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사실상 1가구 2차량 시대에 접어들었다. 2016년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차량 대수가 2000만 대를 넘어섰다. 생활수준 향상과 범용성 있는 메인 카 외에 자녀 통학 등을 위한 세컨드 카를 구매하는 가정의 증가가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거주공간은 이 같은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전에 건축된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축 아파트 또한 가구당 아파트 대수가 2대 미만인 곳이 대부분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가구당 주차 대수가 1.4~1.5면 적당한데 그 이하는 주차공간이 좀 부족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차공간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자동차 등록대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자동차 등록대수는 2280만 대에서 2019년 2344만 대를 돌파했다. 이처럼 자동차가 늘어남에 따라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던 아파트도 차츰 주차비를 만들거나 높이는 추세다. 그렇다면 1가구 다 차량은 얼마큼의 주차비를 내야 하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1대는 무료

아파트 1가구를 매입하면 오직 1가구의 면적만 매입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아파트 1가구에는 거주 면적 외에 복도, 계단, 주차장, 경비실, 노인정 등의 공동시설 면적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주차장 면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파트는 1개 가구당 1개 차량 주차비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1가구가 2, 3대 차량을 등록하는 경우가 늘면서 주차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관리소 측은 2대 이상의 차량 대수에 주차비를 높여 대응하고 있다. 한 아파트의 경우 1대까지는 무료지만 차량 3대부터 전 평수 동일하게 10만 원, 4 대 20만 원으로 통일해서 주차비를 받고 있다.

차량 2대 주차비가 다른 것은 평형별로 주차장에 대한 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최고 평형 거주 주민이 주차비 지분을 근거로 차량 2대까지 무료로 해달라 주장하기도 했다. 주차비에 대한 규정이 없지만 주차난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차량 대수에 따른 주차비 인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 주차비의 사용 용도

반면 아직 차량 대수별 주차비를 적용하지 못한 아파트의 경우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주차비 인상에 반대했다는 한 아파트 주민은 “주차장 공간이 늘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돈만 많이 받겠다는 건 운영회 쌈짓돈 만들겠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차비 등 관리비는 아파트 시설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주거 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한 예로 마포구의 한 아파트는 주차장 바닥 공사에 5억 3000만 원, LED 설치 1억 원, 주차카드시스템 교체에 6000만 원을 들이는 등 7억 원을 들여 시설을 교체했다.

3. 주차비 인상의 기대효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관리 측에서 주차비 인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거주민의 무분별한 차량 증가를 막는 것이고 두 번째는 외부 차량을 내보내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아파트는 5대부터 아예 등록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외부에 주차권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거주민에게 제약을 가할 수 있다. 주차장이 부족한 인근 빌라 또는 다세대 주택에 주차권을 파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주차비를 높임으로써 주차권 렌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주차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차권 렌트 수익을 일부 환수하는 효과도 있다.


일부 매체는 미국 맨해튼과 일본 도쿄 중심부의 아파트 월 주차비를 근거로 한국 주차비가 저렴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 월 주차비는 차 1대 기준 73만~90만 원 수준이며 일본 도교 중심부의 경우 30~51만 원으로 나타났다. 차량이 주차장보다 많은 만큼 금액이 상승한 것이다.

주차난이 심각해지는 한국도 이처럼 아파트 주차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단, 주차비가 인상된 만큼 관리 측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철저하게 감시할 필요가 제기된다. 의심이 갈 경우 공동주택 관리 신고 센터에 신고 후 관리 측에 회계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을 통해 주차비용 관련 자료를 공개할 방침이다. 주차난 속의 주차비 인상,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