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인생은 어렵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이의 절규를 들어본 적 있는가. 그 언론인은 매일 출근길이 피곤한 이유를 살기 때문이라 결론냈다. 빽빽하게 콩나물처럼 직장으로 배송되는 가운데 서로의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는 참아야 하는 분노도 지하철에 탄 누군지 모를 사람에게는 한결 쉽게 표출할 수 있다.

신림에서 이미 가득 찬 것 같던 전철은 서울대입구역에서도 꾸역꾸역 사람을 집어삼킨다. 향수부터 각종 비누, 씻지 않은 냄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눈을 감고 감내하거나 신경을 다른 쪽으로 몰아가는 수밖에 없다. 한창 지옥철을 겪고 나면, 이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건 자연한 본능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번 서울대입구역의 저렴한 월세를 맛본 이상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가 쉽지 않다. 다방에 따르면 서울에서 관악구는 2번째로 월세가 저렴한 지역이다. 실제로 서울대입구역은 2호선임에도 타 지역보다
저렴하다. 학군도 괜찮고 상권도 업무지역으로 출퇴근도 용이한 서울대입구역의 월세가 저렴하다는 건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보자. 

1. 너무 많은 원룸

우선은 공급 과다가 문제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을 항공뷰로 바라보면 온통 원룸 건물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업무지역인 데다가 서울대생이 거주하다 보니 임대건물이 계속해서 들어섰던 것이다. 그 덕분에 서울대입구역 인근은 언제나 공실로 가득하다. 공실 적어야 월세를 올릴 텐데 대체할 곳이 많다 보니 월세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2. 박리다매 방식의 임대업

서울대입구역 인근의 원룸을 둘러보면 10p 이하의 숫자가 적힌 매물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10p는 10평을 의미하는 것으로 33m²에 불과하다. 작은 평수의 방이 많으니 그만큼 평균 월세 금액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평균 원룸 월세는 33m²(10평) 이하를 기준으로 잡기에 작은 평수의 비중이 높을수록 평균금액이 낮아지게 된다. 

3. 노후 건물

서울대입구역 사거리 대로변에는 신축 오피스텔 등 상가 빌딩이 위치해 있지만, 그 뒤로는 낙후된 주택가가 펼쳐져 있다. 주택들이 빼곡히 틀어있고 신축 건물이 드문 탓에 서울대입구역 인근의 주택들은 노후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해당 주택들은 매입보다는 임대에 이용되는 건물로 주기적으로 사용자가 들어오고 나감에 따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4. 서울대 저 멀리 역

서울대입구역의 별명의 ‘서울대 저 멀리 역’이다. 실제 서울대까지는 1.8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자가용으로는 5분 거리이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서울대학교 후문까지 최소 26분 소요된다. 도보로 이동할 경우 정문까지 거리는 2.22km로 약 27분 소요되지만, 큰 언덕이 위치해 있는 등 이동에 난항이 많다. 

5. 착시효과

서울대입구역이 위치한 관악구는 보증금 1000만 원으로 조정 시 2019년 2월 기준 평균 월세가 3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주요 대학가 중 38만 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동작구 다음가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는 관악구 전체의 평균 월세로 실제 서울대입구역과 인접한 원룸의 월세는 여타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은 강남 등 2호선 출퇴근 직장인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으로 월세가 인근 지역보다 높다. 또한 서울대는 좋은 학군을 거쳐서 도착하는 곳으로, 서울대가 있다고 학군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명문 중고등학교와 학원가가 없는 관악구는 학군이 좋다 보기 어렵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