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역에 가면 반드시 먹어보아야 한다는 명물들이 있다. 보통은 섬이나 바닷가에서는 해산물을, 내륙 지방에서는 육류를 먹는다. 하지만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막강한 이름값을 뽐내는 식당들이 있다. 작게 시작했지만 한자리에서 꾸준히 영업한 결과 이제는 여느 기업 부럽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 이들 식당들은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들르고 싶어 하는 필수 코스가 된다. 오늘은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두루 사랑받는 오래된 식당들에 대해 알아보겠다.

부산에서 고기 먹기, 해운대 소문난 암소 갈비집


부산에 놀러 가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라면 싱싱한 생선회를 먹을 수 있는 바닷가 횟집이나 랍스터 포장마차, 시원한 복국을 먼저 떠올린다. 육류 중에서는 돼지국밥 정도가 제일 먼저 손에 꼽힐 것이다. 하지만 굳이 부산까지 와서 소갈비를 맛보는 이들도 있다. 부산 맛집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빠지지 않는 소갈비 집, ‘해운대 소문난 암소 갈비집’이 그들이 바다에 와서 고기를 찾게 되는 이유다.

해운대 소문난 암소 갈비집은 그 이름처럼 해운대에 자리 잡은 소갈비 집이다. 1964년 문을 연 이래로 55년 동안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 갈빗집은 현재 초대 창업주 윤석호 옹의 장남 윤성원 씨가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윤석호 씨는 동래 온천장의 유명한 요리사로, 갈비에 다이아몬드 칼집을 넣는 기술을 처음 선보인 사람이다.

현재 영업 중인 자리에서 방 3개로 단출하게 시작한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는 그 이름에 걸맞게 입소문을 빠르게 탔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사람들의 부산 방문이 수월해지고 80년대 들어 외식산업이 크게 성장하자 식당 매출은 더욱 크게 늘어났다. 현재는 내부를 확장했을 뿐 아니라 부속 건물도 지었고,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들의 차를 소화하기 위해 주차장도 넓게 텄다. 이 식당은 ‘수요미식회’ 부산 편에도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가수 이현우, 쌈디 등은 고기는 “정말 맛있지만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먹는 데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10년은 단골 명함도 못 내민다는 인천 삼화정


중소벤처기업부는 30년 이상 된 음식점·도소매업체 중에서 잠재력이 있는 가게를 발굴해 ‘백년가게’로 키워내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천의 생등심·해장국 전문점 ‘삼화정’도 백년가게로 선정된 바 있다. 37년 동안 인천시 남동구 간석 오거리를 지켜온 이 가게에서는 10년 동안 드나든 손님도 ‘단골’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20년, 30년을 꾸준히 다닌 손님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의 인터뷰에서, 안숙자 대표는 처음 식당 문을 열었을 무렵에는 주변이 허허벌판이라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을지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무색하게, 삼화정에는 대를 이어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인천 시청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시청 직원들이 자주 찾았고, 그들의 딸, 아들들도 삼화정의 단골이 되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삼화정은 주방 식구들, 홀 서빙 직원들도 단골 못지않게 오래되었다. 주방장과 실장은 함께 일한 지 25년이 되었고, 홀 직원들 중에는 20년 이상 된 이들이 많다.

이 정도로 성공했으니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수입을 늘려보고 싶을 법도 한데, 들어오는 제의를 안 사장은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질 좋은 고기의 양은 그리 넉넉지 않고, 아무래도 지점이 많으면 관리가 잘되지 않아 ‘삼화정’의 이름이 퇴색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다. 변치 않는 맛을 지키고픈 안숙자 대표의 마음은 손님들에게 잘 전해졌고, 그는 인천시로부터 표창까지 받았다.

대구에서 출발한 캐주얼 레스토랑, 미즈 컨테이너


위 소개한 식당들보다는 그 역사가 짧지만,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는 오래된 대구 출신의 외식 브랜드도 있다. 1997년 대구대학교 내 학생식당에서 출발한 ‘미즈 컨테이너’가 그 주인공이다. 느끼하지 않은 ‘샐러드 스파게티’와 스푼으로 떠먹는 ‘떠먹는 피자’ 등 독특한 메뉴, 손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접객 방식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에도 진출했다. 여전히 대구대 학생회관에 매장이 있으며, 전국에 12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즈 컨테이너의 이창희 대표는 역시 대구에서 시작해 크게 성공한 ‘서가 앤 쿡’ 이성민 대표와 손잡고 일본 가정식 프랜차이즈 ‘토끼정’도 론칭한다. 직영으로 운영하던 미즈 컨테이너의 가맹점 사업도 두 사람이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고집 센 가게, 경주 외바우


1968년 가게 문을 열어 2대 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경주의 외바우는 한우, 한돈 구이와 매운 철판 볶음류를 판매하는 한식당이다. 송순주 현 대표의 모친이 창업한 ‘일성 식당’이 외바우의 모태이다. ‘정직하게 기본을 지키며 외길로 간다’는 뜻의 가게 이름은 외바우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한돈·한돈을 고집한다는 이 식당은 50여 년 동안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외바우 역시 삼화정처럼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 가게’로 선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2012년에는 경상북도지사 인정 맛집 으뜸 음식점으로 지정되었다. 이 외에도 원산지 표시 우수업체, 모범업소, 창업도우미 등으로 지정될 만큼 훌륭한 경영을 이어온 외바우는 이웃 도시 포항에 지점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