높여 받는 방식이었다.

또한 지인이나 자신이 직접 상가를 운영하기 위해 계약 연장을 거절하는 일도 빈번했다. 이처럼 임대인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권리금에 개입하여 이득을 취하고,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임차인들의 피해가 지속된 것이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또한 장사가 잘되지 않더라도 “내가 장사를 못해서 그렇지, 상권은 좋다”라며 바닥 권리금을 요구하는 등 기존 임차인들의 권리금 장사도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임대인 또한 이처럼 임차인끼리 자신의 상가를 두고 수억 원의 권리금을 주고받는 행위를 두고 볼리 없었다. 높은 권리금이 임대인의 임대료 인상의 구실이 되었고, 임대료 인상에 따른 임차인의 수익 감소는 권리금 축소로 이어졌다.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위와 같은 갈등은 줄어들고 있으며 권리금 또한 상가 부동산 전문 업체에 의해 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계약기간이 끝나더라도 임대인이 임차인을 내보내기보다 권리금을 받을 때까지 임차인과 월단위 단기 계약을 맺어 권리금이 보전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인 아노가 놀란 이유는 ‘계약서 없이’ 권리금을 요구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권리금 계약서를 작성하여 권리금을 주고받을 시 “영업양도”로 해석되어 상법 제41조에 따라 약정이 없다면 10년간 양도인은 동일한 지역에서 동종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때문에 계약서 없이 권리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아도 대부분의 나라는 한국의 ‘권리금’과 유사한 법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영업양도권’이라는 이름으로 임차인이 임차권과 함께 고객 관계, 노하우를 판매하고 있으며 ‘아노’의 나라인 프랑스 또한 단골, 시설 등 유무형의 ‘영업재산’ 보전을 위해 ‘영업 소유권’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영국은 1927년 제정한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이 5년 이상 영업하며 발생한 ‘영업권’을 규정에 따라 산정된 범위에서 상환하는 일을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도 권리금은 인정받고 있으며 공인중개사 업주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등 외국도 권리금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때문에 프랑스인 아노가 ‘마피아 같다’라고 표현하고 외국인이 한국의 권리금에 놀라는 이유는 ‘한국에만 있는 권리금이란 개념이 마피아 같다’라기보다 ‘계약서 없이 권리금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법적으로 한국의 권리금은 산정 방법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상가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권리금의 책정은 상가의 매출, 상권 등을 고려하여 측정될 뿐 법적으로 무형의 가치를 규정하고 수치화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권리금을 법으로 추정할 시, 현 시장가의 절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과연 표에 민감한 국회에서 이를 다룰지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권리금. 지금처럼 시장에 맡길 것인지 정부가 나설 것인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