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살기 좋은 곳의 부동산은 그만큼 높은 가격에 시세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부동산 가격이 높은 걸로 유명한 서울의 부동산은 7~8평의 원룸도 전세 1억 원을 넘어선다. 강남권은 원룸이 10억 원을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2019년 기준 신입사원 10명 중 4명은 30대다. 2016년 10명 중 3명이 30대였음을 고려하면 취업연령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된다. 결혼 업체 듀오웨드에 따르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6.2세, 여성 33세로 나타났다. 30세에 취업한 남성이 매달 130만 원 적금을 들고, 36세에 결혼한다고 가정할 시 그의 저축 원금은 1억 800만 원에 불과하다.

배우자가 같은 조건이라면 이들 부부는 2억 2000억 원 내외의 결혼자금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2018년 서울 집값 평균은 7억 원으로 대출을 포함해도 평균치의 집을 구하긴 어렵다. 때문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소위 가성비 있는 지역이 신혼집으로 뜨고 있다. 어떤 지역일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는 매립지 위에 세워진 신도시다. 대한민국의 국제 허브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이 진행된 이 도시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으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본래의 의도와 달리 외국자본의 유입이 적은 데다가 신도시 특성상 잦은 공사와 적은 인프라 등으로 사람이 살기에는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어 침체를 면치 못했다.

잊힌 듯싶었던 송도 신도시였지만, 그동안 송도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해외 기업의 유치에 실패한 대신, 국내 기업이 다수 입주하기 시작했고 교육, 교통, 상업 환경 등의 기반 인프라가 자리 잡았다. 교육 시설로는 연세대학교 국제 캠퍼스를 비롯, 국립 인천대학교, 한국 뉴욕주립대학교, 조지메이슨 대학 송도 캠퍼스와 같은 대학교가 다수 송도에 자리를 잡았으며 중고등학교도 다수 개교했다.

송도는 인천 중 서울과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북쪽으로 제2경인고속도로, 남쪽으로는 77번 국도, 인천지하철 1호선 등으로 교통이 개선되어 이동이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2021년 준공 예정인 복합 쇼핑몰 ‘타임스페이스’에 CGV가 입점하고 ‘롯데몰 송도’에도 롯데시네마 입점이 확정되는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에 입주한 메가박스까지 포함하면 인천지역에서 동 단위로 영화관이 많은 지역 2위가 된다.

본래 계획했던 외국자본 유치에 실패하면서 부동산 폭락을 경험했던 송도지만, 최근에는 인프라가 개선되고 국내 기업이 다수 입주하는 등 거주 환경 또한 개선되었다는 평가다.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송도 거주자라 밝힌 한 네티즌은 “와이프가 만족하고 있습니다. 신도시라 깨끗하고 교육 환경도 괜찮고요. 단, 서울에서 너무 멀어서 서울 가려면 힘듭니다”라며 송도가 살기 좋음을 어필했다. 지속적인 호재로 송도의 집값은 평당 1000만 원 전후까지 떨어졌던 과거와 달리 1400만 원대까지 상승했다.

2. 부산 센텀시티

일반인 공모를 통해 명칭이 결정된 부산의 센텀시티는 부산에서 손꼽히는 기업 밀집 공간이다. 부산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핵심 사업으로 진행된 센텀시티는 정보, 업무, 관광, 상업, 주거,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을 갖춘 미래 복합형 도시이기도 하다.

신세계 센텀시티와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등 쇼핑시설이 위치하고 있으며, 벡스코(BEXCO), 영화의 전당, 부산 시립미술관, 신세계 문화홀 등 문화 시설도 풍부해 쇼핑 등의 여가생활 콘텐츠가 풍족하다. 부산 도시철도와 동해선이 각각 2개씩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이 편리하지만, 무엇보다 도로교통이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센텀시티는 원동 IC, 광안대교, 수영교, 좌수영교, 수영2호교와 연결되어 있어 도로를 통한 이동이 편리하다.

학군도 부산에서 좋기로 유명하다. 센텀시티 중 벡스코 역 인근에는 해강초등학교와 해림 초등학교, 강동 초등학교가 각각의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있으며 멀지 않은 곳에 해강중학교, 해강 고등학교, 해운대공업고등학교, 부산 국제외국어 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센텀 역 인근에는 북쪽으로 센텀초등학교, 남쪽으로 센텀 중고등학교가 위치해있다.

센텀시티는 주거 중심으로 건설되어 부촌으로 부상한 마린시티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부산의 부촌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마린시티와 달리 상업 지구와 주거지구가 공존하는 센텀시티는 각종 시설의 이용과 교통에 있어 강점이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 풍경이 멋진 센텀시티는 온천까지 있어 살기 좋은 동네로 선정되었다.

3. 성남 판교신도시

2기 신도시이지 테크노밸리 유치로 경제적 자립까지 성공한 판교는 신분당선과/경간선이 있어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신분당선 판교역 기준 13분 내에 강남역에 도착할 수 있다. 2009년 혁신학교인 보평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풍부한 교육 환경을 가진 판교는 3040대 강남 학부모들도 다수 이주할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다.

판교의 장점 중 하나는 일자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테크노밸리에 다음 카카오, 네오위즈, 넥슨 등의 IT기업들이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맞은편에 조성되는 제2의 테크노밸리를 비롯해 제3테크노밸리까지 조성되고 있어 판교지역에만 14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다.

지하철을 제외한 도로 교통은 어떨까. 판교는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동판교, 서판교로 나뉜다. 이중 동판교에는 판교역이 위치해 있으며 고속화도로 등이 갖춰져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뽑힌다. 대신 서판교는 거주환경이 좋다. 금토산과 운중천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자연친화적이며 타운 하우스, 고급 단독주택의 비중이 높다.

직주근접성, 환경, 인프라, 강남과의 접근성 등에서 뛰어난 판교는 학원가와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이외에는 살기 좋은 신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위의 신도시들의 공통점은 다른 신도시와 달리 일자리 자급자족이 가능하여 배드타운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굳이 서울에 가지 않아도 서울과 같은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신도시의 발전이 높은 서울의 인구밀도를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