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가 이렇게 불량할 수가 있나…”

어디를 봐도 아파트뿐인 서울과 달리 신도시는 자연과 적절히 어우러진 환경을 가지고 있다. 집값도 저렴해 신혼부부가 자리 잡아 생활하는 경우도 많다. 일이 끝난 뒤 한적한 공원 또는 아파트 정원을 부부가 함께 걷다 보면 사람이 이런 곳에서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미래를 꿈꾸며 신도시를 신혼집으로 삼았던 이들이 많았다. 집값이 저렴하니 그 돈으로 차도 급을 한층 높이고,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삶에 대한 희망은 이제 고문으로 변질되었다.

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저녁 있는 삶이 회사 일찍 끝난다고 가능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야근과 회식이 없어도 여전히 그들은 여유롭게 살기 어렵고, 주말에는 지쳐서 쉬기 바쁘다고 한다. 아침 7시에 나와 밤 9시에 집에 도착한다는 이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 이유를 조금 더 알아보자.

1. 지지부진한 교통사업

2기 신도시인 위례 신도시의 핵심 교통대책은 도시철도 ‘위례신사선’이었다. 위례 신도시부터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약 15㎞의 경전철 노선 사업으로 2013년 개통이 예정이었다. 약 1조 5000억 원의 사업비도  문제였지만,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에도 난항이 뒤따랐다.

개통 예정이었던 2013년으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도 개통은 요원하다.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르면 위례신사선 준공은 2021년으로 늦춰졌다. 공사기간이 5년으로 예상되는데다 착공도 2022년에나 가능해 보여 개통은 빨라야 2027년 가능하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경기도에서 가장 놀라는 점 중 하나는 배차간격이다. 5분 내에 다음 차량이 오는 서울과 달리 경기도, 특히 신도시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도 배차간격이 20~40분 수준이다. 버스를 한대 놓치면 지각이라 30분 거리의 전철역까지 걸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교통개선대책은 국토교통부의 현장 점검 결과 이행률이 50% 이하로 나타났다. 2기 신도시 전체 이행률은 24%이었으며 이행률이 가장 저조한 인천 검단 신도시의 이행률은 7%에 불과했다. 착공하지 못한 사업도 절반에 가까운 46%를 기록했다.

2. 계획만 많고 실행은 되지 않는 신도시

이처럼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3기 신도시가 발표되자 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일부 주민은 부담금을 냈음에도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비판했다. 파주 운정 3지구 은 1인당 1700만 원을, 위례 신도시는 1인당 1400만 원을 신도시 광역교통대책 부담금으로 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편익 대비 비용을 조사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좋지 않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예비 타당성 조사는 1999년 도입된 제도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기 앞서, 그 타당성을 조사하는 절차로 불필요한 사업의 추진을 방지하고 예산을 절감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은 예비타당성 산정 방법이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20년 이전에 만들어진 만큼 현 상황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있다.

특히 신도시에서는 주민들이 낸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총비용에서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을 제외하는 것만으로도 편익 대비 비용의 비율이 높아져 지금보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행에 대한 규정이 없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행법상 신도시 택지 개발과 교통사업 진행에 대해 신도시 지정 후 6개월 내지 12개월 이내에 교통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된다. 그러나 실행 및 완료 기한에 대한 제한이나 규정이 없어 사업 진행이 늦어져도 별다른 패널티가 주어지지 않는다. 관련 업체 및 기관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다.

국책연구 기관인 KDI도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조성을 통한 주택 공급계획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 2기 신도시 등 기존 도시의 재생과 활력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KDI는 추가적인 주택 공급이 아닌  기존 공급지의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와중에 일부 제3신도시 지정 지구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신도시 사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