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과 깡패의 차이? 아닙니다.

SBS 드라마 ‘쩐의 전쟁’을 기억하는가. 펀드매니저로 잘 나가던 주인공이 아버지 사채로 모든 것을 잃으면서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사채업에 대한 전 국민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금융감독원은 덕분에 사채와 관련된 연간 이율에 대한 부분이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었다며 감독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2007년 방영되었고, ‘산느왓드 산느왓드’, ‘무과장’ 등으로 대부 업체의 광고가 이어지면서 사채에 대한 경계심은 한층 사그러든 모양새다. 이제는 흔히 제3금융, 제4금융 등으로 불리며 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사채에 대해 막연한 경계심을 가진 이들도 막상 “은행 대출과 다른게 뭔데?”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채는 단순히 이자율이 높은 은행인 걸까? 은행과 대부업 그리고 불법 사채 대출의 차이와 각각의 특징을 조금 더 알아보자.

1. 은행 대출

일반인이 대출을 받는 곳은 KB 국민, 신한, KFB 하나, 우리, NH농협 등 제1금융권 은행이다. 이들은 예금자보호 제도를 통해 최대 5천만 원까지 원금을 보장해준다. 1금융권의 특징은 안정적인 대신 예적금 금리가 낮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출 이자 또한 제2금융권이나 사채보다 낮다는 장점이 있다.

대출 이율이 낮은 대신 제1금융권은 대출 고객을 심사하여 대출을 진행한다. 주로 신용점수와 담보 그리고 직장이 심사 대상이다. 은행의 우량 기업 정규직, 공무원이나 전문직이 대출 우대를 받고 비정규직은 핸디캡이 적용된다. 심사를 통해 대출이자가 보다 높아지거나 대출이 거절될 수 있다.

다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출 상품은 서민지원 상품으로 상품 특성에 맞게 심사가 완화된다. 2019년 들어 금리가 하락해 대출 이자는 연 3.58% 수준이다. 가계대출 3.12%, 신용대출은 4.57%이었다. 서민지원 상품의 대출금리는 1~2%로 나타났다. 이는 제2, 3 금융권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은 제1금융권보다 대출 심사가 덜 까다롭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해주지 않은 리스크 있는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기에 이자가 높다. 다만 2019년 6월 17일부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에도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규제가 도입되어 대출심사 난이도가 올랐다. 가계대출 이자율은 14.73%이며 신용대출 이자는 19.27%로 나타났다.

2. 대부업 대출

대부업은 흔히 제3금융권으로 불린다. 2002년 제정된 대부업법을 통해 합법화된 러시앤캐시, 리드코프, 산와머니가 등이 이에 속한다. 이자가 제1,2금융권보다 높지만 법정 최고금리 24% 내에서 정해지며 불법추심행위가 금지되어 있어 불법 사채와 구분된다. 등록된 대부 업체는 금융감독원의 ‘등록 대부 업체 통합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부 업체는 제1,2 금융권에서 대출이 거부된 이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자산 건전성이나 금융 도덕성 등 신용이 떨어지기에 대출금 회수가 70% 수준에 불과해 은행의 리스크가 크다. 때문에 이자가 높게 형성되어 있으나 최근 제2금융권의 대출이자가 상승하면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모양새다.

3. 불법 사채

제3금융권이라 불리는 대부업까지는 법의 영향을 받지만, 불법 사채는 이자율부터 불법추심행위까지 법을 따르지 않는다. 주로 대부 업체에서 대출이 거부된 저신용자가 대상이지만, 무이자 대출이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해준다며 주부나 학생 등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 업체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 또한 대출 상담을 사무실이 아닌 차량 등 고정되지 않은 장소에서 진행하고, 출장비 등 각종 수수료를 갈취하는 경우가 많다. 대출을 받더라도 한국대부금융 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이 같은 불법 사채의 연평균 이자율이 3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3256% 이자율을 적용한 불법 사채업체 조직을 검거한 바 있다.

불법 사채의 특징은 대출금에서 선이자를 떼 간다는 점이다. 100만 원을 대출에 이자가 연 50% 라면, 100만 원을 빌리면서 선이자 50만 원을 뗀 50만 원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이자를 냈지만, 이자는 그대로 100만 원에 붙는다. 합법적인 대부 업체는 ‘선이자’를 불법이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시 이자를 추가 대출해 갚게 해 이자를 원금으로 전환하는 ‘꺾기’도 자행된다.

위의 출장비 등 수수료, 선이자, 꺾기 등은 불법 사채의 일부일 뿐이다. 또한 이자 20%를 제안한다 해도 하루, 시간 당 이자가 20%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법정이자 초과분은 불법이므로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법정이자만 납부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초과 수취된 이자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다시 반환 해야 한다. 안전장치가 있더라도 불법 사채는 보증과 더불어 가족의 인생까지 파멸로 이끄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