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아닌 것만 같은 한 동네가 있다. 부산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국내 최초로 지어진 테라스형 아파트로, 아는 사람은 아는 부산의 명물 아파트이기도 하다. 특유의 붉은 벽돌과 아름다운 조경으로 사진작가와 아파트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다는 이 아파트는 어디일까? 조금 더 알아보자.

부산에 연제구 연상동에 위치한 이 테라스형 아파트는 ‘망미동’이 아니지만 ‘망미’의 이름을 빌려 쓰고 있다. 이 아파트는 국내 최초의 테라스형 아파트로 1986년 11월 준공되었다. 총 23개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38세대의 대단지 단지이며, 자동차가 많지 않아 당시 주차장을 800대 규모로 만들어 주차장 비중이 너무 크다는 항의를 듣기도 했다.

지금보다 땅값이 저렴하던 때에 지어지면서 건물 간 간격이 넓고 단지 내에 공원을 품고 있는 등 녹지의 비중이 크다. 덕분에 일조권 걱정이 없는 아파트로도 손꼽힌다. 단지 중앙에 토현 유치원이, 121동 방향에 토현 초등학교, 중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단지 내에 마트 등 생활 상가와 학원이 위치해 생활 편의성이 높다. 하지만 이곳의 진가는 테라스 동예 있다.

테라스 동의 특징은 일반 아파트보다 평수가 넓고 마당이 있다는 점이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주공 아파트의 테라스 동은 붉은 벽돌과 어우러져 사진 명소로 꼽힌다. 하지만 아파트 특성상 마당이 베란다보다 반 층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테라스 동은 107동부터 110동까지이며, 총 5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개 동에 10세대씩 건설되어 총 40세대이며 면적은 해당 단지에서 가장 넓은 면적인 116㎡가 적용되었다. 매매가는 6억 원에서 6억 5000만 원으로 평당 가는 1709~1852만 원이다.

각 세대의 테라스는 덱과 잔디공간 그리고 화단까지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테라스를 동일한 흰색 투시형 담장으로 둘러 내부에서는 개방감을, 외부로부터는 사생활을 보호했다. 테라스가 있음에도 관리비는 22만 원 정도로 하절기와 동절기의 관리비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테라스 동은 실거주 중심으로 이루어져 매물이 적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거주민들이 조경을 꾸미고 아파트를 관리해오면서, 신축 아파트에서는 찾을 수 없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아파트의 내부는 어떨까?

1986년 준공되었으며 테라스 동은 가격이 6억 원대에 위치한 만큼, 대부분의 거주민은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살고 있어 집마다 내부 공간은 집주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주공 아파트의 테라스 동은 자연친화적이고 아파트와 전원주택의 이점을 모두 누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리모델링에도 세월의 흔적이 드러난다.

거주민들의 지속적인 관리에도 불구하고, 녹슨 철문 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벽돌을 뚫고 나온 잡초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구조물에 식물이 침투하는 일은 건축물의 내구성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만큼 벌레도 많다.

또한 주차장도 문제가 된다. 건축 당시는 총 2038세대의 주공아파트 단지에서 주차 대수가 800대나 되어 공간 낭비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간신히 세대당 1대를 맞출 정도로 주차장 대란을 맞이하고 있다. 주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공사와 비용이 따른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거주민들은 저녁에는 주차대란, 아침에는 출차 대란을 겪고 있다.

아파트가 노후화되는 만큼 거주민도 나이를 먹으면서 생겨난 문제로는 계단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테라스 동은 계단을 통해 이동해야 하며 이는 노년층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인근의 코스트코에서 장을 볼 시 짐을 옮기는데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특유의 배치로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 주공 아파트였지만, 세월이 지나고 건물이 노후화됨에 따라 2005년 재건축이 추진되었다. 테라스 동의 외벽과 리모델링 된 내부만을 봤을 때는 앞으로 20년을 더 살아도 될 것 같지만 거주민들은 누수 등 잔고장으로 많다고 전했다. 이후 2015년 9월 마침내 재건축이 확정돼부산의 명물 ‘망미 주공아파트’는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