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에 등장한 폐가를 매입해 호텔로 꾸민 곳이 있다. 영화 알포인트의 ‘그 건물’로 유명한 해당 건물은 세트장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폐건물이었다. 습한 지역에 위치해 안개가 자주 끼고, 과거에는 참혹한 일들이 일어났던 장소와 인접해 아무도 사지 않을 것 같던 이 건물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1925년 건설된 Le Bokor Palace

영화 알포인트에 등장한 건물은 한때 Le Bokor Palace라고 불렸다. 캄보디아 보코르산에 위치해 그 같은 이름이 붙었다. 흔히 보코르산 대저택으로 불리며 일반 저택이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1925년 막 완공되었을 때는 캄보디아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때로 프랑스 휴양지로 활용되었다.

식민지 시대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건설은 비인도적으로 진행되었다. 캄보디아 현지 신문사에 따르면 900명의 카멀 죄수들이 건물과 도로를 만들기 위해 강제동원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9개월만에 대부분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공된 이후에는 프랑스 장교을 위한 휴양시설로 운영되었다. 휴양지로 운영될 당시 Le Bokor Palace는 총 38개의 방을 가지고 있었으며 호텔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42명의 직원이 상주했다. 호텔의 앞은 넓은 잔디밭이 갖춰져 있었으며 호텔이 위치한 절벽 너머로 해변이 보이는 곳으로 성황리에 운영되었다.

2. 왜 버려지게 되었을까?

잘 운영되던 Le Bokor Palace는 왜 지금처럼 버려지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안개가 심한 자연환경도 있지만, 1946년 발발한 인도차이나전쟁이 가장 컷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독립을 위해 베트남 민주 공화국과 프랑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프랑스가 Le Bokor Palace를 포기한 이후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아누크 왕은 1962년 카지노를 포함한 호텔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이때 기존 건물 외에도 기타 건물이 증설되었다. 그러나 카지노는 1964년 탕진한 고객들이 절벽에 뛰어들면서 폐쇄되었다. 1972년 캄푸치아 공산당의 무장 군사 조직 크메르 루즈가 Le Bokor Palace가 있는 보코르 산 지역을 점거하며 학살 장소로 활용된다.

크메르 루즈는 공산당 이념을 인민에게 강요하면서 반대하는 이들을 학살하기 위한 장소로 Le Bokor Palace와 인접한 절벽을 활용했다. 학살하는 과정에서 총알을 아끼기 위해 절벽으로 떠민 것이다. 크메르 루즈가 패망하면서 Le Bokor Palace는 잊혀진 채 방치되어 영화에 등장하는 폐허로 변하였다.

3. 호텔로 운영되는 현 상황

폐허로 바뀌었지만, 오팔 코스트라의 전경 덕분인지 Sokha Hotels & Resorts가 2008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또다시 호텔로 개장되었다. 2018년 개장한 호텔은 Le Bokor Palace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전면적인 보수를 통해 무너진 천장을 세워 4층 규모의 본래 모습을 되찾았으며 총 36개의 객실로 운영되고 있다.

호텔 지배인은 “Le Bokor Palace는 우리나라의 보물인 역사적인 호텔입니다. 우리 회사는 원래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식민지 시대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재현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리모델링 한 건물의 디장인은 기존 건물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년이면 건물의 역사는 100년이 된다. 프랑스인의 휴양지에서 카지노, 학살 장소를 지나 또다시 호텔로 개장된 것이다. 다시 태어난 Le Bokor Palace는 “이곳에서 잠을 자지 마시오” 기둥이 있던 과거와 달리 여행자들이 푹 자고 떠나는 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