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 수 있었는데..!”

건물주가 꿈이었던 시대는 끝났다. 이미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건물주가 있고, 건물은 있지만 대출이자를 감당하느냐 한 달 월세에 벌벌 떠는 불안한 집주인도 사방에 있다. 와중에 원룸 임대수익을 꿈꾸는 이들에게 비보가 날아들어 많은 예비 건물주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그동안의 주차장 규정

과거 원룸을 건축할 때는 전용면적 60㎡마다 한대의 주차면적을 마련해야 했다. 원룸으로 선호되는 5평 원룸 면적이 16.5㎡ 임을 고려하면 3~4개의 원룸에 하나의 주차공간만 마련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정은 2013년 국토교통부에 의해 주택 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조건이 변경되었다.

때문에 2013년 이후 신축 허가를 받은 원룸 건물들은 원룸 면적이 30㎡ 이하일 시 주차장 0.5개를, 전용면적 30~50㎡일 시 0.6개의 주차장이 배정되었다. 기존 규정처럼 여러 원룸의 면적을 합해서 주차장을 배정하는 게 아닌 원룸의 개수에 따라 주차장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당시에는 최저 면적인 12㎡(약 3.6평)의 원룸이 난립하던 상황이었다. 열악한 원룸의 공급과잉은 주차장 규정으로 인해 크기를 키울 수밖에 없었다. 세대수를 늘리면 그만큼 주차장이 늘어나는데 주차장은 많은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수익이 적거나 나지 않았다.

2. 이번에는 주차 대수가 아닌 면적

2013년 개정안은 2008년 지나치게 주차장 기준을 완화하여 생긴 원룸의 과잉 공급과 저조한 입주율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실제로 당초 국토부는 원룸 4만 가구 공급을 예상했으나 16만 2000가구 이상 공급되었고, 242개 단지가 주차장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입주율이 60%에 불과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데 국토부는 2019년 3월부터 강화된 주차장법을 적용하고 있다. 강화된 주차장법에 의하면 종전 폭이 2.3m였던 주차장은 이제 2.5m로 20cm 늘려야 1개 주차장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또 기존 확장형 주차장도 2.5m X 5.1m였으나 2.6m X 5.2m로 증가했다. 이전과 같은 면적의 원룸을 짓더라도 더 많은 주차장 면적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같은 면적이더라도 주차장법 강화 이전과 이후 허가받은 사람은 원룸 개수가 달라질 수 있다. 한편에서는 “원룸 개수가 줄어든 만큼 수익성이 악화되어 신축 계획을 포기했다”라는 말도 나온다. 대부분의 빌라가 필로티 구조로 주차장을 마련하는 만큼, 설치 가능한 주차 대수가 더 크게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3. 대체 왜 이런 대책을 낸 걸까?

주차장 면적 확대로 인해 주차장 개수는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주차장 면적은 늘어나야 했던 걸까? 주차장 면적을 늘린 이유로는 ‘문콕’이 제기되지만 사실상 문제는 점점 자동차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민차인 현대 그랜저만 해도 6세대까지 오는 동안 길이는 6.5cm, 너비는 14cm 증가했다.

사람들이 큰 차를 선호하는 만큼 제조사가 큰 차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주차장은 그동안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좁아진 주차장에서 소위 ‘문콕’이라 불리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문콕 피해가 늘자 주차장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마침내 주차장 면적이 확대된 것이다.

큰 자동차에 대한 선호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경차, 소형차는 무시당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도 한몫한다. 그리고 그 여파는 주차장을 넘어 집주인에게 왔다. 그러나 마지막에 부담을 지는 것은 그 원룸에 들어가 사는 사람일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나비효과가 또다시 시작되고 있다.

글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