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는 철저한 계산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그간 시세보다 낮게 평가되었던 공시지가가 상승하고 있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 정책으로 다주택자의 세금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부동산 관련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정권만 넘기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여야당 관계없이 부동산 세금 강화 추세는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재산의 75%는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기준 수치로 2017년 73.6%보다 1.4% 상승한 비율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가 계속될 경우 가계의 소비력이 악화될 수 있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금액과 관계없이 다주택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2016년 기준 주택을 가진 이들 중 2채 이상 다주택자는 14.9%에 불과했다. 또한 정작 다주택자들은 절세를 통해 종부세 부담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절세를 하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부자들의 절세법, 증여

부동산 증여 건수가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상속이나 증여나 같을 것 같은데 왜 증여부터 하는걸까? 상속은 사람의 사망에 의해 재산 및 신분상의 지위 등을 승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람이 죽는 순간을 선택한다는 건 제약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안락사를 제외하고는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상속인이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전 재산을 특정인에게 남긴다고 유서를 써도, 유류분 반환청구권이 있어 쉽지 않다.

반면 증여는 당사자가 자기 재산을 무상으로 상대방에게 양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수증자가 수락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또한 계획이 어려운 상속과 달리 증여는 개인이 증여재산의 양과 시점, 그리고 증여세 납부 방법 등을 계획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장기간에 걸친 증여의 절세효과

세금에 있어서 장기간에 걸친 증여는 상속보다 유리하다. 이는 증여공제 한도가 10년을 기준으로 초기화되기 때문으로, 배우자의 경우 6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고 자녀의 경우 5천만 원까지 증여세를 공제받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성인인 자녀의 명의로 5000만 원 예금 통장을 만들어 증여하면 합법적으로 증여세를 절세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10년 이후 또다시 자녀 명의로 5000만 원 예금 통장을 만들어 증여세 없이 추가 증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상속은 일순간에 찾아온 상속인의 죽음으로 인해 진행되는 것으로 공제 혜택을 1번밖에 받지 못한다. 같은 1억 원을 자녀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한다고 해도 20년에 걸쳐 증여할 경우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지만, 상속을 받을 경우 1억 원의 10%인 1000만 원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

3. 부동산 증여가 증가하는 이유

한국감정원은 2018년 동안 증여 건수는 2017년보다 2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서울 소재의 주택 증여 건수는 전년대비 66.7% 증가했다. 매일경제는 급증한 2018년도의 주택 증여 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전인 3월과 보유세 인상 논의가 시작된 6월에 증여 건수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부동산 증여가 급증한 이유에는 위에서 살펴봤던 상속보다 증여가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지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정책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공시지가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승을 추진하고 있어 부동산에 부과되는 세금의 증가폭이 크다.

또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부동산 거래 시장이 침체되어 다주택자가 부동산을 매도하려 해도 매입할 사람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도 시세차익의 60%에 달해 매도한다해도 큰 메리트가 없다.

부동산 증여가 증가한 데에는 위에서 언급한 현금 증여액이 일정량에 도달했다는 것,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그리고 그들의 자녀가 사회활동을 할 연령에 도달했다는 것도 포함된다. 퇴직하여 고정적인 수입을 잃게 된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에게 소유한 주택을 증여하고 1주택자가 되어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베이비붐의 자녀가 성장해 생활을 하는 시기라는 점도 증여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부동산은 수억 원에 달하는 재물로, 증여세 부담이 크며 취득세도 공시지가의 4%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미성년자나 수입이 없는 자녀가 증여받기에 세금 부담이 크다. 그러나 고정수입이 있는 자녀는 부족한 금액을 부모로부터 차용해 매달 용돈 대신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라도 부동산 증여에 대한 세금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

상속이나 증여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부의 대물림’에서 ‘경제성장’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상속세율은 여전히 OECD 36개국 중 최상위권에 위치한 상황이다. 기회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국가가 상속세를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국가의 세수 활용이 기회의 불균형을 바로잡는데 큰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이번 부동산 증여 대란은 그런 움직임 중 하나는 아닐까.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