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얼마 받았냐?”

명절을 지난 학생들이 나누는 흔한 대화다. 어지간하면 20만 원 이하로 고만고만한 용돈을 받아온 가운데, 꼭 한 명 튀는 친구가 있다. 가볍게는 몇백만 원에서 크게는 몇천만 원까지 용돈을 받았다. 카페를 창업해 성공한 한 대표는 21살까지 저금한 용돈 4000만 원으로 창업했다고 언론매체에서 밝힌 바 있다. 이는 14년 동안 매달 24만 원 적금한 수준이다.

부모님 혹은 친인척이 주는 용돈은 이처럼 집안 경제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누군가에게 한 달 용돈에 불과한 그 금액이 누군가의 부모가 평생 모아 증여하는 돈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일정 금액 이상의 용돈은 용돈을 가장한 증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용돈으로 인정받는 금액은 대체 얼마인지, 혹 탈세는 아닌지 조금 더 알아보자.  

1. 증여세 부과 대상

국세청은 증여세를 ‘타인으로부터 재산을 무상으로 받은 사람’이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세금으로 분류하고 있다. 단, 비과세 한도와 비과세 대상을 두어 증여세 부과에 제한을 두고 있다. 비과세 한도는 배우자는 6억 원, 직계가족의 경우 10년간 미성년자는 2000만 원, 성인은 5000만 원이며, 이외 친족은 1000만 원이 증여세 면제 한도이다. 

비과세 한도를 넘은 금액에 대해서는 액수에 따라 10~50%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증여는 현금뿐만 아니라 주식, 부동산 등의 재산도 포함되며, 증여재산의 평가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가 기준이 된다.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은 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이며, 신고 기간을 넘길 경우 최대 40%에 달하는 가산세가 추가 부과되고 ‘증여세 납부 불성실 가산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세법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주고받는 돈을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세뱃돈으로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자산 증식에 활용할 경우, 증여로 판단되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렇다면 용돈이나 생활비는 어떨까?

2. 용돈은 증여일까?

조부모나 부모가 자녀, 손자에게 건네는 용돈은 무상으로 타인의 재산을 취득하는 것으로 증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미성년 자녀에게 월 30만 원씩 용돈을 주었다고 가정하면 10년 동안 3600만 원을 증여한 것으로 2000만 원의 비과세 한도를 초과한다. 증여세는 받은 사람이 납부하는 것이니 국가에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대다수의 자녀는 자라면서 자연히 탈세를 해온 것이 된다. 

그러나 자녀의 용돈은 대부분의 경우 비과세 대상이며 그 금액이 큰 경우에도 부모의 재산을 고려해 용돈으로 인정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건네는 용돈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비과세 대상으로 분류된다. 부자 부모가 자식에게 월 몇백만 원의 용돈을 주고, 미성년 자녀가 그 돈을 사용해도 증여세가 붙지 않는 이유가 이때문이다.

용돈이 비과세임을 활용한 증여, 상속세 회피 방법도 있다. 취업한 자녀의 수익을 모두 저축, 투자하는데 활용하고 그 자녀의 생활비를 부모의 용돈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이는 장래에 상속하거나 증여받을 재산을 용돈의 개념으로 미리 수령하고 수익을 보전하여 상속, 증여세를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편법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소득 있는 성인 자녀에게 지급한 용돈은 특별한 경우를 제하고 대부분 증여세 과세 대상이다. 

3. 생활비도 증여인가

생활비 명목으로 받는 용돈은 어떨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생활비, 교육비, 용돈, 결혼 축의금 등을 비과세 대상으로 정했으며 그중 생활비를 ‘필요 시마다 직접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증여로 취득하는 재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활이 어려울 때 부모나 친인척에게 생활비 지원을 받을 때도 증여세를 내야 할까. 

생활을 위한 용도로 경제적 지원을 받을 때는 생활비가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 생활비를 모아 저축, 주식, 부동산 등에 활용했다면 이는 과세대상이다. 같은 이유로 아버지가 자녀에게 생활비로 사용하라 준 신용카드로 자녀가 자동차, 보석 같은 사치품을 매입하는 일 역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세법은 증여세의 비과세 대상에 대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자녀의 용돈은 부모의 재산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있지만, 용돈을 받은 자녀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증여세 과세와 비과세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