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보다 이게 나은데?’

오늘도 친구는 로또를 산다. 자동이다. 어차피 커피 한잔 값이란다. 이후 함께 커피를 사고, 담배를 산 뒤 저녁에 맥주를 한잔했다. 로또 결과 또한 별 볼일 없다. 그렇게 친구는 웃으며 다시 로또를 산다. 당첨 여부보다는 운 좋게 다가올지 모르는 행운을 기다리는 셈이다.

친구가 매일 5000원씩 로또를 사는 와중에 뉴스는 청약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쪽도 일종의 로또다. 한동안 매물을 찾기 힘들었던 삼성의 래미안부터 푸르지오 롯데캐슬 등 메이저 건설사의 브랜드 이름이 오고 간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라는 점이 눈에 띈다.

당첨되기가 로또만큼 어렵다고 하지만, 실제 당첨 확률은 로또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형성되는 만큼 당첨만 되면 수억 원대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1123:1의 경쟁률까지 보였다고 한다. 대체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 건지, 조금 더 알아보자.

1.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사당 3구역을 재건축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이 2019년 8월 청약 접수를 마치며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89가구에 접수된 통장의 개수는 무려 1만 8134로 최고 경쟁률은 1123 대 1, 평균 경쟁률은 203 대 1을 기록했다.


본래 재건축 조합 측은 3.3㎡당 3000만 원 초반에 분양가를 제안했으나 HUG의 분양보증 거절로 2800만 원대로 낮추어야 했다. 그러나 호갱노노의 자료에 따르면 사당동의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의 3.3㎡당 시세는 3600~3800만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8년 입주한 래미안 로이파크가 3.3㎡당 3800만 원의 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비추어 볼 때 3.3㎡당 1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2. 래미안 라클래시

삼성동의 상아 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는 올해 서울 청약 아파트 중 2위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투유에 따르면 래미안 라클래시의 분양 112가구에는 1만 2890개의 청약통장이 모였다. 특히 84㎡에서는 144.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 원이다. HUG의 분양보증을 받은 상황으로 전용 71㎡과 84㎡의 분양가만 14억 원, 16억 원 전후이다.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분양가의 8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해 최소 1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 그럼에도 인근 단지의 시세가 20~25억 원이기에 5~10억 원 이사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몰렸다.

3. 송도 국제 E5 더샵 센트럴파크 3차

송도 국제도시에 분양된 송도 국제 E5 더샵 센트럴파크 3차는 258가구를 모집하는데 5만 3181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06.13 대 1 이었다. 33가구를 모집한 80㎡에만 2만 4871개의 통장이 모여 14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경쟁률이 높은 이유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 노선(GTX-B)의 예비 타당성 통과가 지목된다. 투자수요가 몰린 데다가 예비 타당성 분양가 상한제를 앞둔 선점 움직임이 몰린 것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송도 개발 및 기업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수요를 높였다.

분양가 상한제는 10월 시행 예정이다.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까지 정부가 상한제를 통해 규제하는 것이다. 그간 정부는 HUG 분양보증을 통해 간접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해왔으나 보다 직접적으로 규제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분양가 상한제 시행지역과 적용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입장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가적으로 조합원의 분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 재건축, 재개발 주축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재건축 사업뿐만 아니라 추진 중이던 사업이 중단, 연기되어 주택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또 청약이 이제 시작 단계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