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은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시끄러운 윗집과 말다툼 끝에 폭력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최근에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여러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공동주택이라면 배려하는 생활태도로 이웃에 주는 피해를 줄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아파트 구조에 따라 작은 생활 소음도 크게 들릴 수 있다. 그런다면 층간 소음이 덜한 아파트를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다.

층간 소음의 종류와 기준


접수된 민원 건수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층간 소음 원인은 아이들의 뜀박질, 발걸음(72.7%)이다. 망치질이 4.2%, 가구를 끌거나 찍는 행위가 3.3%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에는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리, 악기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 대화, 동물 소리 등이 순위에 올랐다.

법적으로 ‘층간 소음’이 되려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직접 충격 소음의 경우 1분 동안 소음을 측정하여 등가소음도가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는 43데시벨, 그 이후의 야간에는 38데시벨 이상일 경우 층간 소음으로 인정된다. 또한 모든 형태의 주택에서 층간 소음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은 4층 이상, 아파트는 상가를 제외한 주택 공간이 5층 이상 되어야 층간 소음 여부를 따질 수 있다. 건축법상 업무시설에 포함된 오피스텔은 주거 목적이더라도 공동주택으로 인정받지 못해 층간 소음 분쟁 조정이 어렵다.


아파트 구조에 따른 소음의 정도


연식이 오래된 건물일수록 층간 소음이 심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1980년대 중반까지 지어진 ‘기둥식 구조’의 건물은 소음이 보와 기둥으로 분산되어 층간 소음이 덜한 편이다. 비용 문제로 80년대 후반부터 주로 사용된 ‘벽식 구조’일 경우 기둥식 구조에 비해 소음이 아랫집에 더 잘 전달된다.

층간 소음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2010년대 중반부터는 기둥식 구조로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파트를 계약하기 전 관리사무소·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문의해 아파트의 구조를 미리 확인한다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슬래브 두께, 차음재 사용 여부도 고려


바닥 두께도 물론 소음 차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량 충격음 기준이 처음 생긴 것은 2005년 7월로, 벽식 구조 아파트의 바닥에 까는 슬래브(철근 콘크리트 바닥 구조) 두께 기준이 21cm로 늘어난 것도 이 때다. 2005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들은 슬래브 두께가 12~18cm 사이로 얇아 소음이 한층 더 크게 전달되었다. 또한 최근 짓는 아파트들은 최대 27cm까지 슬래브 두께를 늘리는 추세이다. 바닥의 두께는 발을 굴러보면 알 수 있다. 양해를 구하고 바닥에 발을 굴러봤을 때 만일 진동이 전체적으로 느껴진다면 바닥 두께가 얇은 편일 가능성이 높다.

차음재를 넣었는지도 소음 정도에 차이를 가져온다. 슬라브가 얇더라도 성능 좋은 차음재를 설치했을 경우 소음이 대폭 줄어드는 사례가 있다. 래미안 퍼스티지의 슬라브 두께는 18cm에 불과하지만 성능 좋은 차음재를 넣어 경량 충격음 1등급, 중량충격음 3등급 판정을 받았다.


집 볼 땐 저녁에 방문, 이해와 배려도 중요해


집을 구할 때는 채광 등을 보기 위해 낮에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소음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저녁에 들러 보는 게 더 효과적이다. 낮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집에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저녁에는 하교·퇴근한 가족들이 모두 집에 모여 층간 소음이 발생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해가 진 뒤 주변의 치안이나 밝기를 보기 위해서도 저녁에 한 번 더 들러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좋은 구조의 아파트를 섬세하게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론 첫 번째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이다. 슬래브가 얇은 벽식 구조의 아파트에 입주했다면 바닥에 매트나 카펫을 깔고 가구의 바닥이나 바퀴 부분에 소음방지 패드를 붙이자. 집안의 모든 공간에 매트를 까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슬리퍼를 신고 생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늦은 밤 시간이 아닌 이른 저녁이나 낮 동안의 소음에는 조금 관대한 마음을 갖는다면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