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일반적으로 포스코 하면 포항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의 주소도 포항으로 되어있고 말이다. 하지만 정작 포스코건설의 핵심 부서는 포항에 있지 않다고 한다. 본사의 기능은 수도권에 두고 본사 주소만 포항에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다른 건설사는 어떨까?

또 다른 건설사 중 하나인 신동아건설의 본사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실제 그곳에 있는 거라곤 창고 형태의 사무실 뿐이다. 실제 신동아건설을 움직이는 부서들은 모두 서울 용산구에 자리 잡고 있다. 껍데기만 성남시에 두고 알맹이는 서울에 옮겨놓은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공사 입찰 등에서 지역업체 가점이나 지역의무 공동도급 등 유리한 점이 많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사 기능을 수도권에 둔 채 본사 주소만 지방에 두고 있는 건설사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건설사들은 왜 이런 편법을 사용하는 걸까?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보자.

1. 수주 경쟁력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수주 경쟁력이 있다. 지방은 지자체가 발주하는 대형 건설 사업이 많은데, 이런 토목 등의 공공사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반드시 일정 비율 이상의 지역업체를 참여시켜야 한다. 암묵적인 규칙이나 관행이 아니라 입찰 조건에 처음부터 명시되어 있는 부분으로, 건설사들이 본사가 아니더라도 지사를 두는 이유다.

서울이 아닌 특정 지역에 본사를 두면 법인세는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된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의 건설사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법인세, 소득세 등의 세수가 줄어들게 되니 가능한 그 건설사에 일감을 주게 되는데, 한 예로 경기도 고양시의 업계 관계자 말에 따르면 경기도 내에서 발주되는 상하수도 및 쓰레기 소각장 등의 환경 관련 시설 공사 수주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 지역에 본사를 둔 건설사와의 경쟁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2. 지역 사업성 강화

집사는 게 꿈이라고 할 만큼 집은 대출을 받거나 수년 동안 돈을 모아야 살 수 있는 고가의 재화다. 또한 우리나라는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 게 아니라 모델하우스를 통해 분양을 우선하고 건설하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위와 같은 환경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있어 브랜드 신뢰도를 따지게 되었으며 신뢰가 쌓이지 않은 지방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로 서울의 대형 건설사와 경쟁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 집중할 경우 지방 건설사는 그 지역민들의 니즈 파악에 있어 앞설 수 있다. 게다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그 지역의 향토 건설사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타 지역의 건설사보다 높은 사업성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1순위 청약 경쟁률 상위 5 곳 중 4곳이 대구의 향토 건설사 화성산업, 우방, 태왕이앤씨, 서한 건설의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3. 회사의 뿌리

지방에서 시작해 사세를 불려나간 건설사의 경우 그를 기념하기 위해 본사를 해당 지역에 두는 경우도 있다. 창업회장의 고향인 본사를 전남 나주시 송월동에 두고 있는 금호산업이 대표적인 경우다. 금호산업은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을 기리기 위해 본사를 해당 지역에 두었지만 영업이나 수주 등의 회사의 부서는 대부분 서울에 위치해 있다.

경남기업도 기존에 지방에 있던 본사 주소지를 이어받았다. 경남기업은 대아건설을 합병하면서 충남 아산시 온천동에 있던 대아건설의 본사를 그대로 활용했는데, 본사가 아산에 있기 때문에 회사의 기능은 모두 서울에서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등의 세금은 아산에 납부하고 있다.

기업이 지방에 있는 본사를 굳이 서울로 이전하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지역 경쟁력 확보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지방세법에 따라 중과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과 법인세, 소득세 등을 받는 관할 도청의 반대도 본사를 굳이 서울에 위치시킬 필요가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과거 공장 업무 때문에 서울로 본사를 이전하지 못했지만 공장 업무와 관련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대표 기업이라 본사를 서울로 이전할 수 없는 포스코건설도 이에 속한다.
4. 서울에 핵심 부서를 두는 이유

지금까지 왜 건설사들이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왜 건설사의 핵심부서는 서울에 위치하게 된 걸까? 그 이유는 서울의 한국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은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우수 인력을 충원하기 용이하고 대한민국의 중심이라 교통, 금융 또는 타사와의 교류에도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지방보다 건설사에 있어 안전한 투자처라는 점도 한몫한다. 대동주택의 곽철민 수석부장은 “수도권에서는 초기 분양 성적이 나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분양되지만 지방에서는 장기 미분양의 악성 프로젝트가 많다”라고 했으며 반도 건설의 김봉남 기획실장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택지 개발이 계속 이뤄져 유망 사업지를 확보할 기회가 많다”라고 밝혔다. 결국 수도권이 공사 수주 기회도 많고 분양도 안정적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본사는 지방에 둘지언정 핵심부서는 서울에 있는 편이 건설사에 유리하다.

본사를 지방에 두고 핵심 부서를 서울에 둔 건설사가 서울과 지방의 이득을 모두 얻는 것은 편법으로 여겨질 수 있다. 실제로 이에 대해 부산시에서는 갈등이 있었다. 부산시가 서울의 대형 건설사가 재개발을 모두 수주하는 일을 막기 위해 지역 건설사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는데, 한진중공업이 문제가 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시 영도구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건설 부문의 주소지는 서울 광진구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방세는 본사가 있는 부산시에, 건설 실적은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에 신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건설사가 수도권과 지방 양쪽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게 본사가 지방에 있는 이유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