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100만 원은 써야 좀 살만하지

아파트는 브랜드라는 이야기도 옛말이다. 최근 초고급 지향하는 아파트 브랜드가 난립하며 브랜드 가치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존 1류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건설사도 상위브랜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디에이치, 하늘채 등이 바로 그 예이다.

잠시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도 다시 8억 5715만 원까지 상승한 가운데, 건설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고급’을 내세운 아파트를 추구하고 있다. 8억 원대 아파트도 일반 아파트라는 이들, 소위 고급 아파트라 불리는 아파트들의 공동시설은 어느 정도일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상향 평준화된 아파트 공유시설들

흔히 커뮤니티 시설이라고 말하는 아파트 공유시설은 2000년대에 들어서 개념이 형성되었다. 타워팰리스를 시작으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나 1000세대가 넘어가는 대단지 아파트에 자리 잡기 시작한 공유시설들은 대부분 피트니스센터, GX 룸, 골프 연습장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9년 반포에 들어선 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에 사우나와 수영장, 클럽 하우스뿐만 아니라 게스트룸이 들어서면서 천편일률적이었던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일반 커뮤니티와 ‘명품’ 커뮤니티 간의 구별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고급 아파트에나 존재했던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등은 시설이 상향 평준화됨에 따라 신축 아파트에서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과거의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현재의 일반 커뮤니티 시설로 전락한 가운데, 요즘 ‘고급’ 아파트를 자칭하는 아파트들은 어떤 커뮤니티 시설을 가지고 있을까?

2. 기존 커뮤니티의 고급화

가장 쉬운 차별화는 고급화다.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최근 신축되는 아파트에는 스크린골프장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골프장이 설치되는 건  초고급 아파트를 지향하는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아너힐즈도 동일하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같은 스크린 골프장이더라도 비거리를 15m 이상으로 늘리는 것으로 일반 아파트와의 차별화했다.

스카이 브리지를 활용해 고급화를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 래미안 첼리투스 등에 스카이브리지를 설치해 건물 간 이동 편의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는 스카이브리지에 인피니트 풀을 조성할 예정이다. 기존 시설의 고급화를 통해 일반 커뮤니티 시설과의 차별화하는 것이다.

3. 희소성 있는 시설과 서비스

일부 건설사는 기존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뿐만 아니라 타 아파트에는 없는 시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시설로는 단지 내 캠핑장, 클라이밍 센터, 개별 창고, 취미실, 맘스스테이션, 게스트하우스와 파티 룸이 대표적이다. 또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처럼 입지를 활용한 예도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인근에 있는 사직구장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를 조성했다.

마포구에 위치한 메세나폴리스는 게스트하우스를 4가지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비즈니스룸, 스파룸, 파티룸, 패밀리룸 4가지 콘셉트로 구성되어 있어 입주민은 명품 가구와 가전으로 꾸며진 시설을 7~15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파티룸은 야외 테라스가 포함되어 있어 각종 행사에 유용하게 이용된다.

고급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과 일반 커뮤니티 시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설 외에 각종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트리마제, 반포 아크로리버에서는 조식, 자동차·자전거 셰어링, 이사 청소 지원, 공용 공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이용할때마다 지불하는 게 아니라 후에 관리비에 가산되어 청구된다.

4. 아파트 조경을 커뮤니티로

그러나 이 같은 각종 서비스와 시설을 설명해주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고급 아파트라는 인식을 주는 건 아파트의 조경이다. 과거엔 나무와 산책로 등으로 꾸며진 넓은 조경이 부의 척도였다. 그 비싼 삼성동에서 대지면적의 50.8%를 조경면적으로 꾸민 현대 아이파크가 대표적이 예다.

이 같은 고급 아파트들의 특징은 단지에 물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단지 중앙에 설치되는 인공폭포가 있다. 2018년 준공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운정은 단지를 통과하는 인공천을 도입했다. 여름만 되면 놀이터를 워터파크로 활용하는 SK 스카이뷰나 미니 카약장을 도입한 반포자이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신규 분양 단지의 경우 커뮤니티 시설만 보고 대뜸 분양받았다가는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 입주민들의 소비력이 낮거나 초기 분양률이 낮다면 커뮤니티 시설을 보고 분양받았는데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된 커뮤니티 시설을 가동하면 관리비가 급증하고 방치하면 아파트 이미지가 하락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