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보다 주식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17년 5만 9076명이었던 신규 자영업자가 1년 새 8만 2954명으로 늘었지만, 정작 창업한 5곳 중 4곳이 5년 내 폐업하는 것이 현 상황이다. 왜 이렇게 많은 창업자가 실패하는 걸까? 초보 창업자들을 위해 창업 기본 노하우를 전수하는 151개 가맹점 프랜차이즈의 대표, 한범구씨를 만났다.

지금은 프랜차이즈 대표로 활동하고 있지만, 과거 그도 직장인이었던 때가 있었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그는 8개 매장을 운영하는 쇼핑몰의 총 관리자로 5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때 일도 안 하고 수천만 원씩 가져가는 사장을 보고 창업의 꿈을 키웠다. 이후 창업 현장을 자세히 알기 위해 창업 컨설턴트, 프랜차이즈 영업사원으로 활동했다.

예비 창업자들을 도와 계약부터 개점까지 돕던 그는, 다니던 순댓국 프랜차이즈가 구제역으로 폐업하면서 동료와 본격적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이후 폐업과 재창업 그리고 파산을 극복하며 현재 10년 지기 동업자와 함께 대표의 위치에 다다랐다. 최근에는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네이버 카페 ‘창플’과 유튜브 ‘창플TV’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고생해 얻은 창업 노하우와 지식을 유튜브에 공유하는 이유가 있나.

“너무 망하니까 그걸 좀 막으려고 하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틀어박히거나 각종 강연을 따라다니며 지식을 쌓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전 경험 없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창업을 전 재산을 걸고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창업자 중 수업료로 전 재산을 날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직접 뜯어말리지는 못해도 현직자들의 이야기로 간접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비슷한 콘셉트의 유튜버와 비교해 어떤 강점이 있나.

“사실, 지난 10년 동안 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던 거에 대해 ‘이러려고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와중에 깨달은 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전체를 조망하는 입장에 있었다는 거였다. 타 채널 등은 작은 치킨집을 했던 경험 정도가 전부다. 작은 디테일은 그들이 더 잘 알겠지만, 소재에 한계가 있다. 창플TV에서는 다양한 창업 실패 사례를 간접 경험하고, 실전 창업의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다.”

▶타인의 자영업 스토리가 주 콘텐츠다. 본인 사업을 다루지 않는 이유가 뭔가.

“본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어떻게든 경각심을 주고, 이 정도라도 알고 알아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우선 내가 프랜차이즈 업자이기 때문에 내 입으로 이야기하는 건 타인이 이야기하는 것과 내용이 같아도 색안경을 쓰고 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가맹점주를 활용하는 건 더욱 안될 이야기라 완전히 상관없는 자영업자 분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으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로 광고 등 연락이 들어오진 않나.

“유튜브 채널도 다양한 연락이 온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를 상대로 장사하는 세무나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건당 2~300만 원씩 연락이 들어온다. 유튜브로 예비창업자에게서 수익 창출하려 하려는 게 아니라서 모두 거절하고 있다. 다만 며칠 뒤 연락 왔던 광고를 다른 유튜버들이 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창업 노하우를 제공해 경쟁을 높인다는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창플TV의 목적은 ‘초보’ 창업자들이 질문이라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데 있다. 이쪽 바닥(프랜차이즈)에서 10년 있으면서 느낀 것은 이미 최근 1, 2년 동안 실질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거다. 기존 스타일대로 먹고살던 사람은 앞으론 그 방법으로 먹고 살 수 없게 될 거다. 나도 매해 장사를 일부러 직영점 형태로 하고 있다. 나름대로 경쟁력 있게 하는데도 어렵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건물주도 예전 같지 않다는 내용의 영상을 봤다. 왜 그런가.

“지금 건물주들은 망하기 직전이다. 부동산은 임대수익률이 가격을 결정하는데, 가격이 너무 올랐다. 시세차익을 얻으려면 임대수익률을 올려야 하고, 임대수익률을 올리려면 임대료를 올려야 하는데 이제는 감당할 임차인이 없는 것이다. 결국 다달이 은행 이자만 나가고, 임차인은 없고. (건물주들은) 부동산 가격이 낮아져 차입이 들어올까 임대료를 낮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배후세대가 많은 매머드급 단지인 헬리오 시티 상가 공실이 가득하다.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헬리오시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금 헬리오 시티 입주민들은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빚을 내 입주한 이들이 많다. 이들은 이자를 감당하느냐 소비여력이 없다. 게다가 길만 건너도 임대료가 저렴해 단지 상가에서 제공하는 금액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가능할뿐더러 배달하는데 굳이 비싼 단지 상가에 입점할 필요도 없다. 결국 싹 다 정리되고 몇 번의 유찰을 거친 뒤, 임대상인 입장에서 합리적인 임대료가 형성된 뒤에야 상가가 살아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창업은 어렵다는 이야기인가?

“10년 전만 해도 퇴직금에 대출을 조금 끼면 ‘O끼O끼’나 ‘O쉬앤O릴’ 같이 20평에서 30평 규모의 요식업을 창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차 소자본창업으로 흘러가더니 마침내 배달 전문 창업보다 작은 3천만 원이면 할 수 있는 ‘공유 주방 창업’이 대세가 됐다. 퇴직금 등 창업자의 자금은 줄어든 반면 임대료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요즘처럼 창업하기 좋은 시대도 없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 권리금이 낮아지고 있을뿐더러 임대료도 렌트프리를 통해 절약할 수 있다.”

▶유튜브에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 링크가 있다. 각각 어떤 콘셉트로 운영되는가.

“유튜브, 카페, 인스타그램은 10월쯤 론칭할 장사 재능 거래 플랫폼 ‘창플’의 기반이다. 창플의 슬로건은 ‘대한민국 자영업자가 갑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사장되고 있는 장사 고수분들의 노하우를 청년 창업자에게 남겨주는 게 목적이다. 유튜브 콘셉트는 창플의 아이덴티티 브랜딩이다. 카페는 ‘창플’의 테스트 버전이며 인스타그램은 내(한범구)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이력서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요청하는 건 무엇인가.

“요즘에는 특정 업체를 대신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 유튜브에 ‘대신 상담해 드립니다’ 코너를 만들어 직접 상담받을 계획이다. 상담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전문가로서 창업자들이 놓칠만한 부분이나 궁금한 것을 대신 질문할 것이다. 상담이 예비 창업주에게 공개되므로 뜨내기 브랜드는 걸러지고 실속 있는 브랜드들이 창플을 통해 판별될 것이다.”

그는 청년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론칭할 예정이다. “의외로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고자 하는 숨은 고수들이 많았다”라는 그는, 최소한 창업 전에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기초 실전 지식을 쌓으라고 말한다. 이미 자리는 마련되었다. 남은 건 창업에 대한 절박함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