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화를 지켜봐온 대한민국은 전 국민이 부동산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지가 좋은 아파트는 가격이 상승하지만 입지가 나쁜 아파트는 미분양 나거나 하락한다는 것은 부동산의 정석과도 같은 이야기다. 그간 이 같은 정석에 맞춰 부동산 수익을 얻은 이들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모두가 정석대로 할 때 자신만의 길을 간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정석과 정 반대되는 곳에 입주한 아파트가 어떻게 되었을지, 조금 더 알아보자.

1.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쌍용예가

노량진동 쌍용예가는 2010년 7월 준공된 아파트로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의 1호 재개발 아파트다. 2008년 분양 당시 분양가는 3.3㎡당 1500만~1700만 원 수준이었다. 당시 노량진은 수산시장과 입시학원가, 고시원으로 낙후된 지역 이미지가 강했다.

세대수 자체도 299가구의 소규모 단지로 일반 분양 세대수는 49세대에 불과했다. 가파른 언덕과 고시원이 가득한 곳에 홀로 세워진 아파트로, 인근에 술집이 만연해 밤에는 취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정작 거래 수는 동작구에서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 거래가 많은 만큼 가격 상승도 가팔랐다. 2012년 3억 9800만 원이었던 전용 59.95m²는 올해 9월 8억 2000만 원에 거래되었다. 7년 새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인기는 그간 평가 절하되었던 노량진의 입지 때문이다. 노량진은 1, 9, 7호선이 통과해 업무지역으로 이동이 쉽고 북쪽에는 용산 동쪽에는 반포지구, 서쪽으로는 여의도와 연결된다. 노후된 만큼 개발할 곳이 많아 노량진 뉴타운 8개 구역 개발이 끝나면 총 8000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서울 한가운데 들어서게 된다.

2. 대구 죽전 대우 월드마크 웨스트엔드

모델이 가득했던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도 있다. 바로 죽전네거리의 대우월드마크 웨스트엔드 아파트다. 9994세대의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로 지하 3층 지상 45층 7개 동으로 구성된다.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상업시설, 헬스장,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이탈리아, 독일산 주방가구와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대거 도입하는 등 대구 상류층을 겨냥해 만들었다.

대구 명문 중고등학교가 많고 홈플러스 이마트, 의료전문 그랜드 M 타워가 있는 등 생활 문화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단지 바로 뒤에 형성된 모텔촌을 우려해 분양을 받지 않았고, 결국 초고급을 추구한 월드마크 웨스트엔드는 모텔에 밀려 준공 후 미분양 딱지를 받았다.

결국 대우건설은 기존 3.3m²당 990~1200만 원이었던 분양가를 700만 원대로 재조정해 미분양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2013년 3억 2900만 원에 불과했던 전용 99.42㎡은 현재 7억 4200만 원까지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3. 인천 계양구 계산지구

인천 계양구에 유흥시설이 들어온 건 1999년이었다. 건축경기가 살아나면서 술집, 룸살롱, 나이트클럽 등의 유흥시설이 대거 문을 연 것이다. 유흥업소의 행태가 통학로까지 미치고 민원이 빗발치자 인천시와 계양구는 2000년에야 여관 건축을 전면 불허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계양구의 유흥가는 변함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여 곳의 학교가 모여있는 계산동과 작전동 일대에는 ‘노래빠’, ‘쭉빵 클럽’ 등 각종 유흥시설과 성매매가 흥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인근 100m 내에 계양구청과 경찰서 등이 위치해 있음에도 밤만 되면 환락가가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인력 부족 때문에 풍속 단속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지역의 아파트들은 유흥점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가 맞은편의 금보 아파트의 경우 2015년 7000만 원, 2019년 1억 1700만 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3기 신도시로 결정되었음에도 이 지역은 눈에 띄는 상승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글 임찬식 기자