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의 실내와 분리된 추가 공간은 일상을 한층 깔끔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분리수거함이나 빨래걸이처럼 보기 싫은 물건들을 보관할 수도 있고, 의자와 테이블을 가져다 놓고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독서를 하거나 퇴근 후 맥주 한 잔을 만끽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공간을 부르는 적절한 명칭은 대체 무엇일까? 많은 한국인들이 혼용하는 ‘베란다’와 ‘발코니’, 그리고 ‘테라스’는 각각 어떤 형태의 공간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겠다.

계단형 건물에서만 가능한 ‘베란다’


베란다는 건물의 전면과 측면에 붙어 있는 옥외공간을 뜻한다. 발코니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베란다의 바닥이 곧 아래층의 지붕이라는 점인데, 이런 특성상 아래층의 면적보다 위층의 면적이 작은 건물에서 가능한 공간이다. 즉, 위층의 실내공간을 제외하고 남은 아래층 천장 면적만큼 이 베란다의 바닥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성냥갑처럼 전면과 측면이 매끈하게 생긴 아파트에 ‘베란다’는 있을 수 없다. 우리가 흔히 아파트 베란다라고 부르는 공간은 ‘폐쇄형 발코니’로 보는 것이 맞다. 물론 위층 면적이 아래층보다 좁은 계단식 형태의 아파트나 주택, 빌라에는 베란다가 존재한다. 이런 건물들은 건축물의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바닥면적의 비율), 일조권에 의한 사선 제한 때문에 지어진다.

외벽에 부가적으로 설치하는 ‘발코니’


베란다와 달리 발코니는 건축물의 외벽에 접하여 부가적으로 설치하는 공간이다. 계단식이 아닌 매끈한 벽면에 코처럼 튀어나와 있는 공간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발코니’인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이 로미오의 고백을 받는 장소 역시 발코니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위아래 공간 면적의 차이가 없는 대부분의 한국 아파트에 있는 것은 발코니이지만, 줄리엣의 발코니와 달리 유리나 벽으로 막아둔 폐쇄형 발코니인 경우가 많다. 개방형 발코니는 볕이 잘 들고 환기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물건이 상하거나 날아가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폐쇄형 발코니는 탁 트인 느낌은 덜하지만 세탁실·다용도실로 활용이 용이하다.

여유를 즐기는 널찍한 공간, 테라스


베란다와 발코니보다는 덜 혼동되는 편이지만, 테라스의 개념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흔히 말하는 카페의 테라스 공간을 생각하면 이해가 조금 쉬울지도 모른다. 테라스는 거실이나 주방, 그러니까 실내 공간에서 직접 나갈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발코니나 베란다에 비해 면적이 넓다. 그래서 의자와 테이블 등을 두고 일광욕을 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용도로 자주 사용된다.

테라스에는 지붕이 없는 것이 보통이지만 파라솔이나 어닝 등을 활용해 뜨거운 햇빛을 차단한다. 실내 바닥보다는 20cm 정도 낮게, 실외 바닥보다는 살짝 높여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확장 공사, 무엇이 불법일까


대한민국에서 ‘발코니 확장’은 합법이다. 그러나 ‘베란다 확장’은 불법이다. 발코니와 베란다의 차이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베란다 확장이 불법인 이유는, 베란다 공간은 위층의 지붕이기 때문이다. 층간에 생긴 공간의 적법한 소유주가 아닌데 벽을 세우고 지붕까지 덮는다면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 베란다가 발생하는 데는 이유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일조권 때문에 일부러 계단식으로 지었는데, 이를 막아 자기 공간으로 사용해버리면 남의 일조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베란다 불법증축에 대한 이행강제금은 현재 소유주에게 부과되므로, 계단식 건물을 매수하기 전에 반드시 불법 확장한 공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아파트의 폐쇄형 발코니는 엄연한 발코니이므로 확장이 가능하다.

또 한 가지 아파트에서 확장하면 안 되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피트 공간’이다. 지난 8월 창원 중동 유니시티 아파트에서 피트 공간 확장 공사 중 벽이 무너져 작업자가 깔려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피트 공간은 베란다도, 발코니도 아니다. 지하부터 맨 위층까지 각종 설비와 배관이 설치되어 있고 이것들을 유지·보수하기 위해서,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와 불길의 통로로서 꼭 필요한 공간이다. 통상 9~16m²의 면적을 차지하는 피트 공간은 아파트 전체를 관통하므로 중간에 틈이 생기면 큰 사고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건축법·공동주택관리법상 피트 확장은 엄연한 불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