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망한 곳 아니에요?

1400억 원을 들여 지은 건물이 한국 최악의 건물 4위에 링크되었다. 최악의 건물 1위는 서울시새청사다. 세빛둥둥섬은 서울시가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이었고, 새 청사야 서울시의 숙원 건축 사업이었다. 이중 세빛둥둥섬은 1400억 원을 들여놓고 정작 개장도 못하고 사람들에게도 알려지지 못해 한강에 둥둥 떠있을 뿐이었다. 한동안 혈세 낭비 논란이 일었던 세빛둥둥섬, 요즘은 상황이 좀 나아졌을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세빛섬

본래 ‘세빛둥둥섬’ 이었으나 2014년 ‘세빛섬’으로 개명한 공식 명칭 ‘플로팅 아일랜드’는 2006년 9월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진행되었다. 2009년 4월 민자사업으로 착공했다. 그러나 완공 이후에도 운영 및 수익성 재검토로 2011년부터 방치되어 폐가, 한강의 흉물 취급을 받아야 했다. 2014년 이후 시설을 전면 개방하였다.

세빛섬의 연면적은 9,995㎡(약 3천 평)으로, 연결되어 있는 3개의 섬과 별도로 떨어져 있는 1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결된 3개의 섬 중 가장 큰 가빛섬은 3층으로 연면적은 5478㎡다. 채빛섬도 3층이지만 연면적은 3419㎡로 작다. 솔빛섬은 2층으로 연면적 1098㎡이다. 별도로 떨어진 예빛섬은 1021인치 대형 LED 스크린 및 무대 공간으로 꾸며졌다.

2. 이름은 ‘섬’이지만 섬은 아니다

세빛섬은 플로팅 건축공법으로 만들어졌다. 플로팅 건축공법은 선박처럼 부력으로 구조물의 무게를 띄우는 방식으로, 물속이나 안에 부체를 두고 그 위에 구조물을 건설한다. 이를 증명하듯 세빛섬은 섬이 아닌 선박으로 등록되어 있다. 때문에 세빛섬은 한강의 수위가 높아져도 잠기지 않고 물에 뜬다.

그렇다면 세빛섬을 고정해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세빛섬은 2011년 폭우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본래 자리에 있었다. 계획 때부터 장마철 폭우로 떠내려가 동작대교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복 건의되었지만, 오히려 폭우 속에서 안전성을 증명해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는 세빛섬이 유동적인  때문에 세빛섬은 각각의 섬에 총 28개의 앵커 블록과 체인, 윈치 와이어를 설치해 길이를 조절하는 것으로 위치와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앵커는 하천 바닥에 고정되어 설계 계류 장력의 3배까지 견딜 수 있다. 또한 각 섬에 GPS를 장착하여 한강의 수위 변화나 섬의 위치 변화에 따라 윈치 와이어로 위치를 고정하고 계류 체인으로 수위 상승을 대비하고 있다.

3. 세빛섬은 실패한 사업?

세빛섬은 개장 전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서울시가 2008년 세빛섬 조성을 위해 민간 업체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민간 업체 책임으로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시가 50%의 지급금을 부담한다는 불공정 계약을 맺어 논란이 되었다. 2011년부터는 수익성이 없다며 3년간 방치되었다. 세빛섬의 별명이 ‘혈세 둥둥섬’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주)세빛 섬의 지분 57.8%를 가진 (주)효성이 운영권을 가져오며 개장하며 관광객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효성은 세빛섬을 한강 복합 문화공간으로 마케팅했다. 또한 유명 히어로 영화인 어벤저스 2에서 세빛섬이 등장하면서 방문객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세빛섬 관계자에 따르면 어벤저스 2 개봉 전인 3월 방문객은 3443명이었으나 개봉 후인 5월에는 698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빛섬이 인기 포토존으로 자리 잡고 서울 시티투어 버스가 세빛섬을 들리게 되면서 세빛섬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내부에 160여 가지 요리가 있는 레스토랑과 각종 문화 이벤트가 열리고 결혼식 장소로도 인기를 얻으면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세빛섬이 한강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해외 업체의 행사 문의와 예약이 꾸준하다고 밝혔다.

2016년 효성 세빛섬의 강영철 상무는 2015년 24만 명이 세빛섬을 찾았지만, 2016년에는 27만 명이 찾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빛섬은 적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적자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세빛섬의 적자는 2014년 73억 원, 2015년 30억 원, 2016년 32억 원으로 줄었다. 효성 측은 “세빛섬은 수익사업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공익사업”이라는 반응이다.

4. 아직 갈 길이 멀다

적자폭이 줄었으나 지속적으로 손실이 나고 있음은 분명하다. 1400억 원을 들였으나 20년 무상, 10년 유상 운영 후 서울시에 기부채납한다는 조건으로 진행된 사업이라 아무리 공익사업이라 해도 수익성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버스도 단 2대만이 정차하고 디즈니와 협상이 되지 않아 어벤저스 2의 ‘그 장소’라고 홍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방문객 대부분이 사진 촬영을 위한 경우가 많고, 아메리카노 8800원, 생과일주스 1만 5000원이라는 가격에 소비량도 적다.


그 결과 2017 회계 연도 감사보고서에 (주)세빛섬의 매출액은 104억 9750만 원에 영업이익 23억 8561만 원으로 당기순손실 22억 2404만 원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적자로 2017년 12월 31일 기준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458억 4400만 원 더 높다. 세빛섬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광고판 등을 부착하려 해도 공익 측면에 부합하지 않아 제약이 많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세빛섬의 적자폭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그 이상의 감소 폭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포토존의 가치마저 잃는다면 세빛섬을 찾는 사람은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무언가 사람들을 더 끌어들일 요소는 없을까? 두 배로 증가한 관광객에서 웃을 수 없는 세빛섬은 오늘도 야경의 한 축으로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