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아픔이 담긴, 작은 동네

아무곳이나 달동네라 불리진 않는다. 산을 깎아 차도 다니기 힘든 비탈에 만들어진 동네만이 달동네로 불린다. 산을 타고 올라가듯 만들어진 동네라 ‘달과 가장 가까운 동네’로 불리기도 했다. 현실은 평지에서 멀어지고, 교통 접근성이 불편해질수록 저렴해 형성된 동네다.

달동네는 두 종류로 나뉜다. 영세민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달동네와 정부가 강제 이주시켜 형성된 달동네다. 서울의 월곡동이 자연스레 형성된 달동네였고, 미아동이 강제 이주로 생긴 달동네였다.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인식도 있지만, 감천문화마을처럼 관광지 명소로 바뀐 곳도 있다.


6.25 전쟁 피난민으로 형성된 부산의 달동네는 감천문화마을처럼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타 지역의 달동네는 어떨까? 한때 대한민국 달동네의 대명사로 불렸던 동네들이 하나둘씩 변화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서울의 달동네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강남 도심이 된 봉천동

봉천동은 이제 행정동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 2008년 행정동 개편으로 봉천동이라는 기존 행정동 이름이 사라지고 현재는 법정동으로만 존재하는 이름이다. 개편 당시 봉천동이 달동네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봉천동이 사라진 이유가 되었다.

2019년 7월 30일 관악구청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내리면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봉천동 5만 5455㎡ 면적에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997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이외에 e-편한 세상 서울대 입구 2차, 관악 퍼스트 자이 등 1군 아파트 브랜드가 입주할 예정이다.


봉천동은 2호선 봉천역, 서울대입구역, 낙성대역 3개 정류장이 지나가 강남권 진입이 편리하다. 그러나 언덕이 가파르고 시설이 노후화되어 그간 저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6월 준공된 e-편한 세상 서울대 입구 1차의 전용 84㎡는 9월 2일 기준 11~12억 원에 매물이 등록되어 있다.

2. 평당 3000만원… 높아진 금호동

금호동은 지난 10년간 빠르게 변화한 달동네다. 10년 전 금호동과 현재의 금호동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졌다. 금호동은 푸르지오, 자이, 래미안, 힐스테이트 등 1군 아파트 브랜드가 입주하거나 입주 예정인 곳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에 투자하려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금호동 아파트 매수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달동네였던 금호동이 이처럼 변한 이유로는 서울의 집값 상승과 금호동의 입지 때문이다. 금호동은 낙후되어 있었으나 3호선 금호역과 5호선 신금호역과 가까워 종각, 여의도로의 이동 편의성이 높다. 또한 한강과 인접해 동호대교나 성수대교를 통해 강남권에 접근하기가 쉬워 직주 편의성을 재평가 받고있다. 현재 금호동의 아파트 평당 단가는 3000~400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3.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백사마을은 1960~70년대 부동산 개발로 강제 이주된 청계천 철거민들이 형성한 노원의 달동네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린다. 건물 등 백사 마을의 시설물은 노후화가 심해 2009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재개발이 난항을 겪다 2017년에 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나서면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달동네 재개발인 만큼 노원구는 사업성을 늘리기 위해 면적을 줄이고 분양 가구를 늘릴 계획이다. 재개발 면적은 18만 6965㎡다. 일반분양 아파트 2000가구와 서울시의 최고 4층 임대주택 69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도시가스도 보급되지 않은 달동네가 사라지는 것이다.

재건축까지 백사마을은 ‘주거지 보전’과 ‘층수 문제’ 등 각종 문제로 LH가 2016년 시행자 자격을 포기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서울시와 주민 등 재개발 사업이 합의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백사마을 재개발은 1960~1970년대 주거지 생활상을 보전하면서도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는 측면에 의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