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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증가한 11.3%를 기록했다. 서울 대표 상권 역시 공실을 피하지 못했다. ‘경리단길’로 유명세를 치렀던 이태원의 지난해 공실률은 21%를 넘기며, 이미 과거의 명성을 잃은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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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상가 투자에도 찬바람이 분 건 마찬가지다. 서울 주요 핵심 상권보다는 낮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지만, 핵심 상권에 들어서면 빈 점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돈이 모인 곳’이라는 평을 듣던 청담동 명품 거리도 불 꺼진 점포로 인해 투자자들의 한숨만 늘어갔다. 그런데 최근 청담동 명품 거리에 새로운 브랜드가 연이어 입점 계약을 하고 있다. 청담동의 부활을 꿈꾸게 한 빌딩들의 정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명품거리 곳곳에 붙은 ‘임대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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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명품거리가 공실이라는 설욕을 겪은 건 임대료 탓이 크다. 실제로 청담동 명품거리 메인 도로 인근의 임대료는 월 5000만 원~1억 원에 달한다. 6층 빌딩 전 층을 빌리면 임대료는 월 2억 원, 보증금만 무려 50억 원이다. 공실이 계속되자 콧대 높던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내리기 시작했지만 입점 문의는 늘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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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최근 몇 년간 소비 습관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할인율이 높은 온라인 스토어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또한 명품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명품거리에 입점한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명품거리를 꽉 채웠던 브랜드들은 적자로 인해 하나둘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브랜드 세대교체로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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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기운이 맴돌던 명품거리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건 올해 2월부터다. 끌로에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뒤이어, 샤넬이 명품 거리에 국내 최초로 단독 매장을 열었다. 명품 빅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은 리모델링을 통해 확장 공사에 나서며 청담동 명품거리와의 의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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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적자로 철수했던 브랜드의 자리에도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청담동을 떠났던 에스까나 자리에는 막스마라가 입점해 있으며, 밀라노와 제롬 드레이퓌스 빌딩은 반 클리프 앤 아펠이 차지했다. 두 브랜드 모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청담동 명품거리에서의 성적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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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도 명품 거리를 선택했다. N21은 청담동 명품거리에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신흥 명품의 상징으로 떠오른 오프 화이트는 이미 지난해 청담동에 입점하여 1020세대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는 중이다.

변하지 않는 청담동 명품거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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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인기 명품 브랜드가 청담동을 찾는 이유는 명품거리가 주는 ‘상징성’때문이다.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온 청담동 특유의 ‘부촌’ 타이틀 덕분에, 브랜드는 명품거리 입점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럭셔리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이 이미지 자체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기 때문에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국내 첫 진출로 청담동을 가장 먼저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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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브랜드가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입점한 것도 청담동의 특징 중 하나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이 몰려있는 것은 물론, 다른 지점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다양한 브랜드가 명품 거리에 모여있어 쇼핑을 즐기기도 편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은 명품을 사기 위해 청담동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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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빅브랜드와 함께 신규 브랜드 입점으로 공실을 메우고 있는 청담동 명품거리. 새로운 브랜드의 대거 등장으로 인해 인근 상권도 임차 대기 수요로 부활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청담동 명품거리가 ‘명품의 메카’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