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사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사모펀드와 M&A이다. 다소 무거운 사건사고에 언급되는 단어인만큼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여기에 M&A는 아름다운 아트디렉터와 같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는 7번이나 실패를 반복하던 쌍용건설부터 웅진코웨이 매각까지 굵직굵직한 M&A를 성사시킨 M&A 전문가다. 그가 생각하는 국내 M&A 상황은 어떨까? 그로쓰힐자산운용 PE 본부의 이재호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라는 오해

▶ M&A란 정확히 무엇인가?
“보통 사람들은 ‘어떤 회사가 회사를 매각한다, 인수한다’와 같은 기사로 M&A를 접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M&A가 마치 부정적인 행위를 하는 조직처럼 비춰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풀어서 설명하면 M&A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개인의 전략에 의해서 회사를 팔고 사고, 서로 뭉치기도 하는 것이다. 회사를 분할시켜 다른 곳에 매각하기도 한다. 이게 바로 M&A다. 회사 주주들과 경영진이 합의 하에,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해 선택한 일종의 전략적 행위라 보면 된다.”

▶ 국내서도 M&A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나?
“상당히 활발해진 편이다. 미국과 유럽을 예시로 들면, GDP의 10% 정도 해당하는 거래가 있어야 M&A시장이 활발하다고 본다. 한국은 이 정도까지 성장하진 못했지만 과거 1%도 채 되지 않던 시장이 향후에는 4~5%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M&A가 활발해져 국내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딜이 이뤄질 것 같다.”

▶어떤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가?
“기존에는 제조업, IT분야가 가장 활발했다면 지금은 콘텐츠,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에서 M&A가 성사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경제 상황상 제조, 자동차 업계 쪽에서 매각이 가장 많이 이뤄지기는 한다. 회사의 성장률로 따지면 성숙기 회사가 30~40%, 구조조정 관련 회사가 20~30%, 그리고 나머지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M&A라고 보면 된다.”

7번 넘어졌던 쌍용건설 딜 성사시켜

▶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이 있나?
“아무래도 쌍용건설 거래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다양한 주관사가 매각 시도를 하긴 했지만 7번이나 실패했다. 쌍용 건설의 상황도 적자 상태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주 잔고가 많이 남아있는 편이었다. 쌍용건설의 기술력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재무재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기업이라면 언젠가 인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다. 결국 8번째 시도 끝에 쌍용건설을 두바이 투자청에 매각할 수 있었다.”

▶ 쌍용건설이 7번이나 매각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매각 당시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때라 건설업에 대한 평도 나빴다. 쌍용건설은 수주 실적은 계속 하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손실은 커져만 같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보니 회사 사정도 안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매각을 계속 시도하기는 했으나, 국내에서는 쌍용건설을 쉽게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기업이 얼마되지 않았다. 그래서 거래가 쉽게 풀리지 않은 것 같다.”

▶ 성사가 되지 않은 딜도 많은 편인가?
“제대로 된 M&A를 한 건 성사시키기 위해선 수차례 딜을 취소하거나, 취소를 당할 수 밖에 없을 때가 많다. 안되는 딜도 많기 때문에 딱 꼬집어 어떤 딜이 잘 안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만큼 M&A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한 비즈니스라는 점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전문가가 알려주는 M&A 성공 전략

▶ 양도인과 양수인에게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은?
“일단 양수인의 입장에 섰을 때는 최대한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게끔 협상하는 게 가장 좋다. 반대편에 섰을 때는 회사를 최대한 비싸게 매각해줘야 하기 때문에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회사의 좋은 점을 부각시키고, 안 좋은 점은 잘 포장해 매각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 어떻게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나?
“회사의 비용 구조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회사에서 실질적으로 불필요한 비용과 인력은 절감하는 게 좋다. 과감한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수익은 극대화하고, 비용은 낮춰 영업 이익을 끌어올리면 저절로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어떻게 보면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곧 매출을 상승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 딜을 성사시키는 이재호 이사만의 스킬이 있다면?
“딜을 확실하게 성사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런 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고객에게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 준비도 더 잘하게 되고, 모든 게 준비되었을 때 좋은 딜로 나아갈 수 있다.”

왜 M&A일까?

▶ 다른 직종의 사람들이 M&A 알고 있으면 어떤 점이 좋은가?
“M&A는 기업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라 생각한다. 실제로 기업 M&A 업무를 하는 사람들 역시 기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인물일 때가 많다. 그래서 M&A를 많이 알면 알수록 다양한 기업들이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고,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팔고 사는지를 알 수 있다. 즉 M&A를 알면 기업의 생존 전략과 향후 전략을 알 수 있다고 본다.”

▶ M&A 전문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일단 시장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M&A가 필요한 회사가 있는지, 어떤 회사가 M&A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을 사고 파는 절차이기 때문에 기업의 재무재표를 보고 사업계획을 추정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사실 하나만 잘한다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없다. 회계, 재무, 법률 지식을 폭넓게 알고 있으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매니지먼트 스킬을 보유하고 있으면 좋다. ”

▶ M&A 전문가, 연봉은 어느정도인가?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인 커리어를 가진 분들보다는 확실히 연봉이 높은 편이다. 중견급 이상으로 올라간마면 무조건 억 이상이라 보면 될 것 같다. 투자 은행은 몇 억 정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야근이 잦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M&A는 실제로 많이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 같다.”

▶ M&A 시장과 전문 인력에 대한 향후 전망은?
“개인적으로는 M&A 전문가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M&A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M&A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M&A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충원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본다.”

▶ M&A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M&A 전문가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분야도 많고, 계속해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회계·재무 지식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M&A 시장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고 거래 상황을 살펴본다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본다. 진입이 어렵지,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직업이다. “

이재호 이사의 말처럼 현재 국내에서 M&A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그간 M&A 시장을 부정하는 경향이 컸던 공정위 역시, 지난해부터 확연히 달라진 태도로 M&A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젠 남일이 아니다. 기업을 더욱 성장시키고 싶다면, M&A 주목해보도록 하자. 기회는 언제든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